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탈락하는 참가자를 보면서 '제발 제발 그는 탈락하면 안 돼'하며 손 모아 응원하고 있었다.
아기를 낳고 독박육아로 지칠 대로 지쳐 무기력하고 우울감에 사로잡혀있던 그때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나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무엇이든 활력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우울감을겪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은 사실은
덕질은 활력은 주긴 하지만 자기 효용감,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현타가 오기도 했다.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한심하기도 하고 자책도 했다. 누가 한심하게 볼까 봐 얘기도 할 수 없었다. 덕질하는나를 내가 당당하게 밝히지 못한다는 점은 육아를 하며 낮아질 대로 낮아진 나의 자존감을 더 낮아지게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는 나를 우울의 늪에서 끌어내 준 사람이기에 내 마음 한편에 늘 고마운 사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