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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Jan 31. 2017

어둠을 빛으로 만든 이야기, 영화 <블랙>

ㅡ 기적을 믿는다는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영화 <블랙>(2005)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작습니다.

함께 할 때 우리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헬렌켈러




이 영화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두 사람,

한 소녀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살 때부터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된 그녀, '미셸'.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소리는 침묵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되는 곳,

그게 그녀가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녀에겐 모든 게 '블랙'이었습니다.


"8년간 매일 사고를 쳤어, 얘랑 살면 행복해질 수 없어."


"애를 이해하려고 해봐요. 어둠 속에서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가여운 내딸"


딸을 짐승 대하듯 다루던 아버지, 감싸안기만 하는 어머니.


거칠고 난폭한, 부모조차 통제 못하는 8살 소녀 미셸에게 어둠을 빛으로, 침묵을 소리로 이끄는 선생님이 나타납니다.


"모두가 a, b, c, d, e 부터 시작하지만                                 너는 b, l, a, c, k 부터 시작이야"


'사하이' 선생님, 그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되고 노래가 되었습니다. 마치 마법사처럼..


"모든 단어엔 뜻이 있어"


한바탕 격전 끝에 그녀가 온몸으로 느끼고 배운 단어          'w-a-t-e-r'


그녀 생애 첫악수.. 첫 입김..


미셸은 사하이 선생님과 함께 세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소통해 나가게 됩니다.


그녀에겐 '물 한방울'도 대양이고, '지식'은 빛이자 곧 '사하이' 선생님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성공을 축하하지만 그녀와 선생님은 무수한 실패를 축하했습니다.

사하이 선생님은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거미는 수없이 실패한 후에야 집짓기에 성공한단다.

실패는 성공을 향한 첫걸음이야.

절대로 실패했다고 도망쳐서는 안된다'고.


"선생님이 유일하게 가르치지 않은 말은 '불가능' 이었어요"


"네 세상은 어둡지 않아. 빛으로 가득차다고!"


어둠이 필사적으로 집어삼키려해도 항상 빛을 향해 가야한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했던 선생님,

그녀에게 블랙으로 가득 찼던 세상을 빛으로 만들어 주고 어둠과 싸우는 법을 알려주신 사하이 선생님은 어느 날 조용히 그녀 곁을 떠납니다.


그리고 12년 후 다시 만난 선생님,

기억을 잃은 선생님에게 이제 그녀가 기적을 선물할 차례가 왔습니다.


"꿈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겁니다. 눈이 안보이는 저도 꿈이 있거든요."


미셸과 사하이 선생님의 못다한 이야기는 영화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아이스크림이에요. 녹기 전에 맛있게 먹어야지요."           

                                  - '사하이 선생님'의 대사 中





헬렌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이야기를 각색한

인도 영화 <블랙>.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8월에 개봉했었는데 내일(2월 1일) 재개봉한다고 하네요.


함께이기에 빛났던 그들, '미셸'과 '사하이' 선생님

감독 : 산제이 릴라 반살리

배우 : 아미타브 밧찬(사하이 선생님 역),

           라니 무케르지(성인 미셸 역),

           아예사 까푸르(어린 미셸 역)

상영 시간 : 124분


이전에 발리우드(인도 특유의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 같은)라 불리는 인도 영화들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었어요.

이 영화 <블랙>은 인도풍 느낌은 나지만,

발리우드 특징인 춤과 노래 없이 진실된 이야기를 통해 감동과 여운을 주는데 충실한 작품이었어요.  배우들 연기도 훌륭했구요.


이 영화 덕분에 서재에서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도  다시 꺼내봤습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산해 출판사)
내일 갑자기 장님이 될 사람처럼 여러분의 눈을 사용해보세요.
내일 귀가 안 들리게 될 사람처럼 음악 소리와 새의 지저귐과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연주를 들어보세요.
내일이면 촉각이 모두 마비될 사람처럼 그렇게 만지고 싶은 것들을 만져보세요.
내일이면 후각도 미각도 잃을 사람처럼 꽃 향기를 맡고, 맛있는 음식을 음미해보세요.
모든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세요.
자연이 제공한 여러 가지 접촉방법을 통해 세상이 당신에게 주는 모든 즐거움과 아름다움에 영광을 돌리세요.
그렇지만 단언컨대 모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축복입니다.
            
           ㅡ 헬렌켈러 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그 축복으로  영화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눈'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볼 줄 아는 그녀,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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