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의식적으로 성장하고 있나요?

질문형 목표 세우기

성장이란 무엇일까요?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2.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
3. 생물체의 크기ㆍ무게ㆍ부피가 증가하는 일. 발육(發育)과는 구별되며, 형태의 변화가 따르지 않는 증량(增量)을 이른다.

성장은 대상이 점점 커지는 변화를 나타냅니다. 흔히 직장인들이 말하는 성장이란 개인이나 조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하고,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의미하죠.

예를 들어, 사람이라면 지식이나 경험을 쌓아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더 성숙한 사고방식을 갖는 것을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조직이나 회사라면 제품의 질을 향상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거나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삶과 커리어에서 더 큰 성공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렇듯 성장은 보통 긍정적으로 표현됩니다. 나 자신이 더 나아지고 발전하는데 이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는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요.

정말 성장은 좋은 걸까요?

의식적 성장과 맹목적 성장

저는 성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의식적 성장'과 겉만 비대해지고 실제로는 나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맹목적 성장'이죠. 이 글의 목적은 의식적 성장하기를 제안하고 그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것입니다.

성장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 자신을 잊은 채 맹목적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하는 것,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죠. 아래의 예시를 살펴봅시다.

- 좋은 학교나 직장, 직업적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월 1000만 원, 혹은 그 이상의 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멋진 차와 집을 사고 좋은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성장해 나갑니다. 이러한 목표와 노력은 멋지고 훌륭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들이 여러분이 직접 생각해 낸 고유한 목표인가요? 아니면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쫒고 있는 목표인가요? 만약 후자라면, 사실 지금까지의 노력과 성장이 '맹목적 성장'이었을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능력주의, 과잉 교육과 자기 계발 등이 우리에게 비교와 경쟁을 부추기며 맹목적 성장으로 연결시킵니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러한 문화들을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받아들이며, 마치 삶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그러한 목표들을 의심 없이 추구하게 됩니다. 타인과의 비교, 또는 사회적 기준에 의해 정의된 성공을 추구하는 성장은 우리의 삶을 실제로 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죠.

당신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며 낭비하지 마십시오.
- 스티브 잡스 -

사실 우리는 더 다채롭고 고유한 목표들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 아닌, 아직 세상에 없는 나만의 직업과 커리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십만의 소셜 팔로우보다,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발 벗고 도와주는 몇 명의 이웃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수천만 원을 들여 결혼식을 올리지 않더라도 연인과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혼인을 서약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우리는 각자만의 고유한 목표를 성취하고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의식적 성장'이라고 말합니다.

'의식적 성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와 일치하는 성장입니다.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성장 경로를 그려가는 방법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의식적 성장을 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저는 이 글을 통해 '질문형 목표 세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질문형 목표 세우기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며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때문에 목표를 어떻게 세우는지가 성장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식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나요? 

가령 어떤 사람이 소설 작가가 되고 싶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보통은 '소설 작가 되기'처럼 목표를 세울 겁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했던 자기 확언으로 목표를 세운다면 '나는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다!'처럼 현재 진행형으로 목표를 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언형 목표는 위험합니다. 이 사람은 아직 작가가 되어본 적이 없기에, 실제 작가가 자신에게 맞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단언형 목표는 결국 자신의 상상일 뿐, 정말로 자신이 그것을 원하는지는 실제로 그 일을 하기 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앞서 '의식적 성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와 일치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언형 목표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속이고 함정에 빠뜨리기 쉽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실제로 해보았을 때, 생각과 달리 금방 질리거나 싫어진 적이 있나요? 이런 경우가 바로 함정에 빠진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 함정에 빠져 수년의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죠.

그렇기 때문에 질문형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소설 작가 되기'가 아니라, '내가 소설 작가가 될 수 있을까?'이어야 합니다. 질문형 목표는 정말 그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그 어떤 목표보다 자기 존중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이 어떤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는 행동하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왜 행동하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아마 여러분의 또 다른 자아가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자기 자신과 깊이 대화하지 않은 목표는 진짜 원하는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통한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물론, 목표를 질문으로 바꾸었다고 해서 마냥 좋은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자기 친화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다음 세 가지를 적용하면 좋습니다.

