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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미 Oct 13. 2023

척추 곧추세우고

가겠소

학생도 떠나갔소

아지매도 지나쳤소

거울 속의 고운 얼굴 고이 날리고

틈새 없이 살았던 날 몽땅 보냈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절반의 시간과

다가올 시간경계선을 딛고 섰소


에밀리 워렌 로블링처럼

굵직한 성격으살진 못했소만

그리하여

알아주는 사람 없소만

나에겐 나대로 의미가 따로 있을 테

이젠  스텝을 찾아 괜찮아질 작정이오

거기 그 곳에선 척추 곧추세우고

하고 싶은 일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지내보겠소

남은 시절은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고 나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이


마침표를 찍기까지

사람고인 게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라 

그런고로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헐렁하게 살아보겠소


젊지 않아도 괜찮소

항구에 정박한 배가 된들 또 어떻소

서럽다 외롭다는 이제 묻어두려 하오

대신

돌보지 않아 성긴 마음의 잔허에

옥토를 채우고

선한 에너지를 심어겠소

윤기있는 시간을 가꿔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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