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요롷게조롷게
집 앞에서 맛있기로 유명한 2천 원짜리 김밥을 두개 사서 전철을 타고
수락산역으로 갔다.
날씨가 좋았다.
이른 시간이 아니어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자 마음먹고 올랐다.
지난번에는 계곡길로 갔다.
이번에는 능선길로 가보자
네모난 커다란 돌.. 찌그러진 사각형 모양의 돌.. 돌들을 가지런히
놓아 만든 돌계단이 쫌 길었다. 돌로만 된 오르막길이 아니었기에 좀 다행이었다.
계단이 오르는 게 더 편하다.
계속 올라가다보니 흙으로만 된 계단이 나온다.
흙으로만 된 계단은 각 계단마다 흙의 처마단 끝을 원통형의 동그란 나무 작대기로
고정시켜 놓았다.
관악산을 오를때도 마찬가지고
이 곳을 오를때도 마찬가지고.
중간중간에 물 마시려고 서서 1분정도
숨 돌리기 하는 거 말고는
중간에 쉬지 않고 쭉 올라간다.
올라가는 데 중간중간에 어마어마하게 큰,
마치 암벽등반을 해야 하는 바위 길이 있다.
이런 길이 2개였나? 3개였나?
이런 곳들에는 등산객이 올라갈 수 있도록 돌에 모난 쇠못작대기를 박아두었고
철 기둥을 설치해 두거나 굵은 밧줄을 설치해 두어서
팔이 멀쩡하다면 위험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다른 산에서도 그랬지만
어머무시한 바위 길을 힘들게 올라가면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야~"하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수락산만 그런 게 아니네.
미세먼지가 부옇게 보였었는데
이젠 괜찮은 거 같다.
올라가면서 다른 등산객들이 내려가고 올라가서
사람 냄새를 맡으면서 올랐다.
산 윗 부분으로 올라가니 평지 같은 길을 한참 걷게 되었다.
이 길을 걸어가니
올라오면서 흘린 땀이 몸과 옷으로 싹 다 흡수되었다.
토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다.
능선길과 계곡길이 합쳐지는 지점에 이르니..
익숙한 교차로가 보인다.
어린이날 기념으로 두딸내미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하산하는 게 보인다.
"우와 꼬마님들도 산에 왔네"
올라가면서 보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연령이 참으로 다양하다.
10대~60대?
혼자 산에 오르는 사람.
산악회로 보이는 모임에서 온 사람들
데이트로 오는 커플들.
혼자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짐들도 다양하다.
작은 생수병 한 개만 손에 덩그러니 달고
올라가는 사람.
허리쌕을 매고 올라가는 사람들..
가방이고 뭐고 짐 자체가 없는 사람들.
반팔 티셔츠의 사람들
이어폰을 귀게 꼽고 가는 사람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등산을 자주 하면 무릎이 금방 나가"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무슨 이유인지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았다.
더 자세히 말한다면
무릎보호대를 한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갈때
다리를 옆으로 해서 내려가면
무릎 연골의 충격이 덜할텐데
노소를 불문하고 일상생활에서, 전철에서 빨리 빨리 계단을
오르내리는 습관 그대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
옷차림새와 등산화, 그리고 등산스틱, 선글라스, 등산배낭등 다들 제대로 갖춘 걸로 보인다.
그 들중 등산 초보가 있다면 이들조차도 전문가로 보일 거 같다.
외관상으론 완벽한 산행인들이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바위 길이 많았다.
관악산의 바위 길을 가는 느낌이었다.
이런 길을 올라갈땐
모든 사람들의 행동이 비슷하다.
암벽등반하는 그림들이다.
양손으로 바위 틈이나 나무들을 잡고
다리를 얹고
팔로 몸을 끌어와서 몸을 밀고 나가는 형식들이다.
이렇게 움직이면 평소엔 활용하지 않는 근육들을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어느 지점에서 또 바위를 오르니 경치가 너무 좋다.
사람들이 핸드폰 셔터를 누른다고 정신들이 없다.
한 쪽 구석에 하드를 파는 사람이 있다.
음료수와 하드.. 비비빅의 가격을 물어보니
1,500이란다. 내 옆에 있떤,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자는 스마트폰으로 계좌번호를 받아적고 서로 번호를 불러주면서
확인한다.. 산에서 차가운 것을 사먹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좌이체를 해 주는
판매방식이자 구매방식인 셈이다.
주택가 부근에선 1,000원이면 사는 걸 산이라고 500원을 더 받는 것.
도대체 몇 %를 남기는 건가..
또 어느 지점에서 거대 바위를 올라가는데 벌레들이 한 무리가 보인다.
시각적으로 본다면 그 무리를 보는 순간
온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는 느낌이 날 정도였다.
이걸 보곤 어떤 여성 등산객은
"벌레들이 이렇게 보이면 그 다음날은 비가 오는 거야.. 그 징조야" 그런다
중간중간에 힘들어서 쉬는 타임은 없다.
물을 마시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옷을 가지런히 할 필요때문이 아니라면
쉬지 않고 쭉쭉 올라간다.
연휴라서 그런가..
평일 사이의 토요일에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지 않은데
연휴 사이의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거 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