여행을 가면 시장을 들러본다. 현지 생활을 체험하는 실감이 들기 때문이다. 교토에서는 니시키 시장이란 곳을 들렀다. 이미 관광지로도 유명해져서인지 현지인보다는 외국인이 훨씬 많았다. 해외 여행 때 시장 관광은 만국 공통인 지도 모르겠다. 실제 우리나라 역시 서울 광장시장에 가면 외국인 여행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떻게 알고 여길 왔을까, 신기하면서도 공감이 간다.
그런데 현실에서, 현지인으로서의 우리가 시장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다 이마트 가고 롯데마트 간다. 일본이라고 다를까. 교토 니시키 시장 역시 바로 옆에 백화점이 들어 서 있었다. 에어컨을 쐬러 백화점에 잠시 들어가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니시키 시장 역시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왜, 우리도 광장시장을 장 보러 가진 않잖아? '시장'을 체험하러 가지 않는가. 육회를 먹는다든지 말이다. 즉 시장 관광은 현지 생활 체험과는 거리가 먼 경험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사실 제대로 현지를 느끼려면 대형 마트를 가고 백화점을 들러야 한다. 재미는 없겠지만 대놓고 숨은 명소다. 교토의 이름 모를 백화점 역시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