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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Feb 23. 2021

샤이니가 돌아왔다

그러나, 샤이니와 아무 상관 없는 글

샤이니가 돌아왔다...!


제목 그대로 14년차 장수돌 샤이니가 앨범을 냈다. 역시 초능력이라는 게 존재하는 건지.. 사방팔방 흩어져 생이별을 하고도 얼마나 짬짬이 각자 연습을 해왔으면, 제대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 완제품을 내놓을까. SM의 능력도 놀랍고, 여전한 춤선속에 숨긴 자신감이 멋지다.


2월 한달이 행복했다. 설이 있었고, 코로나로 방콕하는 1년동안 공부해 온 특수교육 (난독증) 수료증 과정을 끝냈으며, 생일날 딱 맞춰 선물로 와 준 민호가 있다...(아하하..)! 여전한 웃음과 솔직함, 그러면서도 참 선한 눈을 가진 건강한 청년이 돌아왔다. 지금까지 살면서, 순도 백프로 '남'의 제대가 이렇게 반가운건, 이승기와 민호, 두 사람 뿐이다... (남편 미안해, 넌 제대 후에 만났잖아.. ㅋㅋ).      


예능 프로에 나온 샤이니를 보다가 문득 글이 하나 생각났다. 예전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녀와서 이것저것 기록해 두었었는데, 그곳에... 샤이니가 있었다...!! 사실은, 우리가 딱 3일 늦게 그곳에 도착했다. 무려 샤이니가... 그곳에... 왔었던 거다... 간발 (이라기엔 좀 뭐하지만, 그래도 겨우 3일이니까..) 의 차이로.. 어흑.. 이럴수가....! 폭포 아래로 가는 배를 탔겠지, 커피와 도너츠를 먹었을까, 코코아랑 머핀을 먹었을까.. 분명히 허쉬 스토어에 들렀을거야... 보는 눈이 많으니 카지노는 못 갔을거고... 루시퍼 뺨치는 추측을 억누르며, 한숨으로 얼룩졌던 나이아가라를 다시 꺼냈다.


샤이니의 컴백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샤이니와는 정말 아무 관련없는, 나이아가라 여행기를 공개합니다.

어? 어디서 들리지 않나요?? 저만 들리나요..??

"Shinee is back ~~, Niagara is back ~~"         

   


1.       도착


버팔로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폭포로 이동한다. 5-7명 일행은 약 100불에 편도 40분. 사람수가 4명 이하일 때는 벤이 올 필요가 없으므로, 80불 정도면 된다. 공항에서 폭포까지 운행하는 버스도 있는데, 한 사람 당 50-65불을 받는다. 한두명이 여행한다면 이용해 볼 만 하다. 혹시 누군가 국제 면허가 있다면, 공항에서 쉽게 렌트카를 이용할 수 있고, 길이 단순해 찾기도 쉽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다 보니 호텔에 머물때도 하루밤에 30-50불씩 추가로 주차비를 낸다. 만일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서 이동한다면 2시간 이상 걸리므로 그레이하운드 (약 25불) 등 버스를 타는 게 훨씬 저렴하지만, 이 경우, 공항에서 그레이하운드 터미널까지, 나이아가라 터미널에서 호텔까지는 또 각자 알아서 이동해야 하므로, 짐이나 거리를 고려해 숙소를 정한다. 일단 나이아가라에 도착하면, 모든게 가까이 밀집되어 있어서 도보로도 충분하다. 필요하다면, $7.50 (어린이 $3.50) 에 하루동안 몇번이고 탈 수 있는 위고 WeGo 버스를 권한다. 4가지 다른 루트로 밤 열시까지 2-30분 간격으로 다니는데, 각종 볼거리와 주요 호텔 앞에 정차한다.  


미국쪽에서 차편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보자. 잔잔히 흐르는 강을 왼편에 두고 달리다 보면, 서서히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건너편으로 호텔과 카지노, 타워 등 높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꽤 길어보이는 레인보우 다리 (무지개 다리 – 이곳은 물이 많아 무지개가 자주 보인다) 에 접어들면, 미리 여권을 준비한다. 캐나다로 건너가는 국경이다. 국경 보안관이 요구하지 않는 한, 차 밖으로 걸어 나오거나 머리나 손발을 내 놓아서는 안된다. 한국 사람들은 따로 캐나다 관광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공항 입국심사에 비해 까다롭지 않다. 왜 왔는지, 며칠 있다 돌아 가는지, 불법적인 물건들 (무기나 약물 등) 을 소지하고 있는지 등으로 간단히 끝난다. 단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대부분은 기사나 가이드에게 묻고 끝나지만, 개인이 운전하는 경우에는 직접 대답해야 하므로, 간단한 몇 문장 정도는 준비하자.


