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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25. 2017

점점 더 궁금해지는 '그'와 얽힌 이야기<시카고타자기>

ㅡ 3회, 4회 리뷰

tvN금토드라마 <시카고타자기>


6회까지 보고 나니 조금씩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전 편에서 미심쩍었던 인물들의 행동과 의문투성이었던 사건들에 대해.


금, 토 8시 본방 사수를 위해 일찍 귀가한 보람이 있었다.

비록 가족 중에 나 혼자만 깔깔대며 즐겁고 애틋하게 집중해서 보는 드라마일지라도.


'작가 & 인연', 두 소재를 1930년대와 현재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진수완 작가님의 드라마 <시카고타자기> 무한 애정이 간다.



(* 이어지는 다음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3회-


폭우 속 차 사고로 정신을 잃은 '한세주'(유아인)를 그의 열혈팬 '전설'(임수정)또다시 구해주지만,

외상을 입은 그를 깊은 산장으로 데려가 침대에 꽁꽁 묶은 채, 동물에게 하는 목보호대를 씌우고, 무시무시한 주사로 죽을 먹이는 그녀.

한세주는 미저리를 연상시키는 전설의 말과 행동들에 그녀를 믿지 못하고 계속 태클을 건다.

한세주를 구해주느라 아버지의 유품인 회중 시계를 잃어버린 전설도 그의 버럭질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한다.


"내가 미쳤지, 또 살려주는 게 아니었는데"


한바탕 설전 끝에 전설은 아버지의 유품을 찾으러 가고, 산장에 홀로 남겨진 한세주는 우연히 전설의 책 사이에 꽂힌 사진을 통해 그녀와의 10년 전 인연을 기억해 내고, 그녀의 순수한 팬심을 자신이 오해했음을 깨닫는다.

순수했던 그 시절 그의 글을 진심으로 응원했던 1호팬 그녀


하지만 슬럼프에 빠져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된 한세주는 밤새 몸살을 앓으며 자신의 괴로움을 전설에게 토로하고, 전설은 안타까워하며 그가 재기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를 돌려보내기로 한다.


'이겨내지 못하면 신은 그 능력을 거둬간대요. 10년 전 그때 작가님 글이 저를 살렸어요. 부디 신에게 그 능력을 뺏기지 말아주세요. 작가님을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사경을 헤매다 눈을 떠보니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와 있는 한세주. 그의 책상에  '시카고타자기'라는 제목의 원고가 타이핑되어 있고,  자신 몰래 유령 작가를 고용했다고 생각한 한세주는 출판사 사장(조우진)에게 화를 내지만 사장은 오히려 알 수 없는 말로 반문한다.


"연재 소설 원고는 사고나던 날 아침에 네가 팩스로 보낸거잖아!"


(사실은 유령 작가 '유진오'(고경표)가 한세주 집필실에 있던 타자기를 이용해 한세주 몰래 원고를 작성해서 출판사에 넘겼던 것)


다시 원고를 살펴보던 한세주는 사고나기 전, 신경안정제와 술을 마셨던 그날 밤 무의식중에 정말 자신이 쓴 건지, 쓰고나서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건지, 사장의 거짓말에 자신이 놀아나고 있는 건지 몹시 혼란스러워한다.


'이걸 정말 내가 썼다고? 내가 쓰려던 내용이긴 한데..'


그의 의심과 상관없이 연재소설 '시카고타자기'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한국의 스티븐 킹'으로 불리며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게 된 한세주는 급기야 자신이 쓴 거라고 믿기로 한다.


한때 친구였지만 문단의 라이벌이자 앙숙이 된 백태민(곽시양)어쩔 수 없이 '독서권장공익광고'를 찍게 된 한세주.

