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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Jun 24. 2023

7.3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진심변심괘씸

24 사무실

씻고 나온 석호, 로션 바르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오래된 사진 꺼내면, 어린 남녀 아이 둘, 조금 큰 남자 아이 둘 함께 웃고 있다


석호 /E/ 독백/ 생각

(시율아, 네 동생 찾았다. 봤지? 성질 사나운거 옛날하고 똑같아. 누굴 닮았는지.. 말보다 주먹이 먼저야 (미소) 앞으로 내가 맞을 일이 많을 거 같다. 빚 갚아야지)


/INS/ 큰 남자 아이 둘, 조그만 여자 아이에게 권투를 가르치고, 머리보다 커보이는 권투 글러브 팔꿈치까지 올라오고


시율 그렇지, 잘한다, 내 동생! 세게! 더 세게!

석호 아, 아픈데..? 야, 여자애가.. 너 커서 뭐가 되려고 주먹이 이렇게 세?

유리 경찰. 나는 아빠처럼 경찰 할거야 (발차기 시작)

석호 (맞아주며) 잠깐 잠깐, 너 반칙이야, 권투는 손만 써야지

유리 아니야. 범인 잡을때는 다 쓰는 거야 (계속 발차기)

석호 (도망) 귄투 가르쳐달라며! 야! 송유리! 아야! 아!

시율 저 놈 잡아라! 범인이다!


(유리 까르르 웃으며 석호 쫓고, 석호 웃으며 도망가고)   


석호 (혼자 피식, 전화 지이잉) 예

시환 가평에서 미키씨 영상 확보했답니다. 지금 선배하고 내려가는 길입니다.

석호 마지막 영상이 언제에요?

시환 이틀 전입니다. 주변으로 넓히면서 계속 찾아보는 중입니다.

석호 그래요, 수고하고, 자주 업데이트해요.

시환 예. 다녀오겠습니다 (끊고)

석호 (전화끊고 생각) 류시환.. 너는... (뭔가 떠오름, 전화걸고) .. 예, 형님. 별일 없으시죠?


CUT TO 국과수 복도

(가운입은 사람들 오가고, 인사)


창률 어, 거기도 바쁘지? 우리는 부검이 많아졌어.

석호 날씨 탓이겠죠. 기분들이 풀려서.. 아버님은요?

창률 여전하셔. 나아지는 것도 없고, 나빠지는 것도 없고..

석호 이번 주말에 잠깐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 되시면 점심 같이 해요.

창률 그래, 아무 때고 편하게 와. 나야 어디 갈데도 없으니까. 안그래도 전에 네가 준 미제 사건들이나 좀 들여다 볼까 하고 있었어.

석호 급하지 않아요. 주말에는 그래도 좀 쉬시고..

창률 난 그게 쉬는 거야. 이젠 취미다. 뭐라도 하나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래야 밥 얻어먹지.  

석호 제가 살게요.

창률 (웃음) 됐어, 기름쓰고 여기까지 오는데.. (사무실 앞에 멈추고)  나 지금 들어가야 되거든?

석호 예,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 드릴께요 (끊고 생각)


/E/ 독백

/형님... 유리 돌아온 거 알고 있었을텐데 저한테 한마디도 안 하셨네요. 이름 바꾼것도, 경찰인 것도 다 아실텐데요. 정말로 숨겨야 할 게 있는 겁니까? 우리 미제 사건은 언제 풀죠?/  


(지이잉) 예, 이석호입니다


경찰 /F/ 예, 팀장님, 여기 7층 영상 분석팀인데요, 오늘 아침에 신창 빌라에서 도주한 용의자, 도주 차량을 찾았습니다.

석호 (번뜩) 그래요? 번호판 확보했어요?

경찰 조회해 봤는데, 개인 차량이구요, 소유주는 정동현, 32세, 전과 기록 없고 현재 무직입니다. 주소지 보내드릴께요.

석호 감사합니다 (전화 끊고 문자 확인) 신림동, 신림동... (난감, 고민하다 전화) ... 문 형사님? 어디십니까?  

종태 탐문 나왔습니다. 왜요?

석호 아침에 도주한 신창동 용의자, 차량 확보했습니다. 주소지가 신림동입니다.

종태 시환이는요?

석호 가평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내려가는 중입니다. 미키씨 영상을 찾아서요.  

종태 주소 보내세요. 저희가 가보겠습니다.

석호 저도 곧 출발하겠습니다.

종태 아뇨, 여기는 저희 둘로 충분하구요, (은석에 오라고 손짓) 팀장님은 피해자 주변 조사 좀 진행해주세요. 시환이가 한다 그랬는데, 가평 갔으면 오늘 안되겠네. 그 동네 CCTV가 별로 없으니까, 대신 주민들 차량 블랙박스 걷어 오시구요. 피해 학생 소지품, 일기, 이매일.. 잘 됐네, 러시아어 하시죠? 뭐 수상한 거 있나 꼼꼼히 봐요. 난 외국어는 까막눈이라 봐도 몰라요.    

