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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요 Mar 06. 2021

숙소로

멘델스존 지음

홍콩 전철을 타고 숙소로 가는 중..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미 숙소에 도착해서 짐 풀고  숙소 인근을 돌아야 하는 거였는데.. ㅡ,,ㅡ;;

책에서 봤던 대로 숙소는 전철역에서 바로  붙어있었고 생각보다 깨끗했다. 호텔은 아니었고 호텔이었다. 건물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엘리베이터도 제법 깨끗했다. 어느 여자 외국인이 뭐라고 영어로 말했는데 뭐라고 대답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계산대 앞은 비좁았다. 성인 여자 2명이 들어가면 캐리어 1개 정도만 겨우 둘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당연히 데스크 앞에서 있는 내 뒤로,, 1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정도였다. 깨끗하기보다는 아기자기했다.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그러나 결벽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한테는 더럽게 느껴질 듯. 데스크에 도착해서 여권을 보여주니까 예매를 확인했다. 카드키를 주면서 보증금을 요구했는데, 내가 경비가 여유가 있는 게 아니거늘. 데스크 높이는 대리석으로 되어 기댈 수 있는 정도였다. 대리석에 한글로 카드키 분실에 대비해서 보증금을 받는다로 쓴 종이가 붙어있었다. 난 손가락으로 이걸 가리키면서 “I hope Nation card intead of”. intead of를 말하는 다음에 손가락으로 한글 문구를 가리켰다. 그러니까 직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영수증은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하면서 받았다. 영수증을 달라고 할 땐 손가락 2개로 공중에 사각형을 그리면서 “리셉션?” 하니까 바로 알아듣고는 웃으면서 출력해주더라. 영수증 왼쪽 위에는 ‘hostel system’이라고

표기되어 있다.국적을 확인하니‘Republ

ic of Korea’이 아니라 ‘South Kore

a’라고 되어있다. 수필 쓰기의 재료는 많을수록 좋다. ^^ 결제는 당연히 홍콩달러 현금으로 했다.

^^ 혹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요즘처럼 사이버 범죄가 잦은데 신분증을 맡겨두면 이 사람들이 신분증을 복사해서 범죄에 악용하지 않을까…. 나 멘델스존라고 이런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다. 악용하려고하면 어떻게든 악용할 수밖에없다. 나 멘델스존처럼 한국 신분증을 내미는 사람이 나 멘델스존 한 사람뿐이겠는가. 보증금으로 제시하는 금액이 정말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숙소 예약을 하고 여행 경비를 챙길 때 이 금액은 생각하지 못했기에 당황했다. ^^

보안이 허술하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잔뜩 긴장한지라….호신용으로 경보기를 사서 캐리어에 넣었다.내 숙소에 도착해서 나 멘델스존만의 금고를 확인했다.호스텔 주인이 내 금고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건드리긴 힘들 듯. 내가 묵은 방도.. 카드키였다. 8인용이었는데 나 멘델스존만 한국인이다. 싱가포르에서도 왔더라. 나 멘델스존한테 몇 박하느냐고 물어보는 외국인이 있다. 그래서 양팔을 겹치게 하고 얼굴을 오른쪽으로 살짝 눕혀서, 겹친 양 손바닥을 귀밑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아주 짧은 영어로 “two day”라고 했다.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길래 “South Korea”했다. ‘Republic Kore

a’라고 해도 될 테지만 난 이렇게 했다. 

짐을 풀고 나니 목이 마른다. 대충 풀고 금고를 잠그고 인근에 마트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러 나간다. 밤 9시~10시 전후였던 듯하다. 침사추이 역은 대낮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인적이 있었다. 큰길들이라면 치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이땐 말이다. 홍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전쟁 전에 내전이 있었다. 내가 홍콩을 간 건 그 내전이 일어나기 전이었다. 숙소 빌딩에서 약 5분 거리에 있는 어느 빌딩에 들어가니까 규모가 작지 않은 마트가 있다. 들어가서 분위기를 보니까 바로 ‘closing’할 거 같진 않았다. 술을 마시지 않아서 포도, 탄산수, 생수를 사서 돌아갔다. 홍콩 침사추이 역은 밤이 낮 같은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까 그렇진 않다. 치안은 괜찮은 듯. 사 가지고 와서 샤워장으로 갔다. 우잉. 샤워는 공용이었다. 화장실만 따로. 샤워장 문 앞에 슬리퍼를 두고 들어가는 방식. 내부를 들어가니 옷을 벗을 아주 비좁은 공간이 있고. 커튼을 여니 샤워 공간. 성인 1명 들어가면 ‘땡’인 공간이었다. 내 키 높이에 창문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고 배수가 잘 되었고 샤워기 수압도 우수했으며, 샴푸, 바다 샤워 제공되었다. 샤워장 내부가 매우 좁았지만 내부가 제법 깨끗한 게 학점으로 치자면 B학점 정도?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그나마 협소함이 위안이 되었다. (내부의 깨끗함의 ‘정도’는 사실 주관적이다.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아오.. 더러워’할 수도 있을 것이고. 1년 내내 청소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라면 ‘아효 깨끗하네’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평소에 더럽게 해 놓고 산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니 ‘깨끗함’의 정도가 좀 주관적이라고) 샤워를 마치고 내 자리로 간다. 근데 대형사고.. 악...갈아입을 가벼운 웃옷을 가져오지 않았다. ㅡ,,ㅡ  입고 온 옷 그대로 자야 할 판이다. 땀범벅이 된 옷을.. 땀을 많이 흘린 것은 아니지만 종일 긴장의 연속이었으니~ 악...아이공. 침대는 비좁아서 다리를 겨우 뻗었다. 내 신장이 160인데 165만 되었어도 다릴 펼 수 없었을 듯.  

침대에 개인 등이 없을 것을 대비해서 아주 작은 것으로 한 개 사 갔다. 다이소에 파는 1천 원인가 1천 5백 원짜리였던가.. 그런데 막상 가니까 침대에 개인 소등이 있었다. ㅡ,,ㅡ 비치된 소등의 모양이 다이소 표 소등과 비슷하게 생겼다. 참 나 멘델스존만의 작은 공간에는 옷걸이를 걸 수 있는 약 10센티미터짜리 고리가 있었고 티셔츠를 걸어둘 수 있는 옷걸이가 2개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간 분홍색 옷걸이를 함께 걸어두었다. 

탄산수를 마시면서 배터리 충전을 하고..가져온 책을 본다. 이렇게 하고 나니 새벽 1시경... 내일을 위해 ^^



#홍콩 #홍콩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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