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편' - 회사(=사업주, 경영자)의 생리와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아이러니한 것 중 하나는, 평소에 일을 잘해서 상사나 후배, 동료들에게 늘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보다는 연중에 문젯거리를 만들고 이를 잘 수습한 사람이 연말평가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일부러 사고를 치지는 않겠지만, 결국 문제가 일어난 사업장이나 업무에 대해 다시 정리를 잘하면 성과를 더욱 인정받는 것입니다.
모든 회사나 조직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이런 사례가 다수임을 말씀드리는 것이며, 하위 직원들을 평가하는 상사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평가하지 마시라는 방식으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은 '하지 마라, 안된다'는 말이 매번 붙어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짧게 글을 써보고자 '이러면 더 인정받는다'는 방식으로 작성해 봅니다.
1. 사고 방지보다는 사고의 수습이 더 인정받습니다.
기계설비나 IT시스템이 운영되는 사업장이나, 한시적인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조직이나 직원들 중, 평소에 적든 크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을 놓치지 않아 연중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의 경우 이런 사계는 원래 -사전에 뭘 하지 않았어도-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기 쉬운게 직장생활입니다.
기계설비나 IT시스템을 미리 점검하고 조치하여 사고를 예방하더라도 천재지변과 같이 불가항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다분히 인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다반사인데, 문제가 불거지만 당장의 짧은 기간 내에는 발들에 불이 떨어지고 난리가 나지만 결국 문제는 해결되기 마련인지라, 이걸 해결하는 것이 최종적인 능력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 해결의 대부분은 문제를 만든 당사자가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직접적인 원인 외에도 간접적인 부분들까지도 확대해서 들여다보게 되고, 이로 인해 간접적으로 관련된 조직과 직원들도 애초에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게 되는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데, 마지막에는 문제의 단초를 제공하고 이걸 해결한 조직이나 직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우스운 결과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일부러 문제를 만들라고 코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 가능한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그리 심각하지 않은 문제와 관련된 것은 미리부터 골머리 썩여가며 고민하지 말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발생되더라도 빠른 해결을 할 수 있다면 사전 예방보다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성격으로, 프로젝트성 업무는 처음부터 최상의 결과를 얻고자 힘들게 고생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어떤 업무이든 첫 단계부터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최상의 결과를 얻는 것이 더 인정받아야 함이 상식적으로 마땅하지만 실제 직장생활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회사는 현재 상태나 성과가 그 아무리 최고라 할지라도 그 이후나 다음 해에는 현재보다 더 좋은 결과를 추구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얻은 최고의 결과는 그저 유지하면 그나마 다행이거나 당연한 것이 되고, 자칫 성과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실패한 업무로 인식되어 낮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런 성격의 업무 역시, 처음부터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주변 동료들을 옥죄어가며 스스로와 주변을 힘들게 하지 말고, 차라리 여러가지 방안을 하나둘씩 적용해 가며 결과를 보고 개선되는 보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처음부터 얻은 최고의 결과에 대한 칭찬은 엄청나게 짧은 반면, 담당 조직이나 직원은 더 나아질 수 없는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긴 시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2. 소소한 것들도 상사에게 모두 얘기하십시오.
여러분이 어떤 조직이나 직원에게 특정 업무를 맡겼을 때, 스스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 좋은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러분도 편하고 그들이 일을 잘하는 것임은 명백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연말평가를 할 때면, 진행과정에서 귀찮을 정도로 상사에게 이것저것을 묻고 의견을 구한 경우가 더 인정받는 사례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단 '나는 지금 이런걸 하고 있다, 이런 것까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직원도 의외로 많고, 조용히 업무를 잘 수행하는 직원보다 이런 직원을 더 좋게 여기는 상사가 의외로 많습니다. 처음에는 '뭐 이런 것까지 일일이 보고하고 의견을 물어보나, 그럴거면 내가 직접 하고 말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많은 직장인들은 이런 부분을 먼저 염려하여 소소한 것들은 스스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는 일종의 가스라이팅처럼 상사도 '어려운 일을 하고 있구나,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있구나'는 식의 인정으로 바뀌고 결국 그렇게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매우 자주, 작은 부분들까지 의견을 물어 결과를 냈기 때문에 상사의 생각과 방향에 일치할 확률이 높으므로, 제3자가 볼 때 그리 훌륭하지 않은 결과라 할지라도 평가자인 상사에게는 좋게 비치게 되기도 할 것입니다.
업무를 부여한 상사를 어려워 말고 자주 찾아가 사소한 것들도 물어보는 스킨십을 갖도록 하십시오. 일정 부분 여러분 본인의 책임 하에 결정을 해서 거를건 거른 후에 보고하거나, 협의할건 하는 것이 맞지만, 직장생활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본인의 능력이 낮게 보이는 경우는 실제로 많지 않고, 오히려 상식적인 업무 처리 방식이 상상에게 물어보지 않고 여러분 마음대로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3. 과정에서 많이 깨지고, 완료기간을 늘리십시오.
업무 수행의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업무를 부여받았을 때,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보고나 이렇게 했다는 결과보고나 일사천리로 빠른 시간에 자료, 보고서를 준비하여 깔끔하게 보고를 마치는 것이 보다 나은 일처리일 것이겠지만, 다수의 실제는, 긴 기간 동안 수차례의 보고 과정을 거쳐 통과, 승인을 받는 것이 더 인정을 받습니다.
담당하는 조직이나 직원은 이 보고가 마무리될 때까지 심적이나 육체적으로 당연히 고통을 겪겠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빠르게 잘 완료한 보고에 비해 원래부터 힘들고 어려웠던 업무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고,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다수의 동료들은 길어지고 반복되는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담당자를 향해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도, '이렇게 하면 될건데, 왜 저렇게 일을 어렵게 만들지'라며 담당자의 능력을 의심하지만, 결국 자신들보다 나은 평가를 받는 상황을 보고 의아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본인과 주변인들을 힘들게 해 가며 일부러 이렇게 일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업무는 언젠가는 좋게 마무리되기에, 여러분은 이러 과정 -보고서 반복 작업과 혼나기- 을 미리 두려워해 처음부터 완벽한 보고서를 만들고자 너무 힘쓰지 말고, 보고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상사의 의중을 반영해 가면서 맞춰 나가기를 바랍니다.
특히 회사에서의 보고서는 작성하는 사람이 잘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보고를 받는 사람이 만족하는게 더 중요함을 잊지 마시고, 처음부터 출중한 업무 처리로 빠른 결과를 얻는 분들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을 어렵게 마치고 나서 되려 온갖 인정을 받으며 파티의 주인공이 되는 동료를 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평가를 하는 상사를 대상으로 이런 경우에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성과를 내는 직원을 더 좋게 평가하시라고 하는 어투로 작성할 수도 있었지만, 제가 겪은 직장생활은 그런 바람직한 변화보다는 세상 어이없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에, 피평가자분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하면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는 방식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단, 일부러 문젯거리를 만들어 상사와 동료들에게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알리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두각을 내는 것을 우선 시 하시라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신 직장생활에서는 누군가에든 눈에 띄는 것이 중요하므로 문제를 사전에 없애는 것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시라는 의미에서, 무엇이든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너무 힘쓰고 스트레스받지 마실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