1. 구체적인 행동, 결과, 기한을 포함하기

위의 '내가 소설 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목표를 '내가 매일 글쓰기를 통해 1년 안에 책을 출판할 수 있을까?'처럼 보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행동(매일 글쓰기)과 결과(책 출판), 그리고 기한(1년)이 담겨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모두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것이므로 자기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체적인 행동은 목표에 대한 과정을 나타내므로 목표만 보더라도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2. 꼬리 질문 하기

'내가 매일 글쓰기를 통해 1년 안에 책을 출판할 수 있을까?'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하위 질문형 목표를 통해 단계를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매일 2000자 분량의 글을 블로그에 올릴 수 있을까?', '1분기 안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을까?', '20개의 출판사에 초고를 보낼 수 있을까?'

혹은 타당성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1년 안에 책을 출판한 사례가 있나?', '매일 글쓰기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나는 왜 책을 출판하고 싶은 걸까?' 이렇게 꼬리 질문을 하다 보면 막연했던 목표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3.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질문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자신의 질문에 답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설령 그 답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답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알아가게 됩니다. 1년 후에 작가가 되지 못했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나는 1년 동안 매일 글쓰기로 책을 출판하지 못한다' 왠지 실망스럽나요? 실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히 기존의 목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니, 목표를 수정해서 성공확률을 더 높이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지까지 답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나는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강박 스트레스를 받았어. 나는 이런 글쓰기는 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주말에만 글을 쓸 때 더 창의적인 글이 나왔어'처럼 자신에게 더 적합한 방법을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서는 알아채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다음 목표에 반영하여 자신에게 더 적합한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는 기한을 1년으로 잡았지만 더 짧게 설정하거나 하위 목표를 세워 자신을 더 빠르고 정밀하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질문형 목표는 자기 발견의 과정을 포함합니다. 또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자신의 성장 과정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질문을 통해 의식적으로 성장하기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5년 전에 사무직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첫 출근과 동시에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이직할 수 있을까?' 저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고 나 자신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저는 2년 차 개발자로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전환했습니다. 단순히 개발자로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커뮤니티 운영진, 콘퍼런스 발표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접 웹툰 팀을 만들고 팀 매니저로서 네이버에 웹툰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웹툰 매니저? 이는 흔하지 않은 커리어입니다. 특히 웹툰 매니저는 제가 직접 만든 포지션이기도 하죠. 이러한 커리어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5년 전부터 현재까지 저만의 의식적 성장을 이루어낸 셈인 거죠.

우리는 질문을 통해 의식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세웠던 목표들을 떠올려보세요. 그 목표들에 답을 한 적이 있던가요? 체크 박스만 체크하거나 동그라미만 치고 넘어가진 않았나요? 질문 없이 결과만 평가하고 넘어간다면 이는 성장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든 실패하든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에 답하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 그 과정에서의 성찰이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진정한 성장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는 질문하지 않고서는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 성장을 위해서는 질문이 필요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질문을 남기며 글을 마칩니다.

여러분은 의식적으로 성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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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의식적 성장하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모임에서 나온 생각과 의견들을 덧붙입니다.

A : 지금까지 맹목적으로 성장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업무를 키우고 싶다 보다는 지금 업무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최근 한계를 맞이하고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내가 맹목적으로 성장하면 공부한 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될 수 있구나… 그래서 의식적으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의식적으로 성장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B : 대체적으로 업무나 커리어 관련해서는 맹목적 성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하기 싫어도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뭔가를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하기 싫은 스터디도 계속하게 되는…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있는데 이것은 의식적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C : 맹목적, 의식적 성장 모두 가져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직을 선택한 것이 맹목적 성장을 택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의식적으로는 사실 이전 회사에 남고 싶었다. 다음에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이 된다.

D : 개인적으로는 의식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맹목적 성장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런데 경쟁이 꼭 나쁜 것일까? 자신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외적 동기로서 활용하는 것은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맹목적 성장 또한 자신에게 이롭도록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단, 비교는 결국 끝이 없으므로 스스로의 내면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두 성장 모두 자신에게 이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과 라이벌이 있어야 성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 : 의식적 성장도 비교를 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자신과의 비교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맹목적 성장은 자괴감과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준다고 생각한다.

F : 맹목적과 의식적이라는 단어를 보자면 내가 주체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의식적 성장이라도 남들과 경쟁할 수 있다. 의식적 성장을 주로 하되, 어쩔 수 없이 맹목적 성장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