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죽을 거 왜 태어나는 거야?"
도대체, 사람은 왜 태어나는 거야? 어차피 죽을 거 태어나지 말지”, “죽으려고 태어나는 거지!”
얼마 전, 미디어에서 연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의 감염 소식과 사망 소식을 다룬 적이 있다. 처음 메르스 소식을 대할 때, 사람들은 한 때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스를 떠 올렸다. 그리고 곧 지나갈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당시 메르스의 위력과 위험성은 곧 내가 뉴스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껏 열심히 살았는데, 이러다 의미 없이 골로 가는 거 아닌가 하는 허망함을 갖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일의 안녕과 삶의 보장을 위해 많은 불편한 규칙을 이겨내고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익히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불쑥 찾아 온 바이러스 복병 소식은 이러한 노고들이 일순간에 전혀 가치 없이 느껴지게 하곤 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이렇게 허망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면 왜 태어난 걸까, 도대체 인간은 지구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아침 나절 아내에게 불평 한 마디를 던졌다. 그 불평을 받은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도 그런 존재 일 걸? 죽는 존재. 신도 죽고, 인간도 죽고, 세상 모든 건 죽어. 누군가를 모델로 만들었을 테니. 신은 자신을 모델로 인간을 만들었겠지”
가끔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 인간이 자신과 비슷한 지능 로봇을 만들었다가 예측할 수 없는 환경 변화로 인해 오히려 지배당하는 세상으로 묘사를 하기도 한다. 현재 불쑥 나타나는 위협적인 바이러스는 혹시, 신이 인간보다 더 단순한 생물을 만들다가 실수로 방치된 존재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바이러스로 인해 또는 그들의 활동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죽는 경우가 많다. 이러저러한 질병들과 싸우며 살아야 하고, 그 생존경쟁에서 이겨도 결국 죽게 된다. 신은 자신의 영생을 위해 지구라는 실험실에서 인간을 각종 악한 환경에 집어 넣고 관찰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