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볼 일 없을 줄 알았다.
부끄럽고 못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우리 관계도 바닥까지 치고 내려갔었다.
지난 날 뭐가 그리 잘났다고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할 말 못할 말 따박따박 다 했을까.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삐딱하게 바라보니
어느 순간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나쁜 쪽으로 틀어졌다.
그 땐 아쉬울게 없다 생각했다.
한동안 등지고 살았다.
엎지러진 물이라 생각했고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생각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분들이 먼저 손내밀어 주셨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지난날의 과오를 들춰내지도 않으셨다.
다시 주워 담고
되돌아가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너그럽게 바라보고 행동하면
다시 아웅다웅 다툴 일 같은 건 없다.
너무 많이 돌아왔다.
온갖 우여곡절을 다 겪고나서야
깨닫는 이 어리석음 때문에.
그분들을 볼 때마다
부끄럽고 뵐 면목이 없어
고개가 숙여들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다.
남은 여생은
그분들께 진심으로 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