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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Mar 27. 2023

4.1 숨은 그림 찾기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

1 D 자동차 안 / 시환 운전

(Born to be my baby 노래가 흐르고, 시환 흥얼흥얼. 창문에 기대어 잠이 든 지율 꿈을 꾼다)


/INS/ 꿈

무대 위 현수막 <상도 하늘 교회 2003 찬양회>

고등학생 밴드 그룹으로 보이는 학생들, 교복 입은 시율이 노래 한다. 학생들의 환호, 점점 시끄러워진다. 활짝 웃으며 오빠를 응원하는 어린 지율, 손에 든 커다란 종이 -시율 만세 본조비 만세


You were born to be my baby

And baby, I was made to be your man

We got something to believe in

Even if we don’t know where we stand


한참 클라이맥스로 가는데, 마이크 꺼지고 불호령


목사 당장 내려와! 너 교회에서 그게 뭐하는 짓이야?

시율 싫어요, 찬양 하라면서요? God 들어가면 다 찬송가야. 우리 끝까지 할거에요

목사 이놈의 자식이! 이봐, 자네 뭐해? 저 녀석 끌어내!

남자 (무대 뒤에서 스르륵 나타난다, 야구모자, 긴 머리, 가려진 얼굴, 국방색 우비. 서서히 시율에게 다가가고. 겁에 질린 사람들, 밴드 학생들)


/E/ 낮은 저음

끝났어 새끼야, 내 눈에 띄었으니 넌 죽은거야..  


지율 (남자의 손에 든 기다란 얇은 칼) 오빠! 도망가! 칼 들었어!


(사람들이 흩어지고 아수라장. 무대 위 현수막이 떨어져 시율과 남자를 덮고. 사람들 사이 틈으로 간신히 오빠쪽을 보는 어린 지율, 현수막 안에서 한동안 투닥거리던 두 사람, 조용해지고 남자가 걸어나온다. 피. 주륵 흘러 내리는 피를 닦으려 팔뚝으로 문지르고 벗겨지는 가발과 모자 – 남자의 얼굴은 큰 오빠가 된다..)


큰오빠 집 밖으로 나오지 말랬지? 다 죽여버린다 그랬잖아!


/E/ 선배님! 선배님!


오버랩되는 목소리

어린 지율의 비명, 큰 오빠의 죽어! 죽어! 시환의 선배님! 선배님!


지율 !! (잠이 깨고 여전한 노래 소리, 막 정차한 차)  

시환 괜찮으세요? 나쁜 꿈 꾸셨나봐요, 깨워야 할 것 같아서..

지율 (땀) .. 고마워요...(창밖을 본다 낮선 동네) 다 왔어요?

시환 마실 것 좀 드릴까요? 저기에 가게 있는데..

지율 아니요, 내려야죠. 차가 못 들어가겠는데요.

시환 예, 저 위로 조금 걸어가면 될 것 같아요. 정말 괜찮으세요?


(지율 먼저 내리고, 불안하게 보는 시환 따라 내린다. 뒷자리에서 커다란 박스를 꺼내고)


2 D 골목길


지율 (본다) 탐문가는데 선물을 샀어요?

시환 아직 애기 잖아요, 엄마가 없어진거고.. 불안해할까봐요 (문자 확인) 여청에서 나오신 분 방금 집앞에 도착하셨대요. 가요, 우리도.


3 D 따른 골목길, 하운의 집 앞

시환 앞장 서고, 따라가며 둘러보는 지율. 얼마 가지 않아 막다른 골목길, 가정집 같지 않은 샤시문. 골목에 대야를 놓고 쪼그리고 앉아 물장난하는 아이. 꼬질꼬질.


시환 하운아, 뭐해? (아이 본다) 안녕? 아저씨는 하운이 선생님 친구야. 선생님이 하운이 자동차 좋아한다고 그래서 이거 가져왔어. 같이 열어볼까? (관심 보이는 아이) 할머니 계셔? 들어가서 할머니 보여주고 가지고 놀아도 되나 물어보자.


(아이, 박스를 들고 들어간다. 따라가는 두 사람)


씬 4 집 안

허리를 반은 굽혀야 들어는 작은 문, 정리 안 된 신발 벗는 곳, 잔뜩 쌓인 배달 음식 쓰레기, 봉지, 영수증, 냄새.. 살짝 찡그려지는 미간에도 영수증 살핌 )


정아 (일어선다) 오셨어요? 여청과 이정아입니다.

시환 안녕하세요? 류시환 입니다. 이쪽은 강지율 경위님.. (지율 끄덕 인사)


CUT TO

카메라 방 안을 비추면, 잠자리에서 겨우 일어난 듯한 할머니와 남자. 이가 안맞는 서랍장위에 서너개 놓인 액자 – 결혼 사진, 아이와 엄마 사진, 할머니와 남자 사진. 지율이 사진 찍고, 시환은 한쪽 구석에서 아이와 박스를 연다. 등 돌려 앉는 할머니, 성인 5이 다 모여 앉기 힘든 좁은 공간


5 D 디졸브 / 창문없어 어두운 방, 샤시문에서 들어오는 빛이 전부다

아이와 놀아주는 시환, 웃음 소리, 말은 없다


지율 (결혼 사진 아래 날짜 보고) 결혼을 늦게 하셨네요?

정아 재혼 가정이세요. 아이는 선아씨가 필리핀에서 데리고 들어왔어요

지율 선아씨요? 한국 이름이 선아?

정아 2년 전에 결혼 하시면서, 한국 국적 받을 때, 이선아로 바꾸셨어요.

지율 아이는 아직 한국말 못하구요?

