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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eall Apr 01. 2022

깡마이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정말 다르다. 자신과 다르다 하여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도 뒷말 할 필요도 없는 듯하다.



다니던 피트니스에서 GX 수업이 없어졌다. 뜻하지 않은 긴 휴식을 가진 후에 3월 초부터 다른 피트니스를 다녔다.

좁은 운동 공간, 적은 개수의 샤워 부스, 협소한 탈의실, 게다가 앱 예약 클릭에 성공해야만 운동이 가능한 피트니스를 갔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깡마이 선생님과 수업하기 위해서였다.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며 힘겨이 가까스로 다닌지 2주만에 선생님께서 갑자기 그만두신다고 선포하셨다. 그순간 아프신가, 무엇 때문에 많이 힘드신건가, 걱정되었다. 그러면서도 잘 보내드려야겠구나, 했다. 선생님의 정열과 성실함을 알기에 그 결정에 마음 아팠다. 나도 피트니스를 그만두면 되는 일이지만, 회원권 환불금을 이유로 남아있을 J언니가 마음에 쓰였다. 선생님이 그만두신다고 통보한 이후로 내내 심란했다. 즐겁던 운동이었는데 선생님을 더이상 볼 수 없는 허탈감에 마음이 뻥 뚫린 느낌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안다. 선생님께서 잘 하신 결정이란 것을.


깡마이 선생님께서 그만두시고 4일이 지나니 피트니스의 열악한 현실을 견디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탈의실 풍경도 가세하여 (내가 알거나 또는 모르는 타인을 대상으로) 대놓고 열등감을 드러내는 회원들도 보였다. 이런저런 핑계로 그만둔다. 사람들에 관한 얘기는 거두절미하고, 궁극적인 첫번째 이유는 여기 피트니스에 있으면 선생님 생각이 더 날 것 같다. 현실적 이유는 핑계일 뿐이다. 그만두기 위한 나열일 뿐이다. 선생님의 부재가 결정적 이유다. 근원적 요소를 중요시하는  나(me)이기 때문이다.



“선생님, 잘 지내세요.

제자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선생님을 따르는 듯 했지만 실은 자기 이속을 차린 행동이어서 많이 불편하셨지요.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강단있는 수업을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즐거운 곡으로 저희 수준에 맞추어 세련된 안무로 지도해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이 마음을 전할 길은 없지만 선생님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드러내야만 아는 것이 아니잖아요.

선생님, 건강하시고 자제분들과 좋은 시간 가지시며 행복한 웃음 지으며 지내시길 바래요.

그동안 무척 감사했습니다!”


(2022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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