This is my family - me, my husband/wife and my kids. We are from South Korea.

우리 가족입니다. 저와 남편/아내, 아이들이고 한국에서 왔습니다.


We are just traveling. This is the hotel we are going to stay (for two nights).  

여행 왔습니다. 이 호텔에서 (두 밤) 묵을겁니다. (호텔 예약 서류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비용을 아끼고 싶다면, 호텔을 미국쪽에 잡는 것도 괜찮다. 어차피 걸어서 다리만 하나 건너면 바로 캐나다이기 때문에 멀지 않고, 숙박비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싶다면, 캐나다쪽에 머물 것을 권한다. 첫째는, 폭포들이 다 미국 쪽에 있어서, 사실 미국은 폭포의 ‘뒤쪽’ 이 된다. 아무리 비싼 호텔이라도 물 한방울 보이지 않는다. 둘째, 캐나다는 모든 상업 시설을 폭포가 잘 보이는 곳으로 층층히 배치해 놓았지만, 미국쪽으로는 큰 강 줄기만 흘러 아무 편의 시설이 없다. 세째, 캐나다를 방문하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면세점에서 사는 물건들에 대한 세금은 나중에 돌려 받는다. 그리고 넷째, 캐나다 쪽에는 가까운 거리에 한국 식당이 있다.



2.       무엇을 할까


국경을 통과하자마자 구불구불 잘 꾸며 놓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색색가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다.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 사진관 등 유럽풍의 예쁜 길거리가 인상적이다. 캐나다 동부는 프랑스권으로, 언어와 예술이 미국과는 많이 다르다. 나이아가라도 마찬가지로 유럽식 영어가 많이 들리고, 건물 양식도 조금 더 기품있다. 대표적으로 폭포 맞은 편에 꾸며진 빅토리아 정원을 볼 수 있는데, 중세 유럽의 궁에서나 볼수 있는 우아한 분수대와 꽃길이 상당히 이국적이다. 부근에는 역사 박물관, 기네스북 박물관, 밀납 인형 박물관 등 소규모의 전시관들이 있고, 각 건물의 외관 자체가 특이하고 개성있어 사진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폭포길 (Falls Ave.)에서는 레인보우 다리와 폭포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가장 번화한 길인만큼, 이곳을 중심으로 특이한 건물들과 상점들이 많이 모여있다. 피곤해 할 아이들을 위해 중간중간 놀이 카페나 허쉬 초콜렛 매장, 햄버거 가게, 영화관 등이 낮은 언덕을 타고 빼곡히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무려 53m를 올라가는 페리스 휠 (10불) 을 타면 폭포 위에 가득 고인 물까지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성수기인 6월부터만 개장을 한다. 야간에는 수많은 색의 전구들을 밝혀 당당히 랜드마크의 값어치를 한다. 이 주변에는 패스트 푸드와 아이스크림 등 저렴한 간식거리들이 많은데, 캐나다에 왔으니 그중에서도 캐나다의 대표적인 도너츠 전문점 ‘팀 홀튼’ 을 방문해 보자. 어린이용 핫 초코렛이나 밀크티는 캐나다 달러로 1.50이고, 도너츠는 2-5불이다. 이곳의 커피는 스타벅스보다 연한것이 특징이고, 도너츠는 20여가지에 달한다.


이런 것들은 쿠폰북을 사용하면 꽤 혜택을 보는데, 쿠폰북은 공항이나 호텔, 상점 등에 많이 비치되어 있어 1년 내내 쉽게 구할 수 있다. 유일하게 쿠폰을 쓸 수 없는 것이 딱 하나있다면, 폭포 코 앞에 까지 갈 수 있는 유람선 투어다. 주로 혼 불로워나 메이드 오브 미스트를 이용한다. 어른은 20불, 아이는 12불로, 얼음이 모두 녹는 4월말부터 보통 10월까지 운행하지만, 날만 따뜻하면 4월 첫주에도 시작한다. 투어 자체는 약 30분정도 걸리지만, 성수기에는 그 이상을 줄서서 기다려야 할 때도 많다. 조금 특별한 걸 원한다면, 식사가 포함된 투어나 야간 조명 관람, 혹은 작은 배 한척을 통째로 대여 하는 서비스도 있다. 재미와 스릴을 원한다면, 핼리콥터 투어도 있고, 래프팅처럼 적은 인원이 탑승하는 모터 보트나, 허공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집라인 (50불)도 인기다. 물 위로 약 67m의 높이에서 시작해 시속 70km의 속도로 폭포 앞을 지나는데, 그 거리가 무려 670m 다. 노약자나 지병이 있으신 분들은 주의 하시기를…! 한 여름에만 오픈하니 꼭 날짜를 먼저 확인하자.       