석호 알겠습니다.

종태 혼자 가지 말고. 누구 없어요?

석호 괜찮습니다, 현장에 대기 인원 있을겁니다.


씬 25 허름한 주택가


종태 그거랑 다르지. 앞집에 애들 누구 있을거에요. 어제 다들 잠복갔다가 들어왔을거니까, 하나 데리고 가요. 우리는 지금 출발합니다 (전화 뚝. 차량 탐승, 문자 확인, 네비)

은석 (네비보며) 신림동이요? 뭔데요?

종태 아침에 놓친 놈, 도주 차량 주소지래. 다행히 지 차야.

은석 (운전) 자기 차가 있었대요? 멀리 세워놨었나?

종태 골목이 좁아서 그랬을수도 있고, 카메라 피하느라 그랬을수도 있고.

은석 시간이 너무 짧은데요. 범행 후에 옷이라도 갈아입고, 씻고.. 한두시간안에 바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종태 정확한 사망 시간이 아직 안나왔으니까, 일단 조사 해 봐야지. 어쨌든 경찰 낌새채고 냅다 뛰었어. 켕기는 게 있는거야. (차 큰길 접어들고, 전화) 어, 진우야. 좀 쉬었냐? 부탁 좀 하자. 러시아 여대생 살인 사건 탐문 가는데, 우리가 지금 이 팀장 밖에 없다. 너나 민규나, 하나만 따라가자.  

진우 아, 아침에 거기요?

종태 응, 내가 시켰다 그러지 말고. 가서 살짝 도와줘. 끊는다 (툭)


26 강력팀

진우 (??) 뭐야..

민규 뭔데요?

진우 어, 오늘 아침 신창동 살인 사건.. (석호 들어오고, 속닥) 탐문 나가라.

민규 저요?

진우 (서둘러 일어서며) 나는 다른 거 좀 알아볼게 있어서.. 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쉴 수 있을때 푹 쉬어!

민규 예?

석호 (진우 후다닥 나가고) 오형사, 잠깐 시간 되면, 나랑 어디 좀 갈래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에요.

민규 에..? ... 예...


27 (경찰서 계단 내려오다 지이잉)

진우 예, 강진우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28 강릉 경찰서


경찰 뉴스 보셨습니까? 저희 이제 조사 다 마치고, 곧 2차 브리핑 들어갑니다. 뉴스로 보시는 것 보다 직접 들으시는게 좋지않나해서, 먼저 알려 드리려구요.

진우 (주차장 나가며) 순순히 자백합니까?

경찰 여자분은 백프로 인정했구요, 남자는 아직도 사고였다, 아이가 심하게 울다가 숨이 턱 막히더니 죽었다, 뭐 이러고 있습니다.

진우 때려서 울렸겠죠. 숨 막힐때까지.

경찰 저희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아참, 수사가 좀 오래걸린 건, 아이가 아직 출생 신고도 안 되어있었어요, 남자가 처음에는 아이에 대해 모른다, 자기 아이 아니다, 뭐 아는 사람의 아이다, 이렇게 잡아떼어서..

진우 (차 시동 걸려다 멈칫) 출생 신고를 안 했어요? 그렇게 갓난 애기는 아니던데? 혼외자.. 인가요?

경찰 맞습니다. 남자는 가정이 있고, 여자는 사실상 사실혼이라고 우겨도 될만큼 오랫동안 내연관계였는데, 그걸로 살인의 고의성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하고 같이, 가족처럼 놀러다니고 한 증거들도 있어서..

진우 부인은 알고 있구요?

경찰 아이가 있는건 몰랐구요, 그냥 여기저기 만나는 여자가 많다고만 생각했답니다.

진우 대놓고 두 집 살림이라.. 혼외자라서 작정하고 살해한 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실수였다고 계속 우기면..

경찰 여자분은 그동안 간간히 폭행이 있었다고 증언했구요, 일단은 아동학대, 폭행치사, 사체유기까지만 혐의가 입증될겁니다. 강 형사님 덕분에 빨리 해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우 아뇨, 별 말씀을요. 같이 있던 친구가 다 했습니다.

경찰 그 분께도 인사 전해 주십시오. 저희는 뭐, 얼굴도 못 뵈어서..

진우 예, 그러겠습니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찰 예, 수고하십시오 (끝)

진우 (전화끊고 한숨, 의자 젖히고 생각)


29 차 안, 시환 운전, 지율 고개 푹 꺾여 자고

(지이잉...)


지율 (눈도 안뜨고) 예

주영 강 형사님, 저 안주영입니다. 전에 물병이랑 휴지, 유전자 샘플 맡기신거요,

지율 (눈 비비고) 예.

