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자유시간은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
월요일 아침, 누군가가 출근하는 여러분들을 보며 하루 아니, 한 달이란 자유 시간을 선물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늘 주문처럼 내뱉던 불평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고 행복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우리의 행복은 이러한 ‘양(quantity)의 문제’가 아니라 ‘조정(coordination)의 문제’라고 보는 견해가 있더군요. ‘조정의 문제’라는 것은 우리의 자유시간이 친구들 또는 관계 형성을 하는 이들과 자유시간이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주 중에는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불안감, 스트레스, 웃음과 즐거움 등을 측정한 결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행복감이 낮게 나타나다가 금요일 기점으로 상승해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정점을 찍는다고 합니다. 사람의 행복 추구는 곧 주말 추구인 셈이죠.
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정서적 행복(emotional well-being) 중 직관적인 사실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이러한 직관적 사실을 실업자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이야 주말이 일로부터 해방되는 날이니 그렇다 치지만, 실업자들은 왜 주말에 행복감이 상승하는 걸까요?
그 해답은 ‘관계망 재화(network good)’라 부르는 자원에서 찾는데요. 관계망 재화라는 것은 널리 공유됨으로써 가치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행복감을 얻는 자유시간은 곧 관계망 재화라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주말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을 쉰다는 점에서 비로소 그 가치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업자들은 평일에는 구인광고를 검색하거나 집안일을 하는 등 홀로 시간을 보냅니다. 자유시간이 많은 실업자가 주 중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관계망 재화가 얻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말엔 그들의 친구나 가족들과 같은 시간을 맞추게 되므로 시간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실업 상태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삶과 일의 균형, 나아가 행복에 있어서 혼자 며칠 더 쉬는 것은 ‘주말’을 얻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일주일 동안 쉬게 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면, 그건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인 셈이 되는 것이죠.
행복은 다른 이들과 같은 속도로 접촉하는 것, 그들과 시간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 같은 경우는 혼자 사색을 한다 거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자유시간을 만끽하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 주장에 다 동의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어찌 보면, 그 또한 관계망 재화의 중력 안에서 얻는 자유시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위 내용은 스탠퍼드 대학 사회학 교수 Cristobal Young과 임채윤이 “사회과학(Sociological Science)”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른 것이며, 갤럽 일일 조사(Gallup Daily Poll)를 통해 모은 50만 명 이상의 응답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입니다. 또한 2016년 1월 8일 뉴욕타임스에 “You Don’t Need More Free Time”이란 제목으로 기사 된 것(원문보기), NewPeppermint의 “자유시간이 더 주어지는 것만으로 더 행복해지지 않습니다”라는 번역 기사(기사보기)를 토대로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