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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Mar 01. 2023

[100-60] 나에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feat. 백백프로젝트 백일장)

스티브잡스 스탠포드 연설문 중

My third story is about death.
세번째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When I was 17, I read a quote that went something like:"If you live each day as if it was your last, someday you'll most certainly be right."
제가 17살 때,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하루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당신은 언젠가 정말로 확실히 옳은 길로 가게 될 것이다.

It made an impression on me, and since then,for the past 33 years!, I have looked in the mirror every morning and asked myself:
그 글은 저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그후로 33년동안 저는 매일아침 거울을 보면서 저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If today were the last day of my life, would I want to do what I am about to do today?"
만약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내가 오늘 하려고 하는 일들을 할 것인가?

And whenever the answer has been "No" for too many days in a row, I know I need to change something.
그 답이 ‘아니’ 라고 몇일동안 계속 나온다면, 나는 무언가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Remembering that I'II be dead soon is the most important tool. I've ever encountered to help me make the big choices in life.
내가 곧 죽게된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내 인생의 중대한 선택을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Because almost everything - all external expectations, all pride, all fear of embarrassment or failure - these things just fall away in the face of death, leaving only what is truly important. 왜나하면 대부분의 세상일들은 모든 외부의 기대들, 모든 자존심, 실패에 대한 모든 두려움들 이런 것들 모두가 죽음 앞에서는 다 사라지고 진실로 중요한것만 남기 때문입니다.

Remembering that you are going to die is the best way I know to avoid the trap of thinking you have something to lose.
내가 죽게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것은 혹시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You are already naked. There is no reason not to follow your heart.
여러분들은 이미 벌거벗은 채로 있습니다. 내 마음을 따라 충실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And that is as it should be, because 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바로 '죽음'이니까요.

It is Life's change agent. It clears out the old to make way for the new.
죽음이란 삶을 변화시키는 한 요인입니다. 죽음은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오래된 것을 제거합니다.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여러분들의 삶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사면서 낭비하지 마십시오.

… 하략

스티브잡스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매일 아침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일을 하겠는가? 라고 매일 거울을 보고 물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읽고 감명을 받았지만, 한번도 거울을 보고 물어본 적은 없었다.


“오늘 내가 죽는다면?”


글쎄.


나 역시 약 5년전쯤 암에 걸렸었다. 유방암이었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중이었고, 그래서 영어시험준비를 하며 엎드려서 공부하던 중 무언가 가슴에 멍울이 잡히며 쎄한 기운을 느꼈었다. 아, 이거…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바로 병원을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영어성적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다면 모든 일이 물거품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도 상황적으로도… 그래서 두달 후 영국에 들어갈 영어성적이 나온 후에야 병원에 갔고, 병원에 가서 수술날짜를 잡고나서도 나는 바로 영국으로 먼저 갔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싶어 직접 가서 입학날짜를 미뤘고, 영국의 병원시스템을 알아두었다. 그리고나서야 다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나는 요양병원에서도 공부를 했으며 학원을 다녔고 모든 치료가 끝나자 마자 다시 영국으로 갔다. 그때 내가 두려웠던 건 죽음이 아니었다.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나갈 수 있는 그 기회가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까 그것이 정말 두려웠다.


나는 이 때 나의 결정과 행동력에 대해서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흠…나 쫌 대단한데…’ 하나도 장착되어 있지 않던 자존감을 세워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확신 같은게 있어 다시 그 때가 된다해도 나는 같은 결정을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다시 또 그런 비슷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면? 자포자기하는 느낌으로… 이번에는 그냥 조용히 주변 정리를 할 것 같다. 아… 진짜 드디어 나 공식적으로 사라질 수 있는거야? 라며, 어쩌면 다소 안심하면서…


그런데 사실 죽는것도 쉽지가 않은 일이다. 워낙 의료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데다가(특히 한국) 죽고 싶어도 막상 죽어야 할 때가 되면 왠지 죽고 싶지 않아지는 사람의 마음 때문에도 그렇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는것. 나는 이 것 역시 이 시대의 문제 중 하나라고 본다. 제때 잘 죽는 일.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스티브잡스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몰입의 황농문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난 내 장례식이 어땠으면 좋겠는지 구상을 시작해보았는데, 아직 먼 훗날이다. 왜냐하면 아직 내 미션은 시작도 안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꽃들과 동물들, 그리고 내가 키운 소수의 사람들에 둘러쌓여 해맑게 웃으며 ‘나 이제 드뎌 간다 안녕~ ’ 인사하며 내가 죽는 날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고 싶다.



결국…


이렇게 잘 죽기 위해서는



결국…


내 삶을 잘 살아내어야 하는 것이다.


아… 갑자기 매우 피곤하고 귀찮아지지만,


생즉사 사즉생.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이순신


홧팅!



P.s. 어쩐지 지난 글에서 이어지는데, 나의 지옥은 죽음을 흘깃 곁눈질로나마 대면했던 이 때가 아니었다. 돌아보면 오히려 이 때는 그래서 망설임도 없었고, 그래서 나 다운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두려웠지만 그래서 내 생애 최고로 강력한 전환점이 될 수 있었던, 어쩌면 뜻밖의 행운에 가까웠던 그런 사건이었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내가죽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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