할머니 한국말은 무슨, 지네 말도 못하는 걸.. 에미가 애를 봐야 말도 배우지, 여기다 내팽기쳐놓고 밤낮 싸돌아다니느라고.. (남자 할머니를 말리고)

정아 며느님 마음에 안 드셔서 가출 신고도 안 하셨어요? 마지막 보신게 언제에요?

할머니 수시로 나가 댕겨서 몰라요. 이 집 구석에 안 산다 걔는.

지율 (일어나 벽에 걸린 옷 사진) 옷은 몇 개 걸려있네요, 이거 며느님 거죠? 뭐 입고 나갔는지 기억하세요?

남자 다른데 놓을데가 없어서 거기 걸어둔겁니다. 보통 한달에 한두번 와요. 실종 아니에요.

할머니 무시, 실종은 아무나 하나.. 볼것도 없는 걸 누가 데려간다고.. 한 두어달에 한번 온다

지율 (옷 뒤적거리다 옆에 걸린 남자 옷 주머니– 검은 비닐 봉지, 펜으로 슬쩍 눌러본다) 돈.. 이네요? 이렇게 보관하세요 현찰을?

남자 그, 그거.. 아까 은행에서 찾아왔습니다. 내일 어머니 다리.. 병원 가셔야해서..


(할머니와 눈 마주치고, 안보는 척 모른 척하는 지율, 선 채로 여기저기 살핀다. 여기저기 약봉지, 쓰레기..)


정아 아버님, 아이 방임하신다고 써 여러번 신고 들어왔잖아요. 말씀 드려도 바뀌는게 하나도 없으시고, 자꾸 이러시면 저희가 아이를 데려갈수 밖에 없어요.

할머니 제발 좀 데려가 주시오. 애미도 버린 걸 왜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하나!

남자 어머니, 잠깐.. 조용히.. 경찰관님, 보시다시피 제가 좀 아파서요, 이제 정말 잘 씻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니가 뭐가 죄송해? 니 새끼도 아닌데?


CUT TO

(시환, 혹시 아이가 들을까 자동차 귀에 대어주고 부웅..)

 

정아 할머니, 두분이 결혼했으니까 부모자식이에요. 그러면 부양의 의무가 있어요.

할머니 남의 새끼 부양하라 소리는 처음 듣는다! 그러게 그런 미친년을 왜 데리고 들어와서!

남자 죄송합니다, 어머니가 많이 화가 나셔서요.

할머니 화 낼만 하지! 피 한방울 안 섞인 애새끼 먹이고 재우는데, 왜 맨날 아동 학대니 뭐니 찾아오는데? 우리가 쟤를 머리카락 하나를 건드리나 뭘 어쩌나?

지율 머리카락 좀 건드시라고 찾아왔어요.

할머니 뭐요?

지율 애 씻기고, 먹이고, 춥지않게 계절에 맞는 옷 입히라고요! 머리카락 하나 안 건드는거, 그것도 학대에요, 방임!  


CUT TO

시환 (일부러 아이의 귀를 막고 등 돌려 앉히며 랄랄랄랄... 아이 웃는다) 소리 들려? 안들리지? 이거는 들려? 둥둥둥둥... 꺄아아악...


CUT TO

정아 (아이 보고 소리 낮춘다) 전화는요? 애 엄마가 전화도 안 해요?


남자 잘 안합니다. 올 때 되었어요, 정말 실종 아니고.. 그냥 집에 잘 안들어오는데, 오긴 와요.

지율 어떻게 확신 하세요?

남자 원래 왔다갔다 하니까.. 돈 버느라고, 일 다녀요.. 가끔은 멀리도 가서..

지율 할머니, 며느님이 생활비 잘 줘요?

할머니 생활비는 뭐.. (남자 본다) 주다 안주다 해요.

지율 얼마나 줘요? 마지막에 언제, 얼마 받으셨는지 생각나요?

할머니 (이불쓰고 눕는다) 난 그런거 모른다, 가뜩이나 골 아파서.. 다 했으면 고만 가시오, 애 안 때리고 잘 있으니 걱정말고.

정아 내일은 씻겨서, 로션 발라서 보내세요, 뺨이랑 손이 벌써 다 텄어요. 겨울에 어쩌려고..

남자 예, 제가 다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지율 근데요, 할머니.. 애기 정말 미우시면 저희가 데려갈께요. 여기다가 싸인 하나만 해주시면 되요. 애 포기한다고.. (전화기 내민다, 정아 시환 돌아보고??) 누가 친권자에요? 아버지가 하실래요?

할머니 (누운채 홱 돌아본다) 포기를 왜 해요? 그래도 사람 자식인데 이리저리 넘기고, 그러면 못쓰지 어린애를... (남자에게 눈짓) 안그러나?

남자 경찰관님, 제가 잘 데리고 있겠습니다. 애 엄마가 친엄마니까.. 저희는 싸인 못하구요..

지율 애 엄마 오면 싸인하라고 꼭 말씀 하세요. 그래야 다음에 와서 데려갈수있어요.

할머니 (일어나 앉는다) 무슨 자꾸 싸인을 해요? 우리 그런 사람들 아니에요. 애가 무슨 물건이야, 쓰레기야, 막 아무데나 떠넘기게.. 그동안 키운 정도 정인데, 우리 자식이니까 데려갈 생각 말아요! (다시 눕고) 가요, 얼른. 좁아 죽겠구만..

