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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Mar 23. 2017

태국 방콕ᆞ파타야 여행 3일차

ㅡ 파타야 호텔 수영장, 코끼리 트레킹, 농눅 빌리지

3월 10일 여행 셋째날, 원래의 일정은 '산호섬 투어'로, 스피드보트를 타고 산호섬(꼬란섬)에 들어가서 파타야의 해변과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로 되어 있었다. 스노클링, 씨워킹, 패러세일링 등 액티비티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바다보다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길 원하는 아이를 위해 아깝지만 과감히 오전 자유 일정을 선택했다.

덕분에 호텔에서 아침 조식은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산호섬 투어 출발 시간은 새벽 7시 반)


파타야 '로얄 클리프 비치 호텔' 일부 전경

아침을 먹으면서도 눈과 마음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수영장을 향해 있다.


 

다양한 뷔페식 음식 중에서도 맘에 들었던 태국식 풀빵 '카놈 크록'(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간식). 한쪽 코너에서 직접 굽고 있는 여종업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호텔 앞 저멀리 보이는 해변도 멋지다고 하던데.. !

바다와 맞닿아 보이는 수영장. 저 멀리서 봤을 땐 수영장과 바다의 수면 높이가 같아 보여 깜짝 놀랐다가, 좀 가까이 갔을 땐 바다 밑으로 뚝 떨어지는 거 아닌가 싶게 느껴졌다가, 수영장 끝 쪽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 그러면 그렇지. 이렇게 돼 있던 거구나' 한다.

확 트인 시야, 흐렸다 맑았다 하는 하늘,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물 위에 둥둥

잠시나마 여유와 자유를 만끽한다.

더 마음 편히 놀 수 있었던 데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보고 있었던 탄핵 결과 발표에 있었다.

혹시나 도로아미타불이 되면 어쩌나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3월 10일 오전 11시.. 역시 결과는 헛되지 않았다.

그리고 3월 23일 1073일째 되는 날인 오늘,

마침내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내려오니까 올리네'

'이게 3년이나 걸릴 일이냐! 이 악마들아!!'


어느 분의 댓글처럼 맘만 먹으면 이렇게 금방 될 것을..

깊은 눈물과 한숨을 이제 조금이나마 거둘 수 있게 된 것일까.


잘 가꾸어진 정원의 모습을 지닌 '농눅 빌리지' 일부 전경


호텔 수영장에서 오전 내내 물놀이 후 점심을 먹고, 산호섬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일행분들과 합류했다. 버스를 타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동양 최대 열대 자연 테마 파크'라 불린다는

'농눅 빌리지'였다.


농눅 빌리지 도착 전에 할까말까 망설였던 '코끼리 트레킹'.

누군가에게 우리가 코끼리를 타줘야 풀 한 포기라도 더 뜯어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먹는 모습은 커녕 육중한 무게의 코끼리 위에 서너 명의 사람 무게가 더해져 힘든지 느릿느릿 걸으며 주륵주륵 커다란 배설물을 내보내는 모습만 봤다.

메마르고 울퉁불퉁 황량한 땅 위에 뜨거운 햇볕이  작열하고..코끼리 위에서 제일 앞에 탄 태국인 조련사가 낫 비스무리한 것을 들고(코끼리의 커다란 귀 뒤를 간질이면서 방향 조절하는 용도) 뒤에 탄 관광객들에게 코끼리 머리카락을 들이미며  살 거냐고 물어본다. 머리카락이라고 해봤자 몇 가닥 없어보이는 코끼리의 머리 잔등이 어쩐지 짠해져 괜히 탔나 싶은 순간이었다.


푹푹 찌는 더위 속 짧은 상념을 끝으로 코끼리에서 내려오니 테이블마다 시원한 야자 열매가 빨대까지 꽂아 세팅되어 있었다. 시원하게 쭉 마시고 숟가락으로 하얀 안쪽면을 박박 긁어먹는다.


다시 버스를 타고 몇 분 안되어 농눅 빌리지에 도착했다. 파타야의 동쪽에 위치한 이 곳은 1980년도에 개장하여 202만평에 달하는 부지 위에 선인장 정원, 열대 식물, 코코넛ᆞ망고 농장, 박물관, 전통 민속 공연, 코끼리 쇼 등이 펼쳐진다.

농눅 빌리지는 개인 사유지로 '농눅'은 현 소유주 '깜퐁 탄사차'(그의 부인이 28명이나 된다고 한다--;;)의 어머니 이름이다.


푸릇푸릇 아기자기 잘 가꿔진 정원 이곳저곳을 지나 농눅 빌리지 내 민속 공연장을 찾았다.

전날 봤던 트렌스젠더들의 쇼와는 또다른 묘미가 있었다.(엄연히 다른 쇼임에도 대다수 관광객들이 혹시 저 여자 트렌스젠더 아니야? 하면서 본다고..)

태국은 식민지 경험이 없기에  우리나라처럼 한이 담긴 애절한 정서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함과 흥겨움으로 가득했다.


민속 공연 관람 후, 코끼리 쇼가 펼쳐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곳은 주객이 전도돼버렸다.

한참동안 코끼리와 사진 찍길 원하는 관람객들에게 팁을 추가로 받고 한 명 한 명 코끼리 한 마리 한 마리 각각 사진을 찍게 한다. 처음엔 아이도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코끼리 코에 매달리고 재밌는 경험이라 생각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코끼리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기 코끼리 어른 코끼리들이 줄지어 나오고 조련사들 지시에 맞춰 농구, 축구, 자전거 타기, 볼링 등 각종 묘기를 보여준다.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도 양쪽 관객석을 향해 있는 코끼리는 조련사를 태우고 기다란 코를 쭉 내밀어 관람객에게 팁을 받고 관람객이 주는 바나나

(이곳에서 돈주고 각자 사야하는)를 먹는다. 쇼를 보라는 건지, 돈을 내놓으라는 건지 분간이 안가는 광경에 그만 나와 버렸다.


이래저래 씁쓸한 마음으로 농눅 빌리지를 나서고

 그 다음 일정은 '어메이징 아트 뮤지엄'(트릭 아트 갤러리)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걸 굳이 봐야 되나 싶은 일정이었으나 우린 패.키.지 니까 따라갈 수밖에.

한국에서 이미 체험해 볼만큼 체험해 본 아이에게는 '어메이징'하지 않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미니언즈 그림도 있고 킹콩도 있고 화산 폭발 장면도 있었다. 모든 그림에 포즈를 취해 준 건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앞에서는 실감나게 포즈를 취해 덕분에 이곳에서 잘 나온 사진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어제에 이어 일정에 포함된 마사지를 받고 호텔로 돌아왔다.

마사지 받을 때 어깨가 많이 뭉쳐 가이드가 가르쳐 준 대로 마사지 해주는 여자분께 어깨를 가리키며 '야 몽'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시원스럽게 (파스나 멘소래담처럼 화한 느낌의) 마사지 연고를 발라준다.


다음 날은 얘기만 듣고도 후덜덜했던 악어 농장과 달달한 파인애플을 비롯한 열대과일을 마음껏(?) 시식할 수 있다는 파인애플 농장, 그리고 다시 방콕으로 이동하여 마지막으로 차오프라야 강을 가로지르는 디너 크루즈를 타고 저녁을 먹는 일정이 남아있다.


ㅡ 태국 방콕ᆞ파타야 3박5일 일정 셋째날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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