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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Jan 14. 2022

생강을 사러 가야지 (feat. 버지니아 울프)


요즘 12시 전 취침, 7시 기상을 지키려 노력한다.

자기 전에 명상하면서 복식 호흡을 하면 잠이 잘 온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얕은 숨쉬기는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잠자기 전, 일어난 직후, 단 몇 분만이라도 복식 호흡을 하면

몸도 편안해지고 기분도 차분해진다.

무엇보다 복식 호흡하면서 깊이 들이마시는 산소를

온 몸 구석구석 보낸다고 상상하면 더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오늘은 아침 7시에 눈을 떠서 따뜻한 레몬물 마시고

당근+사과 갈아 마시고

간단한 청소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짐...

12시쯤 눈을 번쩍 뜨면서 '생강을 사러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영화 '디 아워스 (the hours)'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생강(ginger)을 사야된다며 런던에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장면이 나온다.

생강 하나 사러 기차를 타고 런던에 간다는 버지니아를

하녀가 뜯어 말리는데...

눈을 뜨면서 '생강을 사야지'라고 생각한 순간

영화의 그 장면이 떠 올랐다.


내가 생강을 사야지라고 생각한 이유는

자기 전에 유튜브에서 홍차 생강차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혈액을 맑게 해 주고 면역력을 높여줘서

각종 질병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장건강이 뇌건강을 결정한다고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한 두뇌를 유지하는 비결인데

버지니아 울프가 런던에 가서 생강을 사 왔다면 어땠을까?

홍차를 많이 마시는 영국인이니 홍차 마실 때마다

생강 한 스푼 넣어마시고 건강해 졌다면

그... 강에 빠질 생각 따위는 안 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나는 칼바람을 뚫고 슈퍼에 가서 생강을 사왔다.

홍차 생강 차에 흙설탕을 넣으면 효과가 더 좋다고 해서

흙설탕도 사 왔다.

일반 설탕과 달리 흙설탕은 체온을 올려줘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생강을 빡빡 씻은 후, 갈아서 홍차에 넣고 흙설탕을 세 스푼 넣었다.

단 맛은 별로 없었지만 과연 한 잔 마시자마자 몸이

따끈해지는 느낌이었다.


지난 날 나는 커피를 너무 사랑하였고

커피가 내 몸을 차갑게 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마구 마시다 보니 건강을 해칠 지경에 이르렀다.

내 몸의 고장난 부분을 스스로 고치기 위해

오늘도 채식을 하고 생강홍차를 끓여 먹었다.

내가 뿌린 씨는 내가 거두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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