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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07. 2017

태국 방콕ᆞ파타야 마지막 이야기

ㅡ 악어 쇼, 파인애플 농장, 디너 크루즈

태국 여행기를 마무리 할 때가 된 것 같다.

3월 11일 여행 4일차, 어느덧 마지막 날이다.

3박 5일의 일정에서 5일째 되는 날은 비행기 안에서 보내게 된다. (밤 11시 방콕 출발, 비행시간 약 5시 반 소요)

3월 12일에는 한국에서 다시 아침을 맞는다.


아침 첫 일정은 백만년 바위 공원악어 농장이다.

이 날은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날이 좋았다. 아니 뜨거웠다고 해야 하나. 내리쬐는 햇볕에 연신 부채질을 해댔으니까.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과 함께 곳곳에 피어있는 꽃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특히 노랑 빨강 분홍 세 가지 색의 꽃을 한꺼번에 피우는 나무(이름 : 부겐베리아)가 눈에 띈다. 같은 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저마다의 색을 잃지 않는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우와, 저거 백호랑이 아니야?

에이, 설마 진짜겠어? 움직이지도 않는구만. 저렇게 풀어놨을리가..인형 아니야?

근데, 저 자세로 만들어 놨을라구--;"


했는데 웬걸.


"진짜 움직인다, 움직여!"


가까이 가보니 살아있는 백호랑이 맞다.

남자 직원이 막대기로 잠자고 있던 호랑이를 툭툭 건드려 깨운다. 귀찮다는 듯 몸을 일으켜 세우는 호랑이. 이내 호랑이 원래 모습답게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한다.

9살 아들은 백호랑이 옆에서 사진도 찍었다. (맨 오른쪽 팔 살짝 보이는. 물론 비용을 지불하고)

남자 직원이 나에게도 같이 찍으라고 손짓한다.

아들은 용감했으나 난 차마..;;

맹수를 어떻게 단련을 시킨걸까.

포효는 하나 힘이 없다. 명색이 백호랑이인데 저기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신세라니. 좋다고 구경해놓고 괜시리 또 짠해진다.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은 악어쇼 공연장을 향한다.

조련사가 바닥에 물을 뿌리고 기합을 넣고 악어 꼬리를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더니, 말로만 듣던 광경을 보여준다.

악어 입을 쫙 벌리고 작대기 같은 걸 이용해 악어새처럼 악어 혀를 문질문질 청소해주는 듯하더니 저 멀리서 쫙 미끄러져 들어와 악어 입 앞에 얼굴을 들이민다.

전혀 미동도 없는 악어.

좀전의 악어는 자신의 차례가 끝났음에도 오랫동안 저렇게 입을 벌린 채 부동 자세다.

조련사는 쇼를 계속 진행한다. 이번엔 옆으로 누운 자세로 맞은 편 악어에 아예 머리를 집어넣고 있다.

숨죽여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내 웅성웅성 환호한다.

악어들은 또 어떻게 조련한 것일까.

주요한 쇼들이 끝나니 코끼리쇼와 마찬가지로 관객에게서 팁을 받는다.

우리 일행은 기이한 광경 뒤 의문을 가득 안고 밖으로 나왔다.


여긴 작은 동물원쯤 되겠다.

코끼리와 기린에게 직접 바나나를 줄 수 있다.

귀여운 새끼 기린들도 먹겠다고 아이 앞에 모여든다.


백만년 바위 공원과 악어 농장을 벗어나 다시 버스를 타고 파인애플 농장에 갔다.(실상 갔을 때는 시기상 파인애플 농장은 다 갈아엎어 조그만 땅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대신 녹색 망고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더 인상적이었다. )

테이블 위에는 두리안을 비롯해 망고, 파인애플, 망고스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달달한 과일들을 원없이 먹고('지옥의 냄새, 천국의 맛' 두리안은 빼고..) 시원하게 수박 주스 흡입. 태국의 수박 주스는 뭔가 특별하게 맛있다 생각하지만 가이드 왈,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질 뿐이라고^^;


마지막 코스, 이름도 거창한 '그랜드 펄 디너 크루즈' 탑승. 석식은 배 안에서.

일정에 뷔페식 특식. 이라고 돼 있어서 기대했건만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다;;


어쨌든 유람선 1층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2층 바깥으로 올라왔다.

차오프라야 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비스무리한 조그만 건물도 보이고 집 한 채가 둥둥 떠다니는 듯한 깜찍한 배도 보인다.


그리고 기다리던 석양 무렵, 이제야 강을 유람하며 야경을 감상할 만하다 싶었건만 배에서 내릴 때가 됐다니..ㅜ

언제일지 모를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비록 패키지 여행이었지만, 좋은 가이드분과 일행분들을 만나 마음은 훈훈한 여행으로 남을 것 같다.

공항에서의 작별. 헤어짐은 역시 익숙치 않다. 더군다나 짧은 만남 좋은 인연과의 마지막 인사는..

나는 결국 눈물을 뿌리고 말았다.

안녕히. 우리 언제 또 볼 날이 올까요. 건강하세요.



* 아래 사진은 디너 크루즈 일정 전, 메가방나 쇼핑몰(방콕)에 들러 구입한 물건들입니다.

야돔(비염에 좋다해서 구입. 위쪽은 뚜껑 열고 코 가까이 대고 들이마시면 엄청 화~한 향이 느껴져 순간 코가 뻥 뚫리는 듯.아래쪽 뚜껑을 돌려 열면 벌레 물린데 톡톡)

왼쪽부터 벤또(맥주 안주로 딱인 색다른 매콤한 맛의 오징어포), 김과자(슈퍼주니어 규현이 광고하는 과자. 포장에 '맛있다'라고 한국어로 쓰여있다), 딸기맛 밀크 캬라멜(옥수수맛, 수박맛도 있다)


왼쪽은 유명한 달리 치약(미백용 치약이라는데 아직 써보고 있는 중), 건과일(코코넛, 애플망고. 그냥 망고보다 애플망고가 더 비싸다)

향기 가득 꽃비누(처음엔 방향제로 쓰다 비누로 쓰면 될 듯)

돌아와서 정리하다 보니 여행지에서의 기억이 다시 새록새록하다.


ㅡ 태국 방콕 ᆞ파타야 3박 5일 일정 The  end.



이제 우리나라의 봄을 만끽하러 떠나야겠다.

어디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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