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기
두 권의 책을 내고 7월의 끝에 한 권의 책을 더 냈었다. 결코 잘 쓰는 글이 아닌 줄 알면서 염치 불구하고 시집을 가장한 짧은 글을 모아서.
세번째 책 역시 자가 출판이다.
읽히는 책이 되고픈 간절한 마음은 있지만 부족한 필력으로 책을 내고 직접 부딪힌 현실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냉정하고 가혹하다. 그럼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나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내 손으로 직접 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과정은 고되지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고 즐거운 일이기에. 남들이 어떻게 볼지에 대한 걱정보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내가 원하는 삶에 충실하고 싶다.
ㅡ 프롤로그 중에서
서툰 표현 투성이고 부끄러운 고백의 글이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나 스스로를 위로한다. 한 권 한 권이 모두 진정한 내가 되어가는 과정이고, 내가 만든 책은 내 '용기'이자 나를 위한 '선물'이니까.
아주 조금은 달라져있을 내 모습을 기대하면서 다음 번 꿈을 준비한다.
'나'의 이야기가 언젠가 '당신'에게 가 닿길 바라며..
지금은 곽푸른하늘의 '읽히지 않는 책'을 듣고 있다.
《밤과 노래》(장연정 저, 인디고출판사)라는 책을 읽다가 p144에서 발견한 노래다.
이런 제목의 노래가 다 있구나.
'읽히지 않는 책'이라는 제목을 본 순간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쩐지 내 얘기인 것만 같아서. 가사도 꼭 내 속을 들여다 본 것만 같다.
기타와 첼로의 선율이 깊은 밤, 애잔하게 마음을 울린다.
곽푸른하늘 '읽히지 않는 책'
도저히 읽히지 않는 책에
불과한 나는
네가 들여다볼 때마다
나를 펼쳐볼 때마다
주인공인 나는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얼른 덮어줬으면 했어
나는 네가 쉬지 않는 공휴일
오늘 아침 떨어트린 머리카락
너의 창문에 말라붙은
빗방울 물 자국
기억하지 않는 어젯밤의 꿈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인 나는
네가 지루해할 때마다
흥미를 잃어 갈 때마다
뻔한 결말인 나는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들려지는 게 힘들었어
나는 네가 쉬지 않는 공휴일
오늘 아침 떨어트린 머리카락
너의 창문에 말라붙은
빗방울 물 자국
기억하지 않는 어젯밤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