나는 방금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ㅡ 앙드레지드

독서할 때 당신은 항상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
ㅡ 시드니 스미스


"책을 읽읍시다."로 마무리되는 광고 촬영 후, '연애혐오론자인 네가 로맨스 소설을 썼다는 게 의외'라며 연재소설 얘기를 꺼내는 백태민의 말에 발끈한 한세주는 쓸데없는 데 신경끄라


"그럴 시간에 글 써. 나처럼 미친듯이" 


라고 힘주어 말한다.


한편, 백태민은 5년 만의 신간을 준비하며 그의 아버지이자 작가인 백도하(천호진)에게 먼저 원고를 검토 받던 중


'작가의 혼이 담기지 않은 문장은 쓰레기다'


는 말과 함께 한세주 작가와 비교 당하고 모멸감을 느낀 백태민은 자신이 쓴 원고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모두들 슬럼프를 극복하고 연재 소설을 써낸 줄 알지만 정작 자신은 미궁 속에서 여전히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한세주. 그는 노트북을 켜고 책상에 지만 한 글자도 치지 못한다.

 "어이, 친구! 서휘영!"

그 때,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집 밖으로 나온 한세주는 자욱한 안개 너머 유진오가 켠 성냥불에 귀신이 홀린 듯 쫓아가다가

1930년대 경성 한 복판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뒤쫓아오는 일본인들을 피해 뛰고 있던 수현('전설'의 전생)은 다짜고짜 그(한세주의 전생 '서휘영')의 손을 잡고 도망치다 건물 외벽에서 그와의 키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조국에 터럭만큼도 도움이 안되는 쓰레기 연애소설을 쓸거면 이렇게라도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봐"


당찬 그녀 앞에 당황해하는 한세주. 그와 상관없이 당신 아버지 유품이지 않냐며 회중 시계를 건네고 씩씩하게 사라지는 수현. 그녀의 모습을 끝으로 눈을 뜬 한세주는 다시 자신의 책상에 앉아있다.


꿈인듯 환영인듯 망연해있는 그의 눈 앞에 연재소설 '시카고 타자기'의 두번째 원고가 놓여있고 내용을 훑어본 한세주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건 방금 내가 꿨던 꿈 내용이잖아.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근데 이건 내가 쓴 게 아니야.."


한세주는 그 길로 출판사 사장을 찾아가 자기 허락도 없이 유령 작가를 고용했냐면서 고함을 치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운전하고 돌아가는 길에 또다시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멈춰 있던 시계가 가기 시작하고..

안개가 걷히고 보니 지난번 차 사고 났던 지점에 와 있는 한세주.  그 곳에서 한세주는 전설이 잃어버린 회중 시계를 발견한다. 그 순간 꿈에서 본 기억과 오버랩되며 묘한 기운을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데 자신의 집필실에서 타자기 치는 소리가 들린다.


원고가 막 완성된 순간, 한세주가 들이닥치고 자신의 모습이 들킨 것에 몹시 당황한 유진오(그가 당황한 진짜 이유와 그가 누구였는지 6회에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자신을 한세주 대신 글을 대필해주는 유령 작가라고 소개한다.


점점 더 궁금해지는 그와 얽힌 이야기들..


- 4회-


이렇게 들킬 줄 몰랐다며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유령 작가 유진오 vs 분노가 극에 달해 누가 널 보냈냐고 다그치는 작가 한세주.


여유만만 미소를 날리는 유진오를 의자에 꽁꽁 묶어두고 한세주가 형이라 부르는 출판사 사장 갈지석을 호출해 정체를 밝히고자 하나 한세주가 잠시 방을 비운 사이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때부터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 했다)


"분명 나폴레옹 쌈 싸먹을 기세로 위풍당당하게 내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었는데!"


출판사 사장은 한세주의 말을 믿지 못하고 금시초문의 이름을 지닌 유령 작가도 자기가 보낸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어이 상실한 표정을 짓던 한세주는 '유진오'의 이름을 되내이다 불현듯 자신의 서재 벽에 걸린 '유진 오닐'(미국의 극작가)의 초상화에 눈을 돌린다. 이내  그의 이름이 급조한 것임을 알아채고 분노하는 한세주.


