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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차고 넘치는 남편과 나는 늘 똑같은 문제로 부딪힌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나 때문이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아이를 둘이나 키우면서도, 여전히 좋은 아내라는 것이, 좋은 엄마라는 것이 뭘 어떻게 해야 가능한 건지 정말 모르겠다. 애초에 내 유전자에는 '모성애'라는 건 없는 게 아닐까?
남편에게는 당연한 그것이 내게는 없는 이유는, 내 부모에게 보고 배우지 못한 까닭인가? 모르겠는걸, 왜 모르냐고 하는 남편의 물음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는 내가 너무 답답하다.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일까? 드라마에서는 절절히 느껴지는 그 '사랑'이란 것이 왜 내게는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여전히, 지금도, 내 엄마는 나쁘다.
끝없이 내게 채워져야 하는 사랑은 고프고, 내가 채워줘야 하는 사랑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