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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운찬 Feb 16. 2020

전형적인 외향형인 줄 알았어요..!

나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저는 은찬님이 전형적인 외향형인 줄 알았어요..!"


나 스스로를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니 함께 일했던 동료가 깜짝 놀라며 했던 말이다. 그 답을 들은 나도 깜짝 놀랐다. 나를 보며 외향적이라고 말하는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나 진짜 변했구나..!'




살면서 '진로검사', 'MBTI', '애니어그램' 등과 같은 성향 검사를 한 번도 안 받아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검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맞아 나 이런 사람이야', '완전 내 이야기네'처럼 결과를 순순히 인정한 경험이 여럿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심리검사를 여러 번 받아 보았고, 실제 전문 상담가로부터 돈을 내고 검사와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다. 나는 그때마다 검사 결과가 '나'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러한 믿음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런 심리검사의 결과는 '나'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맞지만 그건 엄연히 그 순간의 '나'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뭐 어떻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순간'의 차이가 꽤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인간은 매 순간마다 주관적 느낌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검사를 받는 날의 날씨, 전 날의 수면시간, 검사 직전에 받은 친구의 문자, 전날 회사에 있었던 갈등, 등 무의식은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사건에도 영향을 받아 우리의 생각과 성격을 바꿔놓기 때문이다. 


결국 심리검사는 현재 내 상태를 알려주는 '상태 정보'일 뿐이지 '나'라는 사람의 절대불변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처럼 고정되지 않고 계속해서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은 자신이 사는 세상에 직접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상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나'라는 존재를 확장시켜나간다. 그러니 자신의 '현재 상태'를 마주하더라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을 고쳐나갈 의지와 전략만 세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2020년 2월 15일 밤, 나의 [16 personalities] 결과


위 이미지는 [16 personalities]라고 하는 온라인 성향 검사의 결과이다. 인터넷에서는 '약식 MBTI'라고도 불린다. 난 몇 년 전에도 이 검사를 했었는데 최근 한 지인 덕분에 다시 한번 재미삼아 해보았다. 특이한 점은 이번엔 처음으로 내향형보다 외향형이 더 우위로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나를 '재기 발랄'은커녕 '활동가'로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과거의 나에게는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내게 내성적이라고 말했고 심지어는 지루하다며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단지 수줍음이 많아 친한 사람들과만 잘 어울리는 것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외향형이 내향형을 앞지른 이번 결과를 보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작년부터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의미를 세상에 부여하기 시작했다.(이를 누구는 최면, 리프레임, 마인드셋, 등이라 부른다.) 그렇게 바뀐 생각들은 실제 행동으로 옮겨졌고, 반복된 행동은 곧 내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점차 변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나는 낮을 많이 가렸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며 심지어는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요구를 하는 것은 내가 나약한 것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솔직하게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이 놀랍도록 바뀌고 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곳에서 살고,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나'라는 사람이 변한다고 한다. 사람은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해보면 내가 직접 어떤 사람을 만날지 정하고, 어떤 곳에서 살지 정하고, 어떤 일을 할지 정한다면 내가 원하는 '나'를 설계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사람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선택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나의 강함'을 의식하자. 각종 심리검사를 이정표 삼아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자.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위해 힘차게 모험을 떠나자.


'지금 나는 이런 상태로군, 이제 저기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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