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취향이 뚜렷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취향이 뚜렷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오히려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취향이 뚜렷하지 않고, 밍숭맹숭한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사람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취향 또한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취향은 이거야.'라고 딱 정의를 내린다면 그 순간 자신을 고정시키고 한계를 만들게 된다. 심하면 자기 취향에 맞지 않는 것들은 회피하고 혐오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취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나는 취향에 시간축을 추가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지금 이것을 싫어하지만 나중에는 좋아할 수도 있어." 처럼 자신의 현재 기호는 드러내되 고정해두지는 않는 것.
이 방법은 나를 더 여유로운 사람으로, 무엇이든 좋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