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의 체크리스트

from 나 to 나

by 장군

무언가 바쁘게 살고는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잠깐 뒤 돌아보면 별 것 남은 게 없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서 나 스스로 다짐한 것이 무언가 자꾸 쓰고 기록하고 남겨보는 습관을 들여보기로 한 것이다. (벌써 2월 말이니 새해가 시작된 후로 시간이 조금 많이 흐르긴 했지만 ... 그래도 안 하는 것 보다야 하는 게 낫다고 혼자 합리화해본다. 또 바로 지난 주말이 구정 아니었던가?)


사놓고 한 두 장 쓰다 만 일기장은 너무 많고. 블로그도 여기저기에서 시작하는 시늉만 해보고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라면 지난 5월 아기가 태어난 이후 꾸준히 사진이랑 동영상 올려오고 있는 아기 전용 인스타그램 정도? 다른 도시에 사는 친정 가족들을 위해서 시작한 작은 계정이지만 (일부러 페이스북이랑 연동 안 하고 있다--내 눈에 귀여운 아기라도 1,000명이 넘는 내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다 귀여워 보일것 같진 않아서다) 시간이 흘러 지금 돌아보니 포스트 개수도 꽤 되고 아기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게 뿌듯했다. 문득 그런 뿌듯함을 내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느껴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나의 생각과 일상을 담은 글을 인터넷에 포스트 한다는 것에 괜히 조바심이 난다. 내가 나 다운 글을 쓰면서 그걸 공유하는 과정에서 염두해야 할 점들은 무엇일까?


1. 너무 깊은 사생활 이야기는 지양하자

안물 안궁. 그냥 제삼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눈 요깃거리로 읽힐 정도의 이야기들로 시작을 해보자. 만약 이미지를 넣을 일이 생기더라도 나 혹은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나온 사진은 물론, 나의 다른 SNS에서 쓴 사진들도 최대한 피하도록 한다. 나의 신변 보호는 물론 가족과 주변인의 신변도 보호해주자. 의료계에서 환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HIPAA 법을 따라야 하듯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아 이 부분은 지금 이 사람 이야기하는 거구나"하고 특정인을 딱 꼬집어 낼 수 있으면 안 된다.


2. 한국어로 쓰고 한국인이 읽을 글이라는 걸 명심하자

외국에 나와 산 지가 어연 10년째이다. 지금 나는 영어도 한국어도 (또 지금 배우고 있는 스페인어도) 뭐 하나 제대로 100% 구사할 줄 모르는 0개 국어 능력자다. 그걸 핑계 삼아 내 글에 콩글리쉬나 스팽글리쉬를 마구잡이로 섞고 싶지는 않다. (물론 콩글리쉬나 스팽글리쉬가 내 생각과 의견을 표출하기에 딱 좋은 언어들이지만 ...) 연습을 해서 각 국어만으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연마하려고 한다.


3.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있다 -- 그 누군가는 내 글에 나온 그 사람일 수도 있다

일상 얘기를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좋은 얘기만 써 주자. 안 좋은 이야기 굳이 기록으로 남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주변인들이 설령 한국어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외국인들일지라도 나에게 글 쓸 소재를 준 고마운 사람들을 나쁘게 써 내려간다면 그건 나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일단 당장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 생각이 더 늘어나면 나중에 항목들을 더 추가해야겠다.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쭉 어려웠지만 지금 오랜만에 한글로만 글을 길게 쓰려하니 더 헷갈린다. 블로그에 글을 자주 씀으로써 맞춤법이랑 띄어쓰기, 또 한국어 표현들이 더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나오길 바라본다. 최대한 부드럽게 글을 써보려고 했으나 분명 영어를 직역한 것 마냥 어색한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


+ 방금 글을 다 썼다고 생각하고 맞춤법 검사를 해봤다. 이 짧은 글 속에서도 무려 36개의 오류가 검사되었고, 그중 2개는 철자 오류 그리고 34개가 띄어쓰기 오류였다.

- "오랜만에"가 맞고 "오랫만에"는 틀리다

- "메시지"가 맞고 "메세지"는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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