유진오..닐;; (가끔 그림의 눈동자가 돌아가서 깜짝 놀래키더만 요기 숨어 있었다니ㅎ)


'누구야, 누구야 너..'


오리무중인 그의 정체에 한세주는 미친듯이 괴로워한다.


한편, 백태민은 출판사에 신작 출간을 늦춘다고 통보하고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일로 동물 병원을 찾아 가는(선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점점 드러나는 그의 본색은 섬뜩하다;;),

 곳에 수의사복을 입고 잠시 일을 돕고 있는 전설을 만난다.  그녀와 상담 후 고양이 '백설'과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을 핑계삼아 백태민은 그녀에게 넌지시 데이트 신청을 한다.

백태민과 맥주 한 잔 하며 전설은 자신이 수의사의 길을 포기하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을 이야기하고, 그와 헤어져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생각에 잠긴다. 사격, 수의사 등 살생과 연관되는 일을 하면 꼭 좌절되고 마는 그녀의 운명에 대해.


'죽여서는 안되는 소중한 누군가를 죽여서 벌을 받고 있는 건가'


그런 그녀 몰래 뒤에서 한세주가 걷고 있다.

글은 도무지 써질 기미가 안보이고 복잡한 머리 때문에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해봤지만 회중 시계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루던 그가 전설이 사는 집을 찾아간 것이다.


공교롭게 전설의 집 앞을 서성이던 유진오 마주친 한세주는 여기 왜 왔냐고 따지고, 유진오는 '공항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에게 첫 눈에 반했다'고 말한다.


그 순간, 전설의 친구인 마방진의 엄마 왕방울선녀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는 대문 밖에 팥을 뿌리라고 한다.

재빨리 몸을 피한 유진오와 달리 미처 피하지 못한 한세주는 혼자 팥세례를 맞고 황급히 발길을 돌린다.


뿌린 팥을 줍던 마방진은 팥을 주워주던 유진오를 보고 한 눈에 반하지만, 그의 손엔


하트..가 아니고 팥알을 쥐고 있을 뿐.


한세주를 쫓아가던 전설은 그에게 잃어버렸던 회중시계를 돌려 받고 기뻐하며 자신이 10년 전 일했던 샌드위치 가게 (한세주와의 첫 인연의 장소이기도 한)로 그를 데려간다.


'작가는 글로 말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첫 원고를 몰래 보고 설렜던 10년 전 모습을 회상하는 전설.

 

글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나는 미친다.
ㅡ 바이런


작가의 꿈을 키우던 풋풋한 청년 한세주와 팍팍한 세상 매달릴 게 책밖에 없었다는 독서광 전설, 두 사람은 공통 관심사인 책과 글 얘기로 통한다.

그녀가 묻고 그가 답한다.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데요?"

"독창적인 작가요."

"아무도 모방하지 않는 작가요?"

"아니,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


"샤토브리앙!"


둘은 동시에 대답하고 함께 웃었다, 고 기억하는 그녀.


반면 한세주는 그녀가 모르는 자신이 겪은 10년 전 사건을 떠올리며 씁쓸해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시절 그가 수없이 쓰고 버리고 했던 파지들의 흔적에서 굉장한 작가가 될 사람임을 예감했다며  그를 계속 응원해왔다고 말한다.


"지금 잡은 지푸라기가 동앗줄이 돼라.

글이 밥이 되고, 밥은 또 글이 돼라.

고단한 인생이 이 사람의 발목을 붙잡지 않기를. 지금 겪는 고통의 시간이 시련기가 아니라 수련기 이기를."


이어 10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작가가 됐냐'는 그녀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한세주는 가게 밖을 나선다. 뒤따라나선 전설은 우연히 백태민 작가는 TV화면보다 실물이  낫다는 얘기를 꺼내고,


 "나는? 화면이랑 실물이랑 어느 쪽이 더 나아?"