주영 이 분, 용의자신가요? 대조할 샘플이 있으면 해드릴께요.

지율 아뇨, 아직은.. 아니에요. 뭐 나온거 있어요?

주영 남성이시고, 특별한 지병 없구요. 함께 주신 다른 분들 샘플하고 대조해봤는데, 어느쪽하고도 가족 관계 성립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그 두 분이 아니라, 저희 DNA 데이터베이스에, 이 분하고 관련있는 샘플이 하나 있어요.

지율 (번쩍) 어떤 관련이요?

주영 이분의 친아버지요. 왜, 미제였던 사건들 다시 한번씩 조사하잖아요. 그중에서, 84년에 있었던 살인 사건인데, 살해된 피해 여성의 몸과 소지품에서, 여러 사람의 흔적들을 체취했었어요. 당시에는 혈액형 정도만 알 수 있었는데, 그 시료들을 2004년에 재검했을때, 성인 남자 세명의 DNA를 찾았어요. 그런데 저한테 주신 이 분 DNA가, 그 중 한 사람하고 친자관계 성립합니다.   

지율 용의자들은 지금 어디있어요? 찾았어요?

주영 너무 오래전 사건이라, 한 사람은 이미 사망했고, 한 사람은 무혐의 받았어요. 그리고 이 분 아버지는 못 찾았구요.   

지율 못 찾아요? 아직도 도주 중이에요?

주영 아니요, 그게.. 가족들에 의해서 장기 미귀가자로 신고되면서, 이미 주민등록이 말소된 후 였어요.

지율 가족이라면, 부인이나.. 자식들이요?

주영 결혼했는지는 모르겠고, 말소 신청은 어머니가 직접 하신걸로 나와요.

지율 혹시 아들이 범죄자라서 고의로 그런걸 할 수도 있을까요? 숨기려고?

주영 뭐, 그렇게 마음 먹으시면, 그러실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것도 복잡해요. 일단은 가출에서 실종으로 인정을 받아야하고, 그럴려면 최소 4년에서 7년은 연락이 안된다는 증거나 증인이 있어야 하구요. 보통 이런 경우, 시골 어르신들은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그냥 놔두는데, 좀 특이한 케이스긴 해요.

지율 그러네요.. 84년, 무슨 사건이었다 그랬죠? 제가 좀 찾아보려구요.

주영 구로구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이에요. 사건 번호랑 DNA 결과지 보내드릴께요. 나중에라도 이 분, 대조할 단서 나오면 연락주세요. 바로 해드릴께요.

지율 예, 고맙습니다 (끊고)

시환 누구 DNA요?

지율 아는 사람이요. 용의자는 아니고.. 아니, 예전에 용의자였다가 벗어났어요. 그냥 몇가지 확인할게 있어서 해봤어요.


회상 /INS/ 창률의 집에서 빈 물병, 크리넥스 등을 몰래 담는 지율

아버지 병원에서 자신의 입안을 훑은 면봉을 담고, 자리에 누운 아버지 이마의 땀방울도 묻혀 따로 담고.


지율, 다시 누워 자는 척, 시환 운전 계속하고   


지율 /E/ 생각


/아버지의 자식도 아니고, 나하고도 가족이 아니면, 어머니가 낳아 온 자식도 아닌거네. 송창률... 네 친아버지가 범죄자, 아니, 최소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 이건데... 그런 너를, 경찰인 내 아버지가 입양을 했다는건, 그런 사실을 다 알면서 그랬겠지? 그럼, 어머니도 알고 있었나? 그럼 너는...? 송창률 너는 네 친아버지를 알고 있나..?/


(머리가 아파오는지 눈을 꾹 감는 지율, 지이잉... 진우 확인) 어..  


진우 /F/ 어디야? 잠깐 시간 돼?

지율 얘기해. 간단하게.

진우 (?) 뭐야..? 야, 전에 바닷가에서 네가 건져온 애기, 결론 나왔다고 전화왔어  

지율 뉴스 봤어.

진우 자세한 거 알려줄까? 조금 전에 강릉서에서..

지율 됐어. 죽였으니까 버렸겠지

진우 ...? 안좋은 일 있어? 무슨 일이야?

지율 없어. 졸려.

진우 야, 네가 해결한 사건이야. 앞뒤가 어떻게 된건지 관심없어?

지율 내가 뭘 해결해? 그날 그냥 바다에 갔고, 똥 밟았고, 다른 사람이 똥 치웠어. 더 이상 알 필요없어. 끊어. 피곤해 (전화 뚝)

시환 (당황) 진우 형이에요? 그 애기 사체 유기 사건이요?