지율 (전화기를 넣고) 알겠습니다. 애기 엄마 연락 되면 여기로 연락 주세요 (서랍장에 명함 놓고)

시환 (아이에게 장남감 주고 서랍장으로 간다, 뒤적뒤적 옷을 찾아놓고) 하운아, 내일 이쁘게 세수하고, 이거 이렇게 입고 와, 아저씨가 꺼내놨어. 알았지? 대답대신 웃는 아이, 같이 미소짓는 시환) 아저씨는 다음에 또 올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있어? (아이, 잠깐 생각하고 자동차를 내민다) 아니야, 이건 너 주는거야. 아저씨 선물. 하운이 가져. 잠시 생각하던 아이 배시시 웃는다. 꼭 안아주고 돌아서는 시환) 잘있어, 또 올께

할머니 (짜증)고만 오소, 아무짓 안한다니까!

시환 (웃음 사라지고 매섭게) 하운이 보러 와요. 가족분들은 나중에 참고인으로 직접 경찰서 오시면 되구요.


(지율, 시환 어깨 툭툭, 나간다. 시환 따라 나가고. 정아, 남자와 인사하고 나섬)


6 D 골목, 차량 앞

정아와 인사하고 헤어짐. 차에 오른다


시환 (말없이 시동걸고, 골똘히 생각하는 지율) ... 이상하죠?

지율 일하러 멀리간다.. 그 일이 월급 받는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시환 문 앞에 배달 음식 시킨거 보셨죠? 저 형편에, 식구 수도 얼마 안되는데... 엄청 시켰던데요. 날짜를 대충만 봐도, 거의 매일 시켜먹는 것 같아요.  

지율 생활비 주니까.. 현찰이 남아 돌아요. 검은 봉다리 안에 가득.. 병원비가 아니에요. 저분들 당연히 정부지원 받을거고, 보험 될거고.. 굳이 병원비로 몇백씩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요.

시환 몇 백이요? 아까 그 봉지 안에?

지율 만원권, 오만원권 묶은 돈 다발이었어요. 대충 봐도 서너개 이상?

시환 그 큰 돈을 검정 비닐 봉지에 담아주는 은행이 어딜까요.

지율 애 엄마 일하는 은행이겠죠. 현금이 막 쏟아지는 그런 곳..

시환 여청에서 이주 여성 상대로 취업알선 하는 곳을 알아봤는데, 선아씨 기록은 없답니다. 주변에서는 사업한다고 했대요. 필리핀에서 사업하던 여자인데, 아이 친아빠 찾는다고 들어왔다고..  

지율 핑계죠. 애한테는 관심도 없고... 브로커 통한 결혼이래요?

시환 남편이 배달일을 했는데, 술집 사장이 소개 시켰답니다. 가볼까요?  


7 D 싸구려 술집 입구

한걸음 떨어져 둘러보는 지율. 안에서 화장중인 여자들 – 한국 여자들.


사장 아니, 내가 아는 다른 사람 부탁으로 중매만 한거에요, 난 진짜 몰라요.

시환 여자분은 여기서 일 안하구요?

사장 아니에요, 본적도 없어요, 사진 가져왔는데 이쁘길래.. 너 이여자 만나볼래, 돈이 많다더라, 했더니 결혼한거지.

시환 돈이 많대요?

사장 많아요.. 애가 딸려서 그랬는지, 보통 남자가 일이천 주고 데려오잖아요, 이 집은 여자가 돈을 싸들고 왔어요. 짜식, 내 덕에 팔자 고쳤나 했더니.. (눈치) 왜 자꾸 경찰이 와.. 비자문제는 아닐거고, 성매매에요?

(지율 돌아본다) 아니, 내 말은, 살림하게 안 생겼어. 사진만 봤지만 엄청 이뻐서. 아니면 왜들 찾아다녀요?.   

시환 다른 경찰들도 왔었어요? 언제요?

사장 한참 된거 같은데.. 뭐가 나와서 조사해야된다고 연락 달라고.

시환 누군지, 어느 경찰서인지 연락처 아세요?

사장 버렸지, 좀 갖고 있다가.. 어차피 그 여자는 여기 안와요, 날 모른다니까? (시환 명함 내밀면, 남자 한숨) 그러세요, 놓고 가요..


CUT TO

시환 지율 돌아서고, 사장 쓰레기 통으로 명함 툭. 들어간다


8 D 사무실

지율의 서류를 보고 있는 석호


석호 (혼잣말) 본명 율리아 피터슨, 한국 이름 강지율... 양부모님 두분 직업, 펜실베니아 출신.. 입양되었다는 말도 없네.. (커피 한모금) 뉴욕에서 범죄 심리 전공, 펜실베니아 경찰 간부 과정, 차이나 타운에서 6년 반 근무했다... 범죄심리 석사, 프로파일러 과정 이수..

(별 소득없다, 다음장 넘기고) 한국 귀화 2021년, 외사과 무도, 외국어, 협상 전문 특기자로 경력 인정되어 경위 채용한다... (고개 절레절레) 협상 전문은 무슨, 누굴 죽일려고..

(긴 한숨, 서류 마지막 줄 클로즈 업) 국내 연락처 ... (카메라 멈추고, 또렷한 글씨 ‘1. 오세영, 2. 문종태’) 오세영, 문종태... 국내에 유일한 연락처가 정말 이 두 사람이라고? 정신병원 얘기도 없고, 살인사건 얘기도 없고..      


/E/ 세영 목소리

그쪽은 자기를 못알아본다고 재미있어하던데.. 삼촌이라고 부르는 거 보면, 친한 거 아니야?


