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3일차

글쓴이 요롷게조롷게

by I요

수락산.. 능선길을 따라서 – 2


가고보니 정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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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상이 멀었다. 중간에 길을 모르겠으면 등산객이 지나갈 때까지 잠깐 기다린다.

아하...

비스듬하고 거대한 바위길이 나온다. 비스듬한 경사는 약 30도 정도인가?

이 길을 건너가는 과정에 철제 안전막과, 밧줄이 있다.

위험하진 않지만 설령 발을 헛디뎌도 약간의 부상만 입을 수 있는 장소로 보인다.

건너가는 과정을 동영상을 찍든 카메라로 찍든 담고 싶은 마음이 굴뚝..

여기까지 오게 될 줄 몰랐는데

소형 동영상 촬영기를 들고 오지 않았는데

아쉽다.

바위 길을 오르면 그 지점들마다 항상 멋진 풍경이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산만 그런 게 아니다.

풍경의 아름다움은 문장으로만 표현하기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부족하다.

알파벳만으로도 부족할 듯싶다.

올라서 그 광경을 본 사람만이 가슴의 요동치는 소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르는 길에 있는 바위길이 거대해서

힘들게 오르는 만큼, ‘세상은 내 것’이란 표어를 품을 수 있다.

풍경이 “all world is I”이다.

계속 길을 간다.

중간중간에 거대한 바위길이 많긴 많다.

앞에서 말했지만

혼산족이 예상했던 거 보다 많다는 것.

다른 등산객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문 산악인을 연상케하는 무릎보호대만

하지 않은 차림새의 등산객들의 모습을

보면 보호대를 착용하는 나는 바보가 된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적어도 아직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아닌가보다.

타인들이 보호대를 하지 않았는데 나만 했다고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자갈돌로만 된 계단이나 길은 있어도 짧아서

그마나 다행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내리막길을 걷는 길은 길지 않다.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다.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철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급경사라서 올라가는 데 현기증이 나더라.

실은 필자는 경도의 고소공포증이 있다.

고2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절 앞에 있는 돌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서

다른 학생들은 내려갈 동안 난 멈칫거렸던 걸

아직도 기억한다.

어떻게 내려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말이다.

정상석이 보인다.

그런데.. 정상이 왜 이리 좁냐..

관악산의 정상은 거대한 바위라서 무쟈게 넓었는데

그에 비해서 수락산 정상은 10명 정도만 올라가도

발디디 틈이 없어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지경이다.

‘갈 수 있는데까지만 가보자’ 로 시작한 능선길 오르기였다.

‘오늘은 정상을 올라보자.. 도전은 해 보자고’ 생각하고 오른 날은

정상 근처도 못가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고 생각한 날은 정상석 옆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가져 간 간식을 먹으면서 약 10분 남짓.. 있다가

하산길로 내려간다.

하산길에는 바위길, 모래길이 교차하면서 보인다.

날씨가 맑거나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모래길은 방심하면 미끄러질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이정표가 보이는 곳마다 사진을 찍는다.

내 뒤로 오던 사람들은 나보다 더 빠른 스피드로 내려간다.

난 왼발로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하산한다.

계단같은 길에선 몸을 옆으로 해서 간다.

슈퍼맨처럼 날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날아가시네요” 대놓고 말하니까

“날아가진 않아요” 하면서 재밌게 대꾸해 주시는 분도 계신다.

중간중간에 밧줄을 잡고 가야 하는 길.. 몸의 과도한 굴곡 날림이 있어야 하는 길

참 험한 길이다.

철로 된 봉으로 안전막 공사를 해 놓은 구간들이 많이 보인다.

이것만 보더라도 초행인 혼산족이라도 길을 잃진 않을 듯하다.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에 있는 푯말 중 하나는 석림사다..

이 쪽으로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는데

석림사 방향으로 여자 2명, 남자 1명이 올라온다.

해지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올라온 사람들이 있으니 하산도 무난하겠지’ 생각하며

내려갔다. 내려가면서 중간에 2번 정도 뒤를 돌아보니

‘내가 저 곳에서 내려온 거야.. 내려 온 내가 더 신기하다. 내려왔다는 게 신기해.. 저게 길이냐’

하고 생각했다.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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