지율 (눈 감고) 예


(시환 눈치, 더 이상 묻지 않고)


30 차 안, 진우 열받아 씩씩


진우 이런 싸가지...?? 얘는 뭐야 도데체? 지가 해결한 사건을 뭐? 똥 밟았는데 남이 치워? 어린 애가 죽었는데, 비교하는 거 하고는... 우워, 정신이 확 드네... 이 자식이 뭘 믿고 나한테 이래? (호흡) 안되겠는데? 내가 너무 잘 해줬나?


(씩씩거리다 다시 전화, 받지않고. 끊고 다시 전화)      


시환 (지이잉... 스피커 폰 켜고) 어, 형

진우 야, 너 지율이랑 같이 있지? 걔 뭐야? 왜 그래? 사건 풀었다고 기분 좋아서 전화했더니, 똥 밟은거라 관심이 없어?

시환 (눈치, 지율 눈 감고 무시) 에이, 그 뜻이 아니시겠지

진우 아니시긴, 짜식아. 너, 네가 문제야. 네가 너무 우쭈쭈 해주니까 걔가 주위 사람을 다 호구로 보는거야.

시환 아니야, 그런거..

진우 아니긴? 문형사님이 욕하는 이유가 있었어. 오늘도 봐, 지 열받는다고 지네 팁장을 갈겼다며? 걔 제정신이야?

시환 형, 지금 이거..

진우 너, 네 하늘 같은 선배님, 예의 좀 가르쳐. 위아래 없다는거 듣기는 했지만, 나한테 아까 그게 할 소리야? 짜식이 이쁘다 이쁘다 하니까 아주..

시환 (눈치) 형. 스피커폰이야

진우 ... 어디가냐?

시환 가평.

진우 잘됐네. 가는 동안, 오는 동안.. 강지율이 뭘 잘못했는지, 예의범절이 뭔지, 차 안에서 확실하게 가르쳐. 강지율! 너 올라와서 나 좀 봐.

시환 끊어. 들어가서 봐. (끊으려는데)

지율 범죄자 아들이래 (시환 멈칫).

진우뭐? ... 누가?

지율 우리 아버지의 큰 아드님 (시환 ..?)  

진우 어떻게 알았어?

지율 집에 있는 거 몇 개 주워다 유전자 검사해봤어. 친아버지가 오래전에 있었던 살인 사건 용의자야. 현재는 장기간 실종에 의한 주민등록 말소. 내 아버지는 그걸 다 알면서도 데려왔을거야. 왜 그랬을까?

진우 혹시, 아버지가 담당하셨던 사건인가?

지율 아닐거야. 너무 오래전이야. 구로동 다방 여종업원 살인... 1984년.  

진우 84년? 야, 진짜 오래전이네. 자료도 별로 없겠다.

지율 왜 하필, 범죄자의 아이를 왜 데려왔을까? 심리가 뭐야? 불쌍해서? 아니면 뭐 죄 졌나? 미안해서?

진우 형님도 아셔? 자기 친아버지가 그런거..?

지율 그럴수도 있지. 다 커서 입양했잖아. 재밌네... 살인자 아버지를 둔 아들이, 대를 이어 살인을 할 확률은 몇 퍼센트일까? (시환..??)  

진우 야, 그건 좀 오바고..

지율 가능해. 범죄자 친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경찰인 양아버지의 가족을 죽인다..

진우 그만해. 이상한 상상하지 말고. 드라마도 아니고, 현실에 그런게 어딨냐? 너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았구나? 좋아, 아까 일은 봐준다. 그래도 다음에는, 나한테는 말 똑바로 해. 그러니까, 짜증나기 전에 얘기하면 되잖아. 지금처럼 다 들어줄거 잘 알면서...네가 그러면 듣는 사람은 서운해... (시환 힐끔, 이거 뭐지..) 아까 내가 화낸거 미안하고, 다녀와서 얘기하자. 그 사건 좀 찾아볼께. 시환이 운전 조심하고.   

시환 어, 형, 수고

진우 그래, 수고 (끊고)

시환 (망설)... 두 분이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시나봐요. 뭐가 뭔지, 이젠 제가 더 모르겠는데요.  

지율 (시간보며) 얼마나 더 가요?

시환 한 40분이요. 주무세요 (지율 다시 눈 감고)  


31 신림동 동광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차량을 확인하는 은석, 경비와 이야기를 마친 종태 나오고


은석 없는 것 같죠?

종태 오늘 못봤다는데?

은석 새벽에 도주하면서 집으로 바로 오지 않았다면, 다른 갈 곳이 어디 일까요?

종태 출근.. 도 아니고.. 무직이랬잖아. 아마 나 같으면 친구 만나거나 게임방.

은석 (피식) 사우나 아니구요?

종태 요즘 애들은 잘 안가더라고.

은석 어쩌죠? 기다릴까요?

종태 근처에 있어보자고. 경비 아저씨한테 부탁해놨어. 들어오면 전화 달라고.