두 사람이 투닥투닥 하는 중에 파파라치 기자의 카메라에 둘의 모습이 포착되고, 한세주는 전설의 손잡고 전속력을 다해 뛰기 시작하는데..그녀는 회중시계를 떨어뜨리고 다시 줍고 달리고 건물 외벽에 숨고..


뭐지, 이 장면은?

그의 꿈 속(혹은 전생)에서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에 한세주는 또다시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괴로움에 절규한다.


"네가 뭔데. 내 꿈속에, 내 머릿속에, 내 소설속에 나타나는 거냐고. 대체!"


그리고 다음날, 여지없이 스캔들 기사에 휘말리게 된 한세주는 애써 담담한 척 대응하며 맘 잡고 글을 다시 써보려고 하나 여전히 글은 뜻대로 써지지 않고..

이 순간은 어떤 작가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잘 써지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자문자답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또다시 한세주의 책상에 앉아 타자기로 맘놓고 글을 쓰고 있는 유진오. 그를 발견하고 한세주는 불같이 화를 낸다.

어떻게 집에 들어왔냐는 질문에 허무맹랑한 대답을 늘어놓고, 누가 보냈냐는 질문에 자기가 스스로 보내서 왔다고 대답하는 유진오 때문에 한세주는 미쳐버릴 듯한 모습으로 그를 쫓아내고자 한다.


그 순간 백태민의 아버지 백도하가 한세주의 집을 찾아오지만 한세주는 자신에게 배신감을 줬던 백도하의 방문이 달갑지 않다. 한세주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  인기척을 듣고 한세주의 집필실에 들어간 백도하는 테이블 밑 보게 되고 '작가가 집필실에 둬서는 안 될 물건을 뒀다며 치우라'고 말하고 나가버린다.


그가 본 건 유진오가 아니라 소설 '인연'의 초고였다!


더이상의 화를 못 참고 너 따위 때문에 내가 무너질 수 없다며 유진오를 밀쳐내는 한세주. 그의 집필실에서 백태민 작가의 첫 소설 '인연'이라는 책과 한세주 작가의 초고 '인연'을 발견하게 된 유진오는 그에게 묻는다.


"작가님도 혹시 유령 작가였습니까?

백태민 작가의 '인연'을 대신 써준..유령 작가였습니까?"


한세주는 직접적인 대답 대신,


"나는 내 글을 뺏기면 뺏겼지, 남의 글을 뺏지는 않아"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유진오가 자신을 대신 해서 쓴 연재소설 '시카고타자기'원고를 눈 앞에서 불태워 버린다.



그와의 인연이 여기에서 끝...?일리 없는, 뒷이야기는 5, 6회 리뷰에서 계속됩니다.


<시카고타자기> OST 中,
          SG워너비의 '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

https://youtu.be/_CR7wMkw7w0


여기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

가끔 그대는 먼지를 털어 읽어주오


어떤 말을 해야 울지 않겠소

어떤 말을 해도 그댈 울릴테지만

수 많은 별을 헤는 밤이 지나면

부디 아프지 않길


여기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

가끔 그대는 먼지를 털어 읽어주오

언젠가 사랑에 대해

묻는 이를 만난다면

전부 그대였다고 말하겠소


그대의 잘못이 아니오

비겁한 나의 욕심에

그댈 놓친 것이오

시간이 지나면 나를 원망하고

잘된 일이라 생각할 것이오


여기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

가끔 그대는 먼지를 털어 읽어주오

언젠가 사랑에 대해

묻는 이를 만난다면

전부 그대였다고 말하겠소


웃어주시오 이젠 돌아서겠소

다시 사랑할 수 있길 바라오

다만 아주 가끔 기억해주시오

서툴렀던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여기 우리의 얘기를 쓰겠소

가끔 그대는 먼지를 털어 읽어주오

언젠가 사랑에 대해

묻는 이를 만난다면

전부 그대였다고 말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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