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키타는 덤이랍니다
스페인 남부지역을 여행할 때였다.
예정대로 세비야, 그라나다, 말라가 등을 돌고
이제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려던 그 순간
지도에서 '코르도바'라는 낯설지 않은 도시를 발견했다.
코르도바에 대한 여행정보를 검색해보니
'메스키타' 외에는 대표적인 볼거리가 없는지라
많은 여행자들이 세비야에서 당일치기로 방문하고
바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 이상 이슬람스러울 수 없는 이 곳에서
뜻하지 않은 반가운 여행친구를 만나게 되었는데...
#1. 그래도 메스키타
스페인이 이슬람 지배를 받던 800년간
그 중심에 있던 코르도바는
현재까지도 스페인 영토 내에서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은 도시다.
그중의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메스키타(mezquita)!
메스키타는 이슬람 문양의 아치에 가톨릭 예배당이 있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띄는 성당이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동서양의 맛이 묘하게 섞인 퓨전요리랄까?
유럽여행을 하면서 비슷비슷한 성당을
너무나 많이 봤기에
사진만 보면 어디서 본 성당인지 구별이 어려운데,
메스키타는 한 번만 봐도 바로 기억이 날 정도로 독특하고
기억에 많이 남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장소다.
천천히 둘러보며 그 개성을 마음속에 담아보는게 어떨까?
#2. 5월 초를 노려라_코르도바 꽃 축제
앞서 소개한 메스키타의 카리스마(!)가 너무 세서
이 곳을 둘러보고 마땅한 볼거리를 못 찾아
당일치기라는 이름 아래 버스/열차 시간에 맞춰
코르도바를 떠나는 여행자가 많은데,
꽃 축제가 있는 5월 초의 코르도바에서는
하룻밤 정도 묵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코르도바의 꽃 축제는
우리나라처럼 유명한 놀이공원의 웅장한 그것이 아니라
집집마다 꽃을 전시해놓고
여행자들을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집을 개방하는
'꽃으로 물드는 열린 무대'라고 하겠다.
작은 골목 구석구석을 거닐다 보니
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색깔을 머금은 꽃이 있고
그 꽃을 보며 여행의 여유로움을 찾는 내가 있었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현지 속으로 스며드는 여행의 가치를 발견하여
더욱 기억에 남는 코르도바였다.
#3. 코르도바의 잔잔한 감동
독특한 관광명물과 축제가
여행지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잊지 못할 추억과 기분 좋은 기억이 덧입혀지면
그곳은 사막의 오지라도
나에겐 개성 넘치는 여행지가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코르도바에 또 가고 싶은 이유가 생겼다.
생김새도 낯선 동양인에 대한 넘치는 친절함에 감동했고,
여름 더위를 단번에 잊게 해 줄 맞춤형 음식에 만족했다.
또한 반바지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경찰을 보며
우리나라에도 저런 문화가 정착되면 어떨까 생각들었다.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한국문화는 답답하다)
#4. 코르도바 여행 팁!
1] 마드리드에서 내려올 때 첫 장소로 잡을 것!
: 마드리드 -> 코르도바 -> 세비야 순으로 동선을 잡자.
2] 마드리드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소로 잡을 것!
: 안달루시아를 다 둘러보고 마드리드로 올라가기 전에 들르는 게 좋다.
3] 축제기간은 해마다 달라지므로 사전에 체크할 것!
4] 5월이 되면 이미 한낮의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씨에 대비할 것!
5] 한인민박은 없으니 숙박은 호스텔 정도로 생각할 것!
6] 세비야에서는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7] 의외로 일본 관광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