(디졸브) 해 떨어지고, 건너편에 주차하고 기다리는 두 사람, 종태 하품. 차량 하나 서서히 속도 줄이고 길가에 정차, 두 사람 번호판 확인하는데 맞고.


종태 왜 저기다 세우지? 간 보나?

은석 누굴 기다리는 것 같은데요?

종태 누구? 경찰?


(한동안 서있던 차량, 다시 서서히 움직여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종태 가자.


(은석, 차를 움직여 주차장 입구를 막아놓고. 내려서 용의자에 가까이 가려는데 눈치채고 전속력 도주, 쫒아가고. 대로 무단횡단, 퇴근시간이라 복잡한 거리, 사람들 밀리고 비명, 쓰러지고.. 추격전. 종태 부딪혀 넘어지는 사이 골목으로 꺾이는 남자, 갑자기 나타난 은석에 주춤, 뒤로 가려다 종태 막아서고.)


남자 에이 씨..

종태 나도 에이씨다 (손바닥 보며) 다 까졌네.. (다가가 체포) 왜 쓸데없이 이렇게 멀리 와? 뛴 만큼 다시 가야 될 거 아냐... (은석 넘겨받아 앞장 서 걷고, 종태 툭툭 먼지 털고 헉헉) 에휴..


32 가평군 설악 파출소

모니터 앞에 앉은 오 경사. 뒤에서 함께 들여다 보는 시환과 지율


시환 교회 주변을 제외하면 주로 버스 정류장, 마트..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목격이 되네요. 아까 재래 시장에서 일행으로 보이던 남자는 신원이 나왔나요?

오경사 안그래도 오전에 통화하고 잠깐 출석했었습니다. 차량 추적하니까 바로 집주소 나와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구요.

시환 미키씨를 안대요?

오경사 예. 전부터 연락 하는 사이였고, 이번에 와서 며칠 같이 지냈는데, 방값 문제로 싸우고 나갔대요. 자기는 교회로 들어갔을 것 같아서 크게 걱정 안 했답니다. 며칠 있으면 들어오겠지, 그랬나봐요.

시환 교회라면, 미키씨 가는 거기요? 이 남자도 거기 사람이에요?

오경사 아주 열성 신도는 아니것 같고, 아마 물건 납품하느라고 이름만 올렸을거에요. 이 동네는 그렇거든요. 이 종교 아니면 저 종교.. 각자 자기 신도 물품만 받으니까, 거기에 납품하려면 그쪽 신도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죠.

시환 이 사람... (서류보고) 생수.. 공급하네요.

박경장 (멀리서 커피 두 잔 가져오며) 그 사람은 그냥 직원이에요, 사장은 아니고. 배달만하는데, 물량이 엄청나요. 아마 매일 가야하지 싶은데?

시환 신도 가입은 어렵지 않은가보죠?

박경장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그래도 일이백 이상은 내요. 가끔 얼굴 비추고, 기도회 같은거 하면 1박 2일도 하고요.  

시환 가택 방문 하셨습니까?

오경사 아니요, 아직이요. 낮에 배달 나가야되서 집에 아무도 없다고요, 여섯시쯤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보고) 대충 지금 가면 되겠네요. 주소 거기 적혀 있죠? 멀지 않아요.

시환 (서류보고) 신천 중앙로 12번지 부흥촌..

지율 근처에, 일본 여성들끼리 모여 사는 동네가 있다고 하던데요. 신도들만 밀집해서 산다는 마을이요. 거기 주소도 아세요?

오경사 거기가 거기에요, 부흥촌. 이름만 아파트지 옛날 연립같은 그런건데, 실소유주가 그 교회에요. 기준은 잘 모르겠고, 어쨌든 신도한테는 월세를 싸게 주나봐요. 전부 4개동이고, 아마 여자들 중에 절반은 일본 사람일걸요?  

시환 다들 한국 남자랑 결혼하구요?

오경사 거의가 그렇다고 봐야죠. 아니고서는 국적 취득하기도 힘들고, 정식 취업이 아니라 장기 체류가 힘드니까요.

시환 저희가 교회 분을 좀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전화 연결 자체가 안되서요  

박경장 거기가 요새 행사 때문에 바빠요. 있다가 같이 밀고 들어갈까요?

지율 그렇게 해도 책임자가 만나 줄까요?

오경사 누가 어떻게 가던지, 책임자는 못 봐요. 그래도 일단 아무라도 만나면, 위로 보고는 올라가겠지요. 경찰에서 왔었다고.  

시환 아니, 경찰에서 만나자는데, 그냥 그렇게 무시해도 됩니까?

오경사 글쎄요, 무시까지는 모르겠는데, 그 사람들, 어쩌다 면담에 응한다고 해도, 아마 형사님들이 원하시는 그런 높은 분은 만나기는 힘들거에요.