석호 (전화) 어, 난데, 사람 하나 찾을 수 있을까? 전에 경찰이셨을지도 모르고, 다른 직업은 몰라. 강씨 성을 가졌고 지금 아마 6-70대 되신 남자분... 미안.. 너무 정보가 없다.. 미제 살인 사건 유가족이야..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래, 내가 좀 더 알아보고... 최소한 사건 연도나 지역 정도는 좁히고 연락할께.... 응, 그래 바쁜데 미안하다, 나중에 통화해. (전화 끊고 다시 울린다) 예, 서장님, 아닙니다. 사무실입니다. 예,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끊고 서류 덮는다, 책상 정리)


CUT TO

종태, 은석 복귀, 얼굴이 확 피었다


종태 이석호 팀장님! 아하하.. 나왔습니다 (핸드폰 사진 내민다) 원본은 일단 그대로 넣어놨고, 은행 측에 지급정지 부탁했습니다. 영장 하나 받아주십시오.

석호 칠백만원.. 초콜렛 대금치고는 금액이 크긴 하네요. 이 근처 클럽이라구요?

종태 CD 랑 수표랑 이만큼 들었는데, 수표 중에는 이게 제일 커요. 거기 있는거 싹 다 가져다가 돌려봅시다. 지문도 건져보고.  

석호 수배자가 찍혔다는 영상은요?

은석 (영상) 이 사람입니다. 최정수, 51세. 마약 거래로 수배중인데, 2주전에 이 지점에서 나오는 게 찍혔습니다.  

종태 오늘 운수 대박이야! 생각도 못한 놈을 봤어.

석호 지점 입구 카메라네요.. (실망) 이것만 가지고는 둘이 만났다는 게..

은석 성립 안 됩니다. 하지만, 만약 최정수가 그 지점을 이용한다면, 별개 사건이지만, 일단 검거하는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종태 원래 마약이라는게, 한놈 검거하면, 줄줄이 사탕으로 나오잖아요. 게이브가 묵비권이니 이 놈이라도 먼저 잡아야지요.

석호 구역이 어디입니까?

종태 마지막 목격한 거는 레드문이라고, 요쪽에 있는 클럽인데, 아까 그 수표요, 칠백만원짜리.. 그게 거기 꺼에요.

석호 관련이 아주 없어보이지는 않는데(갸우뚱)

종태 (간본다) 뭐 이상합니까?

석호 마약 거래를 수표로 한다는 것도 이상하죠. 찔리는게 없으니 당당하게 수표로 준거 아닐까요? 그리고 마약 딜러와 공급자가 같은 은행을 이용한다는 것도..  

종태 나도 생각을 해봤는데, 파워게임일 수 있어요. 서로 숨통을 조이는 거지. 관계가 틀어져서 일부러 엿먹어라, 수표로 줬다든가, 수표는 받았지만 찜찜해서 입금을 못시키고 그냥 넣어만 둔다.. 말이 되는게, 이 영상 속 날짜요, 2주 전에 최정수 다녀간 이 날 이후, 딱 2일 후에, 게이브네 와이프가 와서 금고를 사용해요. 그 놈한테 뭔가 받은 걸 보관하러 들렸던 거 아닐까요?    

석호 그렇다면, 최정수는 두 사람이 이 은행을 거래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자신과 마약을 주고 받는다는 증거를 남겨두려고 일부러 같은 은행을 거래했을 가능성도 있네요. CCTV를 피하지않고 태연히 걸어가는 걸 보면..

종태 나머지 영상들 확인해 봐야겠지만, 충분하죠. 이 놈 마약 전과 8범이에요. 한번 다녀올때마다 손님은 팍팍 줄죠. 안전도가 팍 떨어지니까. 억울하게 나만 들어갈 수 없다.. 그럼 충분히 그럴만하죠.

석호 레드문은요? 최정수와의 거래 증거가 있습니까?

은석 올 초에 강력에서, 다른 사람을 찾으려고 잠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최정수가 거기있는 걸 강 형사가 목격했습니다.  

석호 강진우요? 그럼 검거를 하지 왜 목격만..

은석 놓쳤습니다. 저희 쪽 용의자 먼저 잡느라..

종태 그때 잠입을, 진우 혼자 들어갔어요. 다들 놈들은 다 들켜서 못들어가고.. 진우가 놈을 잡아서 복도로 딱 나오는데, 최정수를 마주쳤어. 몸뚱이가 하나밖에 없으니 별 수 있나. 한놈 잡고, 한놈 보내고.. 그렇게 된거지.

석호 그럼 게이브, 레드문, 최정수.. 셋 사이에 약이 도는 건 사실인데, 그게 셋의 공동 작품인지, 아니면 둘씩 따로 노는건지는 확실치 않은거네요.

종태 한번 들어갑시다. 애들 몸도 풀고.. 사실, 얼마전에 들었는데, 요즘 클럽에서 부킹을 하면, 12만원짜리 초콜렛을 파트너한데 준대요. 어떤 쓸개 빠진 미친 놈이.. 근데 그 초콜렛이 게이브 물건하고 비슷하다 그러네? 딱 네 알 들어서 요만한데, 스티커 상표 붙은거, 그 그림이 기억난다고..

은석 그래요? 클럽 어디요? 레드문이래요?

종태 글쎄, 모르겠는데.. 다시 물어봐야지..


CUT TO

시환, 지율 복귀하고 (다녀왔습니다..)


종태 (큰 소리) 시환아, 너 다니는 클럽 이름이 뭐냐? (석호, 은석 본다)

시환 (당황) 예?

종태 그 12만원짜리 초콜렛, 어디서 봤냐고? (은석 혼자 웃음 꾹)

시환 아 진짜.. 말 안하기로 하구서..

