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걸을래?

오늘ㅅ ㅏ진관

by 손균관

지난번 아스팔트의 뜨거운 맛을 본 이후로 맨발 걷기가 자연스레 종료되었습니다.

열심을 내어 다닐 때는 자다가 종아리가 뭉치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 다시 다리에 쥐가 납니다.

몸이 아우성을 칩니다.


혼자 걷던 이 길을 오늘은 함께 걷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살짝 야윈 듯하고, 그녀는 내가 살짝 살이 오른 듯해 보기가 좋다고 합니다. 데스티니가 준 톤업 선크림 때문이라고 우겨봅니다.

무튼 좋아 보인다니 다행입니다.


11시부터 여는 식당 시간까지 어떻게 기다릴까 걱정했는데,

벤치에서 수다를 떨다 보니 금방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엄마의 갱년기와 아이의 사춘기가 겹치는 때가 되니,

아이도 어른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아이들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가볍게 땀을 냈으니 이제 체력 보충을 해야 합니다.


청국장과 고등어구이를 느긋하게 먹습니다.

늘 그렇듯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오픈런을 하게 되니 일하시는 분들에게 눈치가 보입니다.

그렇다고 불친절할 것까진 없을 텐데요.

오늘도 서빙 로봇이 열일합니다.

밥도 나오기 전에 고등어구이를 먼저 가져다줍니다.

로봇에게 눈을 흘겨봐도 소용없습니다.


오늘은 풀코스로 커피까지 먹습니다.

커피를 줄여야 하는 우리는 사이좋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나에게 괜찮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해 줍니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토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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