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걸, 알렉스 카츠
추상과 구상 사이, 대상의 한 부분이 클로즈업된다. 패셔너블하고 쨍한 색들과 간결한 선, 진지한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별다른 의도가 없는 카츠의 그림은 대중들에게 시원시원하고 예쁘고 멋지게 받아들여진다. 그의 아내이다가 뮤즈라지만, 특정한 대상의 내면을 그리려고 애를 쓰지 않는다. 그냥 그린다. 사이즈와 클로즈업된 구성, 색만으로 그의 그림은 꽤 쿨내 나게 가볍고 멋지다.
탄산이 올라오는 듯한 청량감이 어째서 이렇게 감각될까.
한 인터뷰에서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이 있는데 당신의 그림에서 변하지 않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지금은 패셔너블한 그림이나 패션을 소재로 한 그림이 흔하지만, 1970년대만 해도 그림은 진지한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컸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의 그림이 흔하지 않았다. 나는 시대는 늘 변하며 영원한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 시절에도 패션을 소재로 한 작품에 도전했다. 그렇게 변화하는 시대와 만난 것이다.
영원한 건 없다. 모든 건 변한다. 그게 세상이다.
- 알렉스카츠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그림에 꼭 무언가 진지한 의미와 의도가 담겨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
코카콜라 마시면 뼈가 삭는다느니 그런 진지한 연구들과 잔소리들도 중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씩은 코카콜라를 시원하게 들이켤 시간도 필요하겠지. 관계도 일상도 삶에도 가끔씩은 그런 공간을 내어줄 수 있을 때 균형이 잡히지 않을까.
죄책감 없이 가볍게 버블거리는 시원한 청량감을 즐길 수 있으려면 대체… 무엇이 필요하단 말인가. 혹은 무엇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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