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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Sep 06. 2015

손그림으로 그리는 일상&여행

하루 한 장 손그림으로 행복해지다

어느 날 문득 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루 열 시간 이상 컴퓨터 키보드만 두드리다가,

퇴근해서 겨우 주어지는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 화면만 터치하는 손.

단순하고 반복되는 업무만 하고 있는 손가락들.


손으로 무언가 아름다운 걸 만들어내던 때도 분명 있었을 텐데.


시작은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비 오는 출근 길, 앞서가던 여성의 패션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하얀 재킷과 검정치마는 무난했지만, 일부러 맞춘듯한 보라색 장화와 노란 장우산이

그녀를 돋보이게 했습니다.

전 몰래 사진을 찍어놓았다가 집에 와서 그녀의 뒷모습을 그렸습니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수채화 물감과 펜으로 슥슥 그렸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제목 - 출근길의 패셔니스타>


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어떤 깨달음 같은 게 왔다면 과장이겠지요.

이 정도로 표현할게요.

후텁지근한 일상에 청량한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온 느낌이었다고.

늘 똑같은 출근길의 한 장면이 손으로 그림을 그림으로써 화려한 색채를 지닌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고.  

평소라면  스쳐지나 간 뒤 잊어버렸을 행인이 이젠 그림의 한 장면으로 영원히 남았습니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전 그 날의 흐린 날씨와, 바삐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을 생생히 떠올립니다.


제 안에선 이미 어떤 혁명 같은 게 일어나고 있었나 봅니다.

이 그림을 시작으로 저는 닥치는 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하루 한 장, 두 장, 어떨 땐 세 장.

주제는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 것, 내 주변의 것들, 내 관심을 끄는 것들.

한 마디로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대부분 어른들의 일상이란 큰  변화가 없지요.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고 내일을 예측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런데 손으로 그림을 그렸더니, 일상이 아주 다채롭고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변화였죠.

그림을 그린다는 건, 사물을 자세히 본다는 뜻입니다.

하늘을 봐도 '아, 구름이네' 가 아니라 '아, 오늘의 구름은 러시안 블루에 반 다이크 브라운을 섞은 색이구나.'

처럼 이 사물을 더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저는 세상에 똑같이 생긴 나무가 한 그루도 없다는 것, 매일의 구름이 다르다는 것을

그림을 그리면서 깨달았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


사설이 길었네요.

저는 매일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여주듯 여러분과 편하게 나누고 싶어요.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어릴 때는 화가가 아니었을까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크레용을 쥐고 꽃이며 나무며 공주 왕자를 그리던 때가

누구에게나 있었을 겁니다.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어린 화가를 불러내어 손그림으로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손그림으로 그리는 일상과 여행기, 이제부터 들려 드릴게요!

<제목- 고양이 역장>

처음엔 펜과 색연필만으로 간단히!


앞으로 점점 나아지는 그림 보여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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