박경장 솔직히 지금, 정확히 무슨 사건이 터져서, 이러이러하다,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거기가 그렇게 누구 나와라 할수 있는 만만한 조직이 아니에요.. (오경사 툭 치고, 입 닫음)

오경사 (눈치) 사건일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여기까지 오신거니까, 저희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습니다. 그런데 종교 상대하는 거는 .. 생각만큼 간단하지가 않잖아요, 다 아시면서.. (시환 지율 떨떠름, 표정보고 눈치, 말 돌리기) 아, 그런데 미키씨 같이 있던 남자요, 저희가 좀 더 조사해봤더니, 유부남이더라구요. 작년에 일본 여자랑 결혼했어요 (서류 내밀고) 히나 마츠다라고, 안그래도 저도 이 부분을 좀 더 알아볼까 하고 있었습니다 (지율 시환 서류 보고 이건 뭐지?)  


33 길거리/ 부흥촌 앞


시환 (차 안에서 내다보며) 뭐죠, 이 동네? 파출소가 저 앞인데.. 차로 7분 걸렸으니까, 걸어도 15분 20분이면 왔을건데, 왜 거기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흔적없이 사라졌을까요?


지율 한국말이 서툴다, 그리고, 어쩌면 경찰보다 더 믿는, 다른 곳이 있었겠죠?

시환 교회? (생각) 하긴, 비자도 만료된 상황이었으니까.. (길에 지나는 사람 발견) 스이마생, 니혼 히또 데스까? (실례합니다, 일본 사람이세요?)

여자 (아이를 감싸 안으며 고개만 끄덕, 남자 돌아보고)

시환 (차에서 내리며 경찰 뱃지 보이고) 오타즈네시테모 이이데스카?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남자 무슨 일이시죠?

시환 아 한국 분이세요?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혹시 근처에서 이 분을 보신 적이 있는지..

여자 (사진 보고나서 남자에게 속닥속닥)

남자 교회에서 본 것 같다는데요, 잘 알지는 못한답니다.

시환 언제 봤는지 기억하세요?

여자 아, 센 슈...? (지난 주?)

시환 그 이후로는 못 보셨어요?


(여자 고개를 저으며 주춤거리고, 남자 아이와 여자를 데리고 큰 길 쪽으로)


시환 협조 감사합니다


CUT TO

여자 길가로 나서는데,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두명의 일본 여성과 무어라 속닥속닥 이쪽을 보고.. 눈치 챈 지율 차에서 내려 시환에게 눈짓, 다가가려는데 여자 둘, 먼저 다가오고


시환 곤니치와, 오타즈네시테모 이이데스카? (안녕하세요?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경찰 뱃지 보여주고)

여자 1 미키 찾아요?

시환 아세요?

여자 1 도망가요. 없습니다.

여자 2 남자 거짓말입니다. 나쁜 사람입니다


(시환 지율 긴장)


/F/ 서툰 일본식 한국어

그 남자, 가짜 교회 사람입니다. 일본 여자하고 결혼해서 돈 벌어요. 거짓말 많아요.


/INS/ 짐 가방 싸는 일본 여성, 화 난 남자 말려보지만 여자 뿌리치고 나가고. 남은 물건을 집어던지며 분을 삭히는 남자.


여자 1 결혼해서 여기 살아요. 히나 일본 가고 남자 혼자 살아요. 일본 여자 필요해서, 많이 많이 초대해요

여자 2 미키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여자 너무 많아요. 결혼 못 해요

시환 그럼 혹시, 두 사람이 싸우거나 폭행, 이렇게 막 때리거나..

여자 1 알아요. 미키 얼굴 여기 (손으로 가르키고) 피나요.

지율 언제요?

여자 1 아, 3일? 4일? 뛰어서 나와서, 그 다음에 안 와요.


(여자 2, 1의 팔뚝 툭툭치고, 여자들 보더니 황급히 돌아서서 건물 안으로. 시환 지율 돌아보면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경차 한대, 체격 좋은 호남형 남자, 많이 꾸민 외모. 차에서 내리고 집에 오려다 두 사람 보고 멈칫)


시환 경찰입니다. 조한수씨?

한수 (한숨) 진짜 왔어요? 아까 다 얘기 했잖아요.

시환 (뱃지) 서울에서 왔습니다. 미키씨 실종건으로요. 마지막 본게 언제입니까?

한수 (포기) 오늘이 4일째에요. 연락 한번도 없었구요, 짐은 다 위에 그대로 있어요. 보실래요?

시환 감사합니다


(남자 앞장서 올라가고 뒤따르는 두 사람)


34 빌라 안, 신발장 앞에 미키씨 짐, 비교적 깨끗, 사람 사는 집


시환 미키씨 짐인가요? 왜 여기다 꺼내 놓으신거에요?

