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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Sep 14. 2020

[그림으로 생각하기]희망과 절망

George Frederic Watts, Hope1886

한 여성은 구 위에 가까스로 몸을 기대고 있습니다. 눈은 가려진 채 줄도 거의 다 끊어진 리라(수금)의 한 가닥 남은 줄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 버락오바마에게 영감을 주었던 그림입니다. 조지 프레드릭 왓츠(George Frederic Watts, 1817~1901)의 희망(1886년)입니다.



저 구는 지구를, 여성은 인류를 상징합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재, 그림에 눈이 한참 머무릅니다. 절망적인 상황,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개인의 일상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깁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듯 사람들은 자유롭지 않은 일상, 그리고 점점 달라지는 일상에 우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코로나 확진자분들의 마음은 또 어떨까요. 인류는 절망하고 있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몸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씩 끊어져 나갈 때에도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는 그 희망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그림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유명인사들 덕분이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1958년 ‘자유를 향한 위대한 행진’에서 ‘희망’을 주제로 이야기했으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는 26년간 감방에 있을 때 벽에 이 그림을 붙여놓고 계속 바라보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출소 이후 남아공 대통령이 되며 이 그림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젊은 시절 다니던 교회 목사의 설교 중에 이 그림을 보게 되었고, 감동을 받아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 제목을 ‘희망’으로 정하게 되면서 이 그림은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버락 오바마는 그의 자서전 <담대한 희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점의 그림을 통해 누구에게나 소망의 줄이 끊어질 때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자신의 정치적 역할도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데 있다는 것을 배웠다”

버락 오바마, 담대한 희망


누구나 희망의 줄이 하나씩 둘씩 그냥 속절없이 끊어져 나갈 때가 있습니다. 絶 끊을 절 望 바랄 망, 그것이 바로 절망입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한 줄의 희망을 부여잡고 삶에 대한 혹은 꿈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을 때, 그림은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그림 그다음 장면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요?




미래는 열려있습니다. 그 한 줄의 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단 한 줄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

여러분이 지금 꼭 잡고 있는 그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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