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호숫가

by 신소운

마른 나뭇잎 하나

바람타고 비타고 또르르 굴러본다

부러질세라 조심조심 안아올린 작은 손가락

곱슬머리 계집아이는 오늘도 언니따라 낙옆주으러 왔나보다

멀찌기 멈춰있는 낯선이의 나룻배

초겨울 아버지를 닮은 두툼한 외투자락

안녕하세요

소리치며 힘껏 들어올린 발뒤꿈치에

무심히 손흔드는 백발 낚시꾼의 배려

구름은 온통 분홍으로 물들고

일과를 마친 하루 해는 지친 귀가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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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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