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by I요

이 빛 지음



나 빛만의 착각일지 몰라도 성인 절반가량은 대장내시경을 해 봤을 것이다. 위내시경과는 달리 이 검사는 검사하기 전의 과정이 너무나도 반갑지 않다 못해 싫을 지경이다. 녹여야 하는 가루약을 알약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제약사가 있다면 아마도 타이레놀을 만든 다국적 제약회사만큼이나 큰돈을 벌지 않을까 싶다.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궁금하기조차 하다. 사실 나 빛만이 그런 생각을 하는 줄 알았는데 지인들한테 말해보니 검사 전의 가루약 복용과정이 너무나도 힘들 단다. 근데 전철 전동차 벽에 ‘대장내시경 알약’이란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순간 눈동자에서 빛이 반짝반짝.. 오잉.. 그러나 이것도 잠시. 그렇게 하는 병원이 있긴 하지만 정확도 때문인지 아직 대중화되진 않은 듯하다. 아무튼 무슨 이유가 있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 몸 속 내장들을 위로해 줘야한다. 내장들도 생명체이므로 함부로 다루면 무서운 병으로 주인한테 복수를 할지 모른다. 그걸 누가 알겠는가.

나 빛은 예전에 할 땐 수면으로 했으나 최근에 했을 땐 일반으로 하고 싶단 생각을 했다. 약수동 송도병원 내시경 검사예약실에서 담당 직원한테 “내시경 일반과 수면 신청자 비율이 어떻게 되나요?” 하니 “일반 4명 정도 수면 6정도의 비율이라고 보심 돼요” 하는 것이었다. 일반 1명 비율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기대이상으로 일반의 비율이 높단 것이었다. 그래서 일반으로 신청해서 하기로 했다. 내가 이 병원을 택한 건 대장내시경으로 유명하다고 해서였다.

근데 지금 대장내시경 준비 약품에 대해서 검색을 하니까 ㅋ,ㅅ,ㅍ,등의 약이 나온다. 그 외에도 더 있는데. 근데 우왁... ㅋ위에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거슬린다. ‘장세척 용도로 사용 금지된 약품’ ???? 이거 무슨 말인가..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머리에 기억되어 있는 이름의 이미지는 ㅋ 이다. 낯이 있은 이름.. 변비약으로 나오는 약인데 대장내시경 준비용으로도 활용한다고 하오.. 헐.. 재밌는 사실이 대식가인 사람들은 잔변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는 군. 그럼 나 빛이 대식가란 말? 아니예요. 나 빛은 대식가 아닌데요. 근데 쿨프렙산 이 약의 이름도 이름 이미지가 낯이 익네.. 흐미..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장내시경 검사날.. 검사실에서 검사를 시작하는 데 순간 당황스런 상황에 맞닥뜨렸다.나 빛의 얼굴과 몸이 보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내시경 모니터가 보이는 것. 다시 말해서 나는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었다. 악..나 빛은 그걸 직접 보려고여기온건데..대장내시경으로유명하다는 건 도대체 뭔 소린가. 아차 싶었다. 검사 진행중인지도 모르고 “저 왜 아직 안 해요?”그랬다. 간호사가 검사하는 의사한테 내 문의를 전했을 것이다. 약 3분 내외의 시간이 지나고나니 “이제 내시경 거의 끝나갑니다.”그러는 데. 헉..좀전에 검사를 왜 안 하냐고 물었는데 끝나간단다. ㅋㅋㅋㅋ

거의 끝나갈 무렵, 의사가 몸을 반대편으로 움직이라고 해서 움직이니 아!! 이제 모니터가 보인다. 근데 아이 창피해라..분명 물약을 마시면서 내 몸에서 나오는 모든 배설물의 색이 100% 투명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거늘.. 군데군데 잔변이 있네. 아휴 더럽네..내가 봐도 더러운 데 검사자와 그 간호사는 어떨까? 이게 일반내시경이라서 두 의료진은 이러궁저러궁 얘기를 못한 게 아닐까 싶다.의료진을 나쁘게 말하는 게 아니라..일부 병원에선 수면 내시경을 할 경우 환자의 대장이 완전히 비워진 상태라서 잔변이 보이면 “OOO,OOO”라고 의료진들끼리 중얼거린다고 들었다. 우스갯소리겠지만 이런 얘기가 있는듯하다. 어느 병원에서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게 문제될 게 없단 생각이다. 그냥 편하게 쓰는 글이란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로니에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