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은 이론일뿐, 아이를 믿고 나를 돌보자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자연스레 육아서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나 요즘은 유튜브 등 다양한 SNS채널을 통해서 육아 전문가라는 분들이 설명을 해주는데, 출퇴근 운전시간이 많다보니 가볍게 듣기 좋았다. 가끔 시간이 나면 소아과 책을 펼쳐보기도 하고, 정신의학 교과서 중 소아정신의학 part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동료에게 연락해서 묻기도 하고 나름대로 육아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하나의 이론에 매몰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아직 100일도 되지 않는 아들이지만 그 사이에도 참 많은 행복과 배움을 주고 있다. 엄마도 처음이고 아빠도 처음이고 아이도 이 세상이 낯설고 처음이지만 참 잘해주고 있다. 건강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 먹고 자고 싸는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거나 평소같지 않으면 엄마는 걱정이 많다. 아무래도 맘까페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 엄마와는 달리 아빠인 나는 직업병 답게 reference를 중요시한다. 확신이 있어야 대수롭지 않게, 지켜보면 좋아질거라고, 큰 문제 아니라며 안심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역시나 정답은 없다. 수학문제처럼 남들과 똑같이 공식에 대입하면 술술 쉽게 풀려나가는 듯하다가도 늘 가던 길이 막혀있을 때도 있다. 좌절할 필요도 실망할 이유도 없다. 그럴수록 한템포 뒤로 물러서서 마음을 편안하게 다루려고 노력하면 자연스레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도 많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스트레스 받고 있지는 않은지, 불안한 것은 아닌지, 감정이 상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살펴보자.
이처럼 내가 경계하는 것이 있다면 부모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드는 control issue이다. 그리고 내가 이랬으니까 상대방도 이럴것이라는 단순 경험을 토대로 하는 접근법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하니까 좋다더라 -> 우리 아이에게도 무조건 해봐야지" 라며 일관성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사람이 모두 다른 것처럼 아이들도 타고난 기질이 다르고, 부모가 살아온 배경도 다른만큼 양육방식도 차이가 난다.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가급적 피해야할 것은 명확하다. 바로 독박육아다. 육아는 기본적인 생리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넘어서서 아이와의 상호작용이다. 즉, 양육자의 정서가 아이에게 전달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게 한다면 아무리 참고 견딘다고 한들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고 언젠가 균열이 일어날지 모른다. 어떤 형태로든 부담을 나눌 수 있도록 고민해야하고, 무엇보다 양육자 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균형잡힌 육아 철학을 정립해 나가는게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