종태 뭘? 어느 클럽가서 놀았냐고? 레드문이야?

시환 어? 어떻게 아세요? (석호 못참고 풉, 시환 당황) 아, 그게.. 아니라, 딱 한번 갔어요, 작년 생일에.. (얼굴 빨개지며 지율 눈치) 부킹을 할려고 한것도 아니고..

종태 너, 부킹 했다는 얘기 아직 안했는데 (시환 당황) 자폭이네. 초콜렛 얘기는 네가 할래, 내가 할까?

시환 아흐으으... 진짜.. 얄미워..

종태 새끼가, 경찰 월급 얼마된다고 12만원씩 싸질르고.. 아참, 너 그때, 대답 아직 안했다? (시환 뭘요..? 삐딱) 이뻤냐고? (시환 자리로 들어가 제대로 삐짐) 뭐 어때? 젊을 때 놀아. 철들면 인생 재미없어.

시환 철 들었거든요.

종태 한번 더 가자. 너희 둘 하고, 앞집에 진우랑 민규 좀 빌리고..  

은석 민규는... 애 낳은지 얼마 안됬는데요?

종태 애를 와이프가 낳았지, 민규가 낳았어? 어린 애들이 없잖아, 지난번처럼 문 앞에서 다 걸리지 말고.  

시환 걸렸어요? 그래서 못 들어갔어요?

종태 (은석을 가리키며) 이 몸통을 봐라, 딱 봐도 조폭 아니면 경찰이지. 요즘 누가 들여보내, 영장도 없이?  

석호 (시간 체크 일어선다) 그럼, 레드문은 문 형사님이 리드하시구요, 저희가 인원이 부족하니까, 옆팀 누구 지원 되는지, 먼저 확인 부탁드립니다. 저는 회의가 있어서 잠깐.. (나가고)

종태 지율이 시환이, 준비 좀 하자. 내가 말만 리드지, 니들이 들어가니까 다 니들거야.

시환 (삐죽) 왜요? 같이 들어가시지?

종태 확 그냥..! 은석아, 조 팀장 전화해서, 저녁때 민규랑 진우 좀 빌리자 그래. 거기도 어린 애들이 없어서.. 아니, 요새는 왜 신입들이 이렇게 나이가 많아? 시환이 몇 살이냐?

시환 서른이요.

종태 참 나... 서른이 막내야. (찌릿)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은 놈.. (시환, 아 또 왜..?) 철 좀 들어라. 언제 어른 될래? 귀구멍에 콩나물이나 끼고 다니고..


(시환 손으로 왼쪽귀 가리며 외면, 지율 모르는 척 말 돌린다)


지율 오늘 가요? 누구 찾는데요?

종태 없어, 안찾아. 있다가 다 모이면 설명할께. 밥 먹으러 가자, 야근이다.  


9 N 찜질방

멀리 삼삼오오 모여앉은 아주머니들 수다, 마시던 음료수 캔을 들고 일어서는 한 여자. 쓰레기통에 버리고 수면실로. 티비보던 남자 조용히 일어나 따라가고


10 수면실

간이 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자 둘, 옆에 누워 쉬려는 여자가 뒤따라온 남자를 의식하고, 그대로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는 남자, 여자 다시 안심하고 눕고.   


11 디졸브/ 시계 바늘 조용히 지나고

혼자 일어나 여자들 옆으로 가는 남자, 잠시 내려다 보는 듯 하다가 나간다


12 카메라 워킹. 모인 아주머니들도 하나둘 누웠고, 아까보다 조용, 티비 소리 여전한데 갑자기 쿠당탕..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 남자 바닥에 뒹굴고


진우 (올라탄다) 내놔

남자 뭘요?

진우 카메라

남자 없어요

진우 찍었잖아.

남자 뭘 찍어요? 비켜요!

진우 (비키는 듯 하다 무릎으로 누르고) 카메라 내놓을래, 니 모가지 내놓을래?

남자 켁 켁.. (숨을 못 쉬겠는 듯 괴로워한다, 탕탕 바닥을 치지만 미동도 없는 진우, 잠깐 느슨하게 숨한번 쉬게 해주고 다시 누름) 여기, 여기.. (손에 쥔 핸드폰을 내민다, 사람들 뭐야 저자식..)

진우 (씨익) 그거 말고, 여기 있는 거 (팔찌를 가르킨다, 놀라는 사람들)

남자 없어, 없어..요..

진우 (무릎을 들어 숨쉬게 해주고) 풀어. 압수.

남자 카메라 아니에... (진우 이씨.. 노려보면) 아, 알았어, 알았어..

(남자 푸는 척 하다 진우를 밀치고, 밀리지 않는 진우, 남자의 팔을 꺾는다, 순식간에 팔찌 뺏고 사람 놔주고, 들여다본다)   


진우 잘 만들었네, 화질은? 좋냐?


(남자, 다시 빼앗으려 덤비고 둘이 몸싸움, 상대가 되지 않는다, 금세 굴복하는 남자, 피 한줄 주륵 흐르고.)  


13 N 경찰서

찜질방 옷을 입은 남자, 조서 작성 중. 옷 갈아입고 내려온 진우, 내용 확인한다, 힐끔 보고 고개 돌리는 남자. 문자 받고 다시 올라가는 진우


남자 아이 씨, 재수가 없을려니까..

경찰 뭐요? 현행범 걸린거?그것도 경찰한테?

남자 다 자고 있었는데..