한수 언제 와서 가져갈지 모르니까요. 집안에 들어오지도 말고, 거기서 싹 꺼지라고.. (지율 삐딱, 눈치) 그 안에, 여권이랑 지갑이랑, 다 그대로 있어요. 전 진짜로 하나도 안 건드렸어요.

지율 짐만 안 건드렸어요, 아니면 사람도 안 건드렸어요?

한수 아니 제가.. (머뭇) .. 제가 그 여자를 어떻게 했으면, 아까도 경찰에서 오란다고 순순히 가고 그러겠냐구요. 지금도 여기 다 보여드리잖아요, 결백하니까.

지율 뭐가 결백한데요?

한수  뭐가 됐든... 실종이라면서요? 저도 그 여자 연락두절이에요. 여기서 나가고 나서는, 연락 없었어요.

시환 히나씨.. 처럼요?

한수 (당황) 그 여자는... 거기는 지금 일본에 살구요, 벌써 한참 전에 돌아갔어요, 자기꺼 다 챙겨서... 이 여자도 그럴 것 같아서 짐 다 싸놨잖아요, 다 가져가라고.

시환 이혼은 안 하셨네요?

한수 본인 동의가 있어야 하죠? 홀라당 일본가서 연락이 안되는데, 제가 어떻게 혼자 이혼을 해요?

시환 가출 신고 하셨어요?

한수 아이, 그런거 몰라요 (눈치) 이제 해야되는데, 혹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고..

지율 다시 올지도 모르는데, 미키씨를 집에 데리고 왔어요? 부인하고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한수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걸려가지고.. (눈치) 저기요. 저기 찬장 안에 유리컵.. (시환보면) 히나가 짐 챙겨가면서 컵은 깨지니까 몇 개 두고 갔나봐요. 미키가 와서 그걸 딱 보더니 여자 있냐고.. 바로 알더라구요. 일본 여자들이 좋아하는 컵이라나.. 그때부터 일본 여자랑 살았냐, 어쨌냐.. 가뜩이나 번역기 돌리면서 말하느라 힘든데 계속 어쩌고 저쩌고 쉬지않고 쏘아대길래 그래, 나 결혼했다, 그랬죠. 그랬더니 나가버렸어요.   

시환 폭행하셨죠? 본 사람 있어요.

한수 (머뭇) 폭행은 무슨.. 누가 뭘 봐요.?

지율 처음부터 미키씨하고 재혼 할 생각으로, 오라고 했어요?

한수 여자 혼자 지낼곳이 없다고 그러길래..

시환 이매일하고 문자, 제가 잠깐 봐도 되죠?

한수(당황) 아니, 아니, 그게.. 에휴.. 맞아요, 결혼, 얘기 했어요. 잠깐 한 적 있어요. 그냥 툭 던졌는데 걔가 좋다고 바로 짐싸가지고 왔더라구요. 근데 무슨 교회에서 결혼식을 해야된다고.. 아시죠? 그 2-3천 만원씩 내고 하는 그거.. 미쳤어요, 그 돈을 거기다 쓰게? 그냥 우리끼리 잘 살자, 그 돈이면 여기 나가서 웬만한 전세를 얻는다, 결혼식은 나중에 돈 벌어서 하자 .. 그랬더니 승질을 내면서..   

지율 그게 아니라, 서류상 유부남이라, 교회 결혼식을 못했겠죠? 전부인하고 교회에서 했었나?  

한수 (말 못, 딴데 보고) 아무튼, 저는 그 여자 인제 몰라요. 짐이나 찾으러 오면 그때 잠깐 들를까... 딴데 가서 찾아봐요.

지율 미키씨한테 금품 받았습니까?   

한수 (펄쩍) 아니에요, 여기 이틀 있는 동안, 돈 한푼도 안 받았어요. 그 여자가 시장 다니고 하면서 좀 썼고, 숙박비도 안 받았다니까요. 얼마 있는지도 몰라요.

시환 미키씨 지갑 좀 볼까요? (받아서 열어보고) 현찰이 거의 없네요. 서울에서 기차 타기전에, 여행자 수표 1000불 환전한거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다 어디갔어요? 교통비에 며칠 시장 갔다고 해도, 반 이상은 남았어야 할텐데?  

한수 그게.. 교회에 헌금도 내고, 물도 사고..


CUT TO 지율 집안 둘러보고


시환 혼인 빙자 사기, 폭행, 거기다가 절도까지.   

한수 아니에요, 잠깐 빌려쓴거고, 다시 채워 놓을거에요. 그리고 폭행 아니에요, 둘이 말다툼 하다가 살짝 밀었어요, 그게 다에요.

시환 얼굴에 피 흐르는 걸 봤다는 목격자 있습니다.

한수 그러니까, 내가 살짝 밀었는데, 미키가 넘어져서.. 코피가 났어요. 진짜, 그게 다에요.

