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쪽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mileall Sep 03. 2020

언니의 ‘시절 인연’

바람처럼 물처럼

언니가 모임톡에 ‘시절 인연’ 노래를 올리셨다.

애잔한 노래로구나!


“사람이 떠나간다고 그대여 울지 마세요.

~

가는 인연, 잡지를 말고 오는 인연, 막지 마세요.

~

사람이 떠나간다고 그대여 울지 마세요.”


나는 가는 인연을 잡아본 적도 있고, 오는 인연을 막아 본 적도 있다. 노래 가사는 새로운 인연을 말하고 있지만... 오래되고 좋은 사람은 정성껏 잡았고, 새로 오는 사람 중에서 나빠 보이는 사람은 막았다. 새로이 오는 모든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절 인연 뜻도 올리셨구나. ‘인연에 시절이 붙으면 어떤 의미일까.’ ‘시절 인연’ 뜻을 읽으며 언니 생각을 한다.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나, V언니, E언니)를 예뻐해 주시는 언니 생각을 한다.


‘시절 인연’은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인연,

깨달음과도 만나게 되는 때가 있듯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아무리 가지고 싶은 것이 있어도

무르익지 않으면,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가질 수 없다 하네.
시절의 때가 되면 만날 수밖에 없다 하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구나. 오고 가는구나. 가고 오기도 하겠지.


노래를 다시 듣는다.


“~

친구가 멀어진다고 그대여 울지 마세요.

영원한 것은 없으니 이별에도 웃어 주세요.

~”


어쩌나, 아직도 영원한 것이 있다고 말하고 싶으니...  ‘이별에도 웃어 주라니...’

친구가 미국으로 이사 갔을 때, 그냥 이사 갔을 뿐인데도 나는 울었다. 친구의 이별과 내 이별에 겨워 나는 슬퍼했던 사람이다. 좋은 이별도 나쁜 이별도 모두 울었구나. 아직은 어떤 이별에도 웃어 줄 수 없다. 그래서 오래도록 영원히 함께 할 사람이 아닌 듯하면, 그런 인연이 아니면 막았구나. 현재 있는 인연, 좋은 인연을 더 챙기며 지내자 했구나.




언니는 친구도 사물도 코로나도 오고 가는 인연이라 하신다. 좋았던 날을 생각하고 고마웠던 날을 간직하며 살자 하신다. 우리도 ‘바람처럼 물처럼’ 지내는 좋은 인연이자 하신다.

우리 추억에 그리움을 묻혀 말하시는구나!

언니의 수많은 ‘시절 인연’ 중에, 우리가 있다.


얼굴 마주 보며 우리 인연의 시간 가질 날을 고대하신다는 말에 감동이고 감사하다!!!


(2020.9.1)




매거진의 이전글 무겁게 살고 싶은 1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