경찰 운 좋은 줄 알아요, 저 분이 오늘 바빠서 봐주는 거야, 원래 당신같은 인간들 산산조각 내서 들고 오는 분이에요 (조서 마무리) 전에 합의로 무마하신 건도 있고, 이번에는 현행범이고.. 그냥 못 가세요, 알죠? 변호사 불러서 질질 끌던지, 다 자백하고 얼른 처벌 받고 끝 내던지.    

남자 (고개 숙이고 한숨, 그러나 소리는 에이씨..)

경찰 핸드폰, 팔찌, USB, 증거물로 압수합니다. 동의하시죠? 갑시다.. (일으킨다, 남자 따라가고)

경찰1 (가까이 오며 구경) 뭐야? 몰카?

경찰2 예, 찜질방이요.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강 형사님한테.

경찰1 강진우? 허이구.. 앞으로는 조폭 잡고, 뒤로는 몰카 잡고.. 바쁘다. 역시 최고.


(증거물 본다, 팔찌 들고) 이야, 이거 완전 미니네, 진짜 손톱만해 (경찰들 구경하고)


14 N 24시 식당

식사중인 시환, 지율 – 식판에 게 깔은 흰밥과 계란 후라이, 단무지, 맑은 무국, 김.

조금 떨어져 앉아 밥 먹던 종태, 불만


종태 사장님, 여기 우리 애들 좀 더 줄 거 없어요? 야근인데 이게 뭐야? 놀이방이야?

사장 그렇게 달라고 미리 주문하신거에요, 우리도 황당하지, 그걸 얼마를 받어?

시환 죄송합니다, 백반 값 똑같이 낼께요

사장 아니지, 그게 무슨.. 생선도 한 마리 없고, 고기도 없고.. 김치도 못 먹어?

종태 류시환 너는 똑바로 먹어야지. 너까지 왜 그래? 사내 자식이..

시환 (답 하려다 꾹) 괜찮습니다, 아까ᆞ 많이 먹었습니다

지율 (미안) 제대로 된거 먹어요, 나 때문에 고생하지 말고.

시환 진짜 괜찮아요, 일 할 때는 이렇게 먹어야 몸이 더 가벼워요.  

종태 지랄한다, 가뜩이나 솜털같은 자식이.. 나풀나풀, 주먹질이나 제대로 하겠어?

시환 (외면) 커피 가져올까요?  

지율 제가 할께요.

시환 아녜요, 마저 드세요, 그냥 누르면 되는데요 뭐..


(종태 버럭 하려는데 은석 말리고, 시환 눈치보며 커피, 지율 불편,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로 가고)


종태 저 자식들은.. 일을 하는거야 연애를 하는거야

은석 ‘들’...이 아닐걸요, 강 형사는 별로.. 뭐가 없는데..

종태 .. 그치? 저 자식 혼자 저러는 거지? 모자란 놈. 겨우 한두살 차이에 선배님, 선배님, 아주 극존칭까지 쓰고.. 저래가지고 일은 어떻게 해? 선배님, 피하십시오, 선배님, 뛰십시오.. 선배님, 쫒아가십시오.. 범인 참 잘도 잡겠다  

은석 일 할 때는 하겠죠.


CUT TO

민규, 진우 들어온다, 은석, 손 들어 테이블로 부르고, 종업원에게 손가락 두 개 펴보이는 민규, 주문 받은 여자 예에, 안으로 들어가고.


진우 (앉음) 몇시에 가시게요?

종태 니들 밥 먹고, 준비하고.. 오늘은 슬쩍 분위기만 보는 거니까, 한 두시간 잡고, 언제가 좋겠냐?

민규 10시부터 12시?

종태 그때가 피크야?

민규 따로 피크가 있나요, 그냥 그때쯤에는 자야 내일 출근하니까..


(종태 에라이.. 시환, 지율, 커피 네 잔 들고 복귀, 종태에게도 한잔, 째려보고 받는다, 은석 고마워요..)


진우 지율 오랜만! (지율 형식적인 미소, 민규와 꾸뻑)

종태 니들 잘 들어, (지율보고) 사고치지 말고, 살살.. 만약에 누구든 초콜렛 주고받는게 보이면, 너희도 그때 관심 보이면서 하나 달라 그래. 처음부터 산다 그러면 이상할 수도 있으니까.  

민규 근데 그게 아무한테나 파는게 아니고, 부킹을 하던지, 아니면 VIP 방으로 올라가야 한다는데.. (지율 본다 죄송..)

지율 해볼께요.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민규 거기서 나오는 거 절대 드시지 말구요. 약이 어디 들었을지 모르니까요...

종태 걱정마라, 쟤 그거 엄청 잘 하잖아, 먹을 거 못먹는거.. (찌릿, 지율 딴청)

은석 만약에 룸까지 못가도, 괜찮아요. 오늘은 거기 직원들 루틴 잘 보고, 수상한 사람 있는지, 그정도만 파악하는 걸로 해요.

시환 만약에 들킬거 같으면, 경찰이라고 밝히고 협조 요청하..면.. (눈치) 싫어하겠죠?

종태 영업장이야. 장사하는데 우리가 망친다고 생각하지. 들키면 그냥 나오면 돼, 아무짓 안했으니까,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그러고 나와. 뭐, 내돈내고 놀았는데, 지들이 어쩔건데?

은석 단속 아니니까 걱정 말라고 하면 별 문제 없을거에요. 퇴근하고 잠깐 놀러왔다고 하던가.

