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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May 19. 2024

[100-6] 마주하는,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

공연노트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은 각각의 의자 앞에 선다. 그리고 이 퍼포먼스의 배우들은 서 있는 각각의 사람들 앞에 선다. 그리고 한 명씩 돌아가며 마주한다. 시각장애인, 외국인, 할머니, 할아버지, 배우 등 한 사람 한 사람과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가만히 바라본다.


어색했다. 어디를 봐야 할지. 어떻게 봐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미소를 짓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그러다 보니 입 주변에 쥐가 날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본 적이 있었나. 이렇게 마주 한 적이 있었을까. 눈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었을까. 언제나 말이 앞서니 누군가의 얼굴을, 눈을 그렇게 한참을 마주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눈이 얼굴이 한분 한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글쎄. 그들의 삶이 또 나의 삶이 이 한 번의 퍼포먼스로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왠지 무언가를 느껴야 할 것만 같았지만, 나는 그리 감성적인 타입은 아니어서 눈가가 촉촉해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았다. 나중에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 그냥 나 대로 나답게 서 있으면 될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Between Glances: A Symphony of the Unsaid 5.18~5.19
코리아나 미술관 c-lab 8.0 프로젝트  X 코끼리들이 웃는다 <마주하는>  


커뮤니티 기반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다. 공연은 잘 보지 못하는 편인데  <물질>이라는 공연의 소개글을 보고 공연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했다. 그리고 마침 박물관 미술관 주간에 무료 공연이 있어참여해 볼 수 있었다.



참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했던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물질>

[공연소개]

“밤마다 더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어날 때마다 몸이 무거워요.

그렇게 영영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발끝을 잔뜩 세워서 걷게 됩니다.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면 호흡을 아낍니다. 하루를 살아남으면 다시 하루가 반복됩니다.

밤마다 웅크린 채로 누워 묻습니다. 정말 살아남은 것이 맞나요?

아침이면 대답처럼 눈이 떠집니다.

섬처럼 떨어진 사람들이 각자의 물결 속에서 허우적댑니다.

내가 마주하는 이 물결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번져가는 물결은 어디에서 멈춥니까? 물결은 도무지 지치 지를 않습니다.

물결을 이해하려다 물음을 멈추지 않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살아남은 것이 맞나요? 대답처럼 물결이 흔들립니다.



* 어느 제주도 해녀의 인터뷰 중 ‘물질’이 ‘죽기 위해 들어가 살아서 돌아온다’ 고 했다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물질’이다.


https://www.sejongpac.or.kr/portal/performance/performance/view.do?performIdx=34099&menuNo=200004


https://naver.me/xDjLZqbW



#백일백장 #책과강연

#마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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