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생각하기]내 안의 스크루지에게
Carl Ivar Gilbert, Christmas Eve
Charlotte Sternberg, Christmas Florist, 1996
Norman Gilbert, Christmas Party, 1971
Jay Rechsteiner, Bad Painting #8:White Christmas 2017(with Fox and Friends)내 안의 스크루지에게
베푼다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베풀 수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타인과 함께 하는 행복감이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스크루지 영감의 삶을 살고 있는 날들이다.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히 좋을 것은 없었다. 늘 그랬다. 마음은 허하고, 착잡하고, 외롭다.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지만… 그래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문자 정도는 보낼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히 어떤 부분에서 어떤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스크루지에게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무언가에 상처 받아 사람에 대해서는 꾹 닫혀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 그는 사람이 아닌 돈에 의지하며 살아갈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꼭 그래야겠다고 다짐하듯… 가난한 마음 한구석에는 사람에 대한 상처가 있다. 여리고 예민한 마음을 지키려 그토록 애써야만 하는…
하지만 스크루지에게는 그를 안쓰럽게 여기는 유령들이 크리스마스에 선물처럼 스승이 되어 나타난다. 그의 과거와 현재, 그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 미래를 본 그는 두려움에 이렇게 묻는다. 미래는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리고 믿는다. 자신의 행동이 바뀌면 미래는 바뀔 것이라고, 그렇게 그는 타인에게 베푸는 기쁨, 선물하는 기쁨을 선물처럼 얻게 된다.
나도 물론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과연 무엇을 베풀 수 있을까. 마음? 어떤 마음? 사랑? 어떤 누구에게 어떤 사랑을? 기쁨? 어떤 기쁨? 행복? 어떤 행복??? 감사? 무엇에 대한 어떤 감사??? 정보? 돈? 기부를 권하는 곳들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커피값 만원으로… "하지만, 경제력이 없는 나에게는 커피값 만원? 나한테 제발 만원만이라도 기부해 달라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요즘에는 돈을 벌려면 정보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돈이 되는 정보 가치가 있는 정보 그래서 사람들이 기꺼이 돈과 시간을 들여 보고 싶은 정보들… 내가 가진 정보는 대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 삶에 무언가 가진 것이 있다고 생각해야 많건 적건 베풀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대체 나눌 수 있는 무엇을, 그래서 돈으로 만들 수 있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 걸까.
돈돈돈 거리는 요즘 세상. 돈돈돈 거려서 개과천선해야 한다 나무라던 스크루지 영감과 대체 다를 것이 무엇이 있나? 돈이 있어야 그림처럼 함께 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이다.
하지만, 스크루지는,
죽는 순간에서야 깨달았던 그의 유일한 친구 말리의 유언대로, 결국 스스로를 구해낸다. 브라보~!
아직 늦지 않았다. 너 자신을 구할 시간…
돈을... 벌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목숨 걸고 실천하며 돈에 몰입하는 스크루지가 되어야만 하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 스크루지 영감은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1843]의 주인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