종태 그렇지, 원래 거기서 노는 놈 하나 있잖아 (시환보고) 쟤 따라 왔다 그래


(다들 피식, 시환 삐죽, 2인분 식사 나온다)


진우 (막는다, 옆 테이블 가르키며) 저희는 따로 먹을께요, 저쪽으로 놔주세요

지율 아니야, 나 들어갈거야, 준비도 해야되고.. (일어남, 시환 따라 일어서고)

종태 그래, 먼저 들어가. 우리도 금방 갈게 (둘 나가고 진우, 민규 식사 받는다)

은석 (눈으로 뒤따르는 종태 보며) 걱정되세요?

종태 걱정 되지, 시환이는 부실하지, 지율이는 의욕만 앞서지. 어떻게 쟤네 둘을 파트너로 붙여놔?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을?

진우 왜요? 그래도 지율이는 경력이 얼마인데.

종태 여기랑 거기랑 같냐? 운이 좋아 특채지, 저 자식 제대로 하는 거 하나도 없잖아, 툭하면 주먹부터 나가고, 밥은 쥐새끼만큼 먹고.. 마음에 안들어.

은석 (딴곳 보며) 앉혀놓고 둘이 얘기 한번 해보세요. 또 알아요, 형님이랑 잘 통할지.

종태 통하기는 개뿔.. 저런 애 하고는 안 엮이는게 최고야. 언제 여자애들 와서 오래 붙어있은 적 있어? 뻑하면 아프고, 다치고, 부러지고, 애 가지고.. (진우 멈칫, 은석보고 눈치, 은석 반응없다) 뭘? 틀린 소리했냐? 무슨 출생률 자꾸 떨어진다는데, 내가 아는 여자들은 죄다 임신했다고 그만뒀어. 와서들 다 경찰 하라 그래. 애만 팍팍 잘만 생기더라. 으이구..   

(진우 불편, 간신히 한술 뜨고, 은석 태연히 핸드폰, 모르는 민규 열심히 식사)


15 N 한식당

서장과 이석호, 조상현 팀장이 앉았다. 조용히 식사만 하는 두 사람.


서장 왜들 말이 없어? 아직도 둘이 불편해?

조팀장 불편하긴요, 할말이 없는거지.

서장 두 사람이 좀 가까워져야 일하기도 수월하지. 언제까지 내외할거야?


(한잔씩 따라주고, 한손으로 퉁.. 잔에만 갖다대는 상현, 두손으로 받는 석호)


조팀장은 나랑 일한지 오래되서, 뭐 눈빛만 봐도 안다, 그런 사이인데.. 요즘 나 니 눈빛이 마음에 안들어.


조팀장 왜요? 뭐 어쨌다 그래요?

서장 너, 종태.. (석호 힐끔) 문형사한테 아직도 시비 건다며?

조팀장 누가 그래요? 그 형님이 맨날 나를 못잡아먹어 안달이지.

서장 그만 좀 해라, 니들이 그러면 밑에 애들이 불편해.

조팀장 종태 형님한테 말씀하세요, 옛날일 가지고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고. (석호 듣고만 있다) 도데체 언제까지.. 그리고 그게 내 잘못이에요? 일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서장 알아, 아는데.. 니들이 이제 제일 어른이잖아. 애들보기 안 챙피하냐?

조팀장 뭘 챙피해요, 다 아는 거.. 우리 애들은 재미대요.

서장 자랑이다.. 에이그.. 이 팀장은, 문형사랑 잘 지내나?

석호 뭐, 업무적인 건 별 문제 없습니다.  

조팀장 사적인거는 문제 있고?

석호 (답 없다 - 무시)

조팀장 (피식) 이석호 팀장님, 같은 팀장이라고, 우리가 비슷해 보이나본데,

석호 그런 적 없습니다.

조팀장 서장님, 내가 경찰대 3기에요. 이런 까마득한 애들하고 같이 일한다는 거 자체가 코메디야.  

서장 코매디면 좀 웃어. 둘이 보고 셋이 보고, 차은석이까지 넷이 좀 허허허 웃으면서 일 하라고. 니들 둘이 냉랭하니까 그 쪽은 복도가 다 추워. 가까이 가기도 싫어

조팀장 웃어요? 말도 안되는 팀 만들어서 인원 다 빼가고.. 뭘 웃어요? 이유가 뭡니까? 진짜로 이 팀장 데려올려고 없던 팀까지 만든거에요?

서장 무슨 소리야? 팀을 만들어야 되니까 이 팀장을 데려온거지! 적임자니까!

조팀장 적임은 무슨.. 경찰서 근무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은 데려다가 팀장 앉혀놓고, 우리 에이스들 다 빼가고, 어디서 꼴통들 채워다가 팀 개판 만들고.. 애당초 우리 팀 밑으로 외국인 전담 팀 하나 넣기로 한거였잖아요. 왜 말 바꿔서 여러사람 바보 만들어요?

석호 (복장 단정히 하고)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오늘 일이 있어서요.

조팀장 일은 무슨 일이 있어? 임산부 놔주는 일?

서장 (에이..) 급한 일이야?

조팀장 우리 애들 데려다가 클럽에 잠복간대요. 내가 오늘은, 지난 번 일로 종태 형님 체면도 있고 하니까 허락했는데, 계속 그따위로 할거면 우리 애들 기웃거릴 생각 하지마. 쉬어야돼. 힘들고 바빠.   

석호 (바르게) 명심하겠습니다.

조팀장 (할말없고) 흠.. (술)

서장 가봐야되면 가야지, 사람이 제일 중요해. 애들 다치지 않게, 잘 가르쳐 (조 팀장 피식, 서장 찌릿)

석호 예, 내일 뵙겠습니다.

서장 (다정) 석호야,

석호

서장 시환이.. 지율이도 지율이지만, 그 놈은 앞가림 하니까.. 류시환이 좀.. 잘 부탁한다.