시환 진술 나오세요. 절도죄라도 피할려면 돈 돌려놓으시구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한수 참고인인거죠? 속여서 갑자기 뭐 긴급체포 이런거 아니고? 저 진짜 그 여자 어디있는지 몰라요. 내가 일부러 내쫒은 것도 아니고요, 지 발로 나갔다니까요.

지율 (거실 저 편에서 짜증) 그럼 때리는데 안 나가요? 계속 맞고 있습니까? (남자 눈치)

시환 (명함) 전화 바로 받으세요. 피하지 말고.


(남자 꾸뻑 인사, 지율 시환 자리 뜨고)


35 건물 계단 앞, 지율 생각

/INS/ 피흘리며 계단을 내려오는 미키, 큰 길로 도망가고, 따라 걷는 지율


시환 (뒤에서 지율보며) 예, 오경사님, 저 류시환입니다. 지금 조한수씨 만났는데요, 미키씨가 약간의 출혈이 있었답니다. 심한 부상은 아닌 것 같기는 한데, 혹시 모르니까 주변에 약국, 보건소, 개인병원까지 전부 좀 알아봐주세요. 그리고, 빈손으로 나가서 3일이 지났어요. 부근에 무료 급식소나 쉼터 같은데요, 종교 달라도 아무나 좀 머물 수 있는 곳이면 다 연락해 주시구요, 기차역, 버스 터미널, 그 밖의 공공시설 중에서 특히 화장실, 옥상, 창고처럼, 혼자 들어가 숨어있기 좋은 곳이요, 그런 위주로 찾아봐주세요. 그리고 혹시, 최근 3-4일 사이에 마트나 시장에서, 식품이나 현금 도난이요, 아주 작은거라도 신고 된거 있었나요? ... (듣고) 없어요? 부근에 다른 파출소들 좀 알아봐주세요.... 예, 부탁드립니다...(듣고) 신분증이랑 현찰을 다 놓고 나갔어요. 아직 이 근방에 있을 것 같습니다... 예, 있다뵐께요... (끊고, 지율 옆으로)    


지율 (큰 길 표지판 – 갈림길 직진 고속도로, 왼쪽 가평 전문대, 오른쪽 병원, 미키, 상상속 인물처럼 왔다갔다 길을 헤매고) 어디로 갔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기상황에서 본능적으로,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면, 굳이 역방향으로 뛰지 않아요. 눈 앞으로 차량이 다가오는 게 무섭거든요. 거기다가 미키씨는 일본 사람이고, 안그래도 차가 반대 방향에서 오는게 익숙하지 않았을거에요. 4차선 도로를 뛰어 건널만큼 위급한 상황도 아니었고, 그렇다면 아마 오른쪽으로 가겠죠. (버스 한 대 지나고) 버스 가는 쪽, 남들 가는 쪽...이 길로 내려가면 시내, 상가, 병원..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시환 .. 미키씨 교회요. 본당 나와요. 병원에서 차로 5분-10분 거리에요. 시내를 지나니까 CCTV를 뒤지면 몇개라도 더 찾을수 있긴한데.. 집 나간지 벌써 4일째면..

지율 시내에서는 벗어났죠. 작은 동네라, 만약에 아직도 시내에서 헤매고 있다면, 누군가 벌써 도움을 줬거나, 신고를 해줬을거고, 그러면 짐도 찾아야되고, 폭행으로 출혈도 있었으니까... 파출소에서 모를 리가 없었겠죠?  

시환 문제는... 교회 본당 쪽이면요, 국도를 따라서 외곽으로 계속 걸어갔다는 얘기인데... (난감) 와, 거기는 CCTV 가..

지율 병원이랑 본당까지 가야 있겠죠? 최소한 정류장 같은 곳에 한두개..

시환 설마 그 이상 더 가지는 않았겠죠?

지율 도움을 청할 곳이 거기 뿐일거에요. 많이 지쳤으면 병원에 들렀을수도 있고..

시환 거기 병원도 어차피 자기네 교회에서 하는 곳이니까요.. 만약에 미키씨가 알고 있었다면요. 가볼까요? (돌아서서 주차장으로 향하고)  


36 신창동 주택가, 주민 탐문 중인 석호와 민규,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은 사람들

(전화 지이잉, 번호 확인하고)


석호 예, 뭐 좀 얘기 하나요?

종태 그쪽은, 별거 못 건졌나봐요? 아직도 거기 있는거 보면?

석호 외국 사람이라 그런지, 가깝게 지낸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종태 .. 팀장님. 이 사건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겠어요. 오늘은 그쯤하고 들어오시죠. 직접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석호 그래요? 알겠습니다, 곧 들어가겠습니다.. 근데 무슨 일입니까? 전화로 말씀하실 수 있으면..

종태 피해 여학생이... 평범한 교환 학생이 아니네요.  

석호 예? 무슨 말씀이신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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