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하굣길에 PC방을 들른다. 횡단보도만 건너면 PC방이 코앞이다.
"야 뛰어!"
도로에 차가 보이지 않자, 한 친구가 소리친다. 빨간 신호등을 마주하며 뛰는 우리들, 무사히 길을 건너 맞은편에 도착했을 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뭐지..? 한 명이 없는 것 같은데?"
내가 말했고, 친구들은 손가락으로 맞은편을 가리킨다. 한 친구가 길을 건너지 않았다. 홀로 남겨진 그 친구를 우리는 바보같다며 비웃는다. 이윽고 그 친구가 파란 신호등 사이로 길을 건넌다. 우리들이 묻는다.
"왜 바보같이 안 건너고 있었어?"
친구가 대답한다.
"빨간 불이잖아"
그렇다. 바보는 그 친구가 아니라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