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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린 Dec 27. 2024

내가 응원하던 그가 최종 우승자


매주 탈락하는 참가자를 보면서 '제발 제발 그는 탈락하면 안 돼' 하며 손 모아 응원하고 있었다.


아기를 낳고 독박육아로 지칠 대로 지쳐 무기력하고 우울감에 사로잡혀있던 그때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무엇이든 활력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우울감을 겪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은 사실은

덕질은 활력은 주긴 하지만 자기 효용감,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현타가 오기도 했다.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한심하기도 하고 자책도 했다. 누가 한심하게 볼까 봐 얘기도 할 수 없었다. 덕질하는 나를 내가  당당하게 밝히지 못한다는 점은 육아를 하며 낮아질 대로 낮아진 나의 자존감을 더 낮아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는 나를 우울의 늪에서 끌어내 준 사람이기에 내 마음 한편에 늘 고마운 사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에게 받은 힘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언젠가 그를 만나게 된다면, 고마웠다고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그를 왜 좋아했을까?

그와 나의 연결고리를 억지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울산남자. B형.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 보이는 그.

흙수저. 같은 성씨 등등등


완벽해 보이지 않는 은근 허당 그러나 츤데레.

열정 가득가득한 모습.

시크해 보이나 속은 여린 듯한 그의 모습.

자존감이 좀 결여된 듯 흙수저인 그에게 마음이 갔다. 


보호본능 역시 있었던 걸까?

누나팬이 되고픈 맘.


나는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그렇게 하나둘 끌어모으고 있었다.


심사위원 이승철 님의 독설은 꼭 내가 지적을 받는 것처럼 아팠다.


완벽하지 않은 그가 좋았다.

어쩜 그를 나와 동일시했으려나.

완벽하지 않은 그를 응원하는 건 를 응원하는 것과 같았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슈퍼스타 K의 우승자는 바로바로바로 


MC 김성주가 뜸을 들인다.


아 놔

심장박동수가 정상이 아니다.

그때 가민처럼 스마트 와치가 있었다면 180에 육박할 심박수였을 터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


12회 마지막 회 생방송은 8.4 프로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뜨끈 뜨근한 인기였다.


조문근과 서인국의 마지막 대결


그토록 응원하던 그가 최종 우승자가 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서 인 국


그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꼭 내가 키운 것처럼ㅋㅋ

내가 우승자를 만든 기분이랄까?ㅋㅋㅋ


슈퍼스타 K 우승자가 된 서인국


그렇게 방구석 나 홀로 응원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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