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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Jul 21. 2020

코로나 이후의 세계

책 리뷰

COVID-19는 전 세계를 덮쳤다. 곧 끝나지 않을까 했던 기대감은 이제 사라지고, 어느덧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 하지만, 일자리, 교육, 경제, 여행과 레저, 국가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변화는 급속도로 빨라지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감염병은 늘 존재했고, 사망자도 많았지만 또 그 속에서 의학은 발전했고 사회 전분야에서 변화를 이끌어냈다. 책 제목과 달리, 우리가 고민해야 되는 것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post 코로나)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with 코로나)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느 위치에 놓여있는가?


어쩌면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에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당연한 것들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한국과 미국의 의료, 복지, 경제, 사회문화 다양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온전히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다시 짚고 넘어가 보고자 한다.


COVID-19 자체는 긍정적일 수 없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제위기 속에서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헛되지 않다.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재택근무 혹은 원격근무, 온라인 플랫폼 강의는 존재했다. 다만, major 라기보다는 minor에 가까웠고, 직장이나 학교는 여전히 일을 하는 공간과 교육을 하는 공간, 다시 말해 장소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일자리와 교육의 형태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예를 들면 직장에 출퇴근하는 개념도 사라지고, 누구나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업의 선택권이 다양해지고, 잠재적 소득에 대한 기회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평생직장은 없지만 평생직업은 가능하다.

그러나, 한 곳에서 계속 일할 수 없다면 고용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배우고 경쟁력을 갖추어야 평생 직업이 가능할 테니까 말이다. 한편, 앞으로 일자리는 의료, 보건, 바이오 생명 분야로 집중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미지수다. 의료분야만 해도 인력이 많이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보상해주기보다 생명을 다루기에 그 노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꼭 필요한 분야이기에 인력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없다면 노동의 강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올 것이고, 기존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던 교육으로는 현장에서 버틸 수 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사람이 완전히 대체될 수는 없어도 분명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전 세계가 느슨하지만 공급망으로 연결되고 확장될 것이며, 공급망에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번 사태로 유통망의 중요성은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의료용품, 개인보호구, 식료품, 위생용품 등 사람들의 불안심리로 인해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수요가 급증하게 되는 순간 적절하게 분배하여 공급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다. 마찬가지로, 전자상거래와 배달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는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교통이 좋은 곳에 상점과 자영업 가게를 열었지만, 앞으로 신선한 제품을 신속하게 배달하기 위해서는 물류창고와 유통센터가 도시 외곽이 아니라 도시 중심으로 곳곳에 배치되어 지금보다 숫자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가게를 열게 아니라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허브(hub)를 선제적으로 만들어서 배달업체와 계약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미디어의 미래는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균열이 생길수록 악의적으로 이용될 위험성이 커진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 네이버 등 휴대폰에서 보이는 게시물이나 뉴스들은 요즘 Curation(맞춤)되어 사용자에게 보인다. ‘빅데이터’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무수한 개인정보와 데이터가 쏟아지는 가운데 각자의 성향을 기억하고 분석해서 손쉽게 관심 있는 분야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내가 원하는 내용만 보면 한쪽으로만 치우쳐질 수 있고 과도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할 경우에 편향될 수 있다는 함정도 있다.

특히, 국가재난사태에서 불안심리가 가중되는 상황인 경우 더 그렇다. COVID-19 관련 내용은 하루에도 수십 번 여러 채널의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나 보건복지부 등 공식 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정보들을 무분별하게 쏟아내고, 맹신하는 집단이 생긴다.


난 그럼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확신은 들지 않았다. 적어도 Outdated 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이고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우물 밖을 볼 수 있어야겠다 정도?

사실 난 어릴 적부터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좋아했는데, 10년 전에는 스마트폰보다는 폴더폰을 고집했고,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카메라보다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었다. 그런데 돌아보고 나니 그렇게 하나를 고집부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딱히 디지털을 거부할 이유도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변화를 이끌지는 못하더라도 뒷좌석보다는 앞좌석에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만큼은 말이다. 그래서 올해 읽었던 2권의 책을, 끝으로 추천하려고 한다.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볼 만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저자 최윤섭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저자 김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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