석호 예 (고개 끄덕, 나감)

조팀장 (생각) 뭡니까? 류시환이가 왜요?

서장 있어, 그런게.

조팀장 뭔데? 형님이 나한테 비밀이 있어요? 종태 형도 알아?

서장 몰라, 아무도 몰라 (술)

조팀장 .. (술) 형 아들이야?

서장 에이 새끼야.. 확!

(조 팀장 웃음, 서장 어이없어 웃고)

조팀장 하아, 근데 저 이석호.. 저거 너무 뻣뻣해. 아주 재수없어.

서장 왜들 그래? 인상이 그렇지, 애 착해.

조팀장 인상이 반이에요. 얼굴이 벌 나 잘났습니다.. 하는데 누가 좋아해?

서장 에이그, 그 나이 먹고 한다는 소리 봐라.. ㅉㅉ (조팀장 흥,치)


16 식당 밖 주차장

직원 대리 불러드릴까요?

석호 아닙니다, 안 마셨습니다 (직원 열쇠 건네고, 석호 차로 간다. 기다란 안테나가 달린 하얀 SUV)


17 석호 차 (운전하려는데 전화)


석호 예, 이석호입니다.

/E/ 팀장님, 류시환 경위님이 전화를 안받으셔서요, 지금 통화 가능하십니까?


말씀하세요.


/E/ 경위님이 압수품 맡기시면서 몇가지만 먼저 봐달라고 부탁하신게 있었어요, 조금전에, 아기 방 용품들 중에서 GHB 검출되었습니다.    


석호 GHB 요? 어디서요?


/E/ 제습제 통이요, 시중에서 파는 일반 상품인데, 비닐 포장을 떼었다 붙인 흔적 있습니다. 내용물은 버리고, 알약 상태의 GHB를 조금 크게 부숴서 보관했습니다. 사진 보내드릴께요. 입자가 커서 흔들면 일반 제습제랑 소리도 비슷해요. 찾기 힘드셨을텐데 대단하시네요.    


석호 수고하셨습니다. 사진 저한테 지금 보내주세요.


/E/ 그리고요, 그 방에 있던 것 같은데, 가습기에요.. 안에 들어있던 물을 버리고 가져오신건가요? 저희는 가습기만 받았는데, 물통에서 아주 소량이지만, LSD 반응이 나옵니다. 아마 물 대신에, 물에 탄 LSD를 보관했을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석호 물을 우리가 버렸는지, 운반 중에 쏟아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마약 성분은 나온거잖아요?


/E/ 지금 저희가 검출한 양으로는, 불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요. 이 약품은 우울증이나 불안증 치료제로도 쓰이기 때문에, 이걸 대량으로 어디에 사용했다거나, 상대방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약을 했다, 또는 처방전 없이 소지하고 있었다, 뭐 이렇다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만약에 그걸 증명하지 못하면, 아마 자기들 우울증 치료에 썼다.. 이렇게 나올수도 있어요. 경위님 확인하셔서, 혹시 그 안에 물이 더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데에 이런 액상을 보관하는 게 더 있는지, 좀 더 찾으셔야 할 것 같아요.   


석호 그 약들이요, 일반적으로 마취제처럼 주사나 음료수에 섞잖아요. 저희 짐작으로는 이 사람들이 초콜렛이나 술에 섞어서 판매하는 것 같거든요. 보통 양주에 넣는 것 같은데, 그럴 경우에도 환각 효과는 같은거죠?  


/E/ 더 하죠. 원래 LSD는 혀에 직접 올려서 녹이면서 먹거든요. 초콜렛 안에 넣었다면, 원재료 그대로를 다 흡수하게 되는 거잖아요. GHB도 알콜하고 같이 복용을 하면, 구토나 정신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고, 심하면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떨어져요. 둘 다 아주 위험한 약물이에요.   


석호 알겠습니다. 류 경위 연락 되는대로 전화 드리라고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 예, 이 팀장님도 수고하세요 (끊고).


(시환에게 전화, 받지 않는다, 석호 시계를 본다 밤 열시.. 다시 전화)


종태 /E/ 어디십니까?

석호 서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류 형사는요?

종태 /E/ 작전 갑니다. 레드문 막 진입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바쁘시다면서요?

석호 아이 물건에서 마약이 검출 되었습니다.  

종태 /E/ 그래요? 하아.. 이제 한시름 놔도 되겠습니다.

석호 이제, 그 약이 클럽에서 파는 초콜렛 안에 들어있다, 그것만 밝히면..

종태 /E/ 그렇죠, 다 잡아 넣는 거죠.

석호 그래서, 이만 철수 시키십시오.

종태 /E/ 예? 철수요?

석호 잠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원하는 곳에서 약이 나왔으니, 정식으로 영장 받아서 거래처 클럽들 수색하겠습니다.

종태 /E/ 하지만, 거래처가 한두군데도 아니고.. 금방 소문나서 꽁꽁 숨길겁니다.

석호 그래도 게이브를 구속시킬 증거는 잡았으니까요, 오늘은 철수 하는게..

종태 /E/ 벌써 다 들어갔어요. 나오라고 해도 지금 나올 애들이 아닐 건데.. 일단 그렇게 전하겠지만, 아, 혹시라도 팀장님이 문자 넣으실거면 조심하세요, 우리인거 티 안나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석호 .. 그 정도는.. 저도 압니다.

종태 /E/ 죄송합니다.. 애들하고 있다보니까 가르치는게 버릇이 되어서. 걱정말고 귀가 하십시오, 이쪽은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끊고).

석호 (끊고 생각. 결심하고 어디론가 운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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