3.       먹을거리


화려한 명성대로, 나이아가라 폭포는 1년에 평균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들르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10월부터 4월을 빼면, 사실 반년동안 그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입맛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이곳에서 먹을 걸로 불편할 일은 없을 거다. 하나 건너 하나가 스테이크 집 (대략 1인당 50불정도) 인데, 양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케밥이나 양념이 된 고기, 샐러드를 추천한다. 캐나다나 유럽에서 만들어진 수백가지 맥주와 와인이 갖추어져 있다. 요즘은 어디든 파히타처럼 약간 칼칼한 맛이나는 맥시코 메뉴들이 많아서, 어르신들이 드시기에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물론 $11-30 정도면 찌개나 불고기 등을 먹을 수 있는 한식당도 있는데, 성수기에는 단체 손님이 많아 조금 시끄럽고 복잡하므로,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괜찮다면, 저녁 식사 한번쯤은, 꼭, 꼭, 꼭, 전망 좋은 곳을 권하고 싶다. 가장 첫번째로 손꼽히는 건 아무래도 '스카일론 타워'로 높이가 무려 240미터다. 전망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을 내다보며 올라가는데, 이곳의 360도 전망대는 역시나 폭포 사진이 제일 잘 나오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거리가 있으니 망원랜즈는 필수! 점심이나 저녁으로는 부페나 레스토랑 중 하나를 고른다. 연중 언제든 꼭 예약을 하는 것이 좋고, 특히 해질 무렵이나 조명 쇼가 진행되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는 사람이 많다. 둘째, 타워에 자리를 못 잡았다면, 폭포 바로 앞으로 위치한 고층 호텔들을 이용한다. 이 레스토랑들은 보통 10층 이상에 있는데, 숙박 손님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은 바를 함께 하므로 늦은 시간까지 즐길 수 있다. 세번째, 마지막으로 가장 전망 좋은 자리는, 바로 폭포 앞 도로변인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다 (사진 속 샤이니가 서 있는 길거리). 간단하게 도너츠나 햄버거 (웬디스, 버거킹 등) 를 사서 아무 벤치에나 앉아 야간 조명 쇼를 기다린다. 약 2시간을 형형색색의 불빛을 비추는 쇼를 하는데, 봄가을에는 주말에, 여름에는 매일 밤 불꽃놀이를 한다. 줄줄이 차를 세워 놓고 보는 사람들도 많으니 눈치 볼 필요 없다.          


*참고:   폭포 주변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는, '환경세' 명목으로 다른 곳보다 세금을 조금 더 내야하는데, 물건을 사는 것 과는 다르게, 이 세금은 돌려 받지 못한다.



4.       나이아가라의 숨은 진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 폭포, 말발굽 폭포, 신부의 베일 폭포 등 세개의 거대한 폭포를 합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 지역으로, 엄밀히 말하면, 미국에 있는 폭포들 덕분에 맞은 편에 있는 캐나다가 꽁돈(!)을 버는 셈이다. 폭포의 높이는 대략 55미터인데, 바로 밑에는 아직도 마모되지 않고 남은 바위들이 약 20미터 정도 솟아있다. 이것 때문에 배를 타고 가더라도 아주 바짝은 갈 수 없고, 폭포 위에서 뛰어내리거나 떨어졌을 때 생명이 위험 할 수 있다. 이 바위들이 깎여나가는 게 아쉬워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가 모두 연구중이다. 수압을 줄이려고 부근에 작은 댐까지 지었다. 실제로 50년, 100년 전 사진을 비교해 보면 지금과 많이 다르다는데, 일반 사람의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들다. 말발굽 폭포 뒤쪽으로는 이 바위들 위를 걸어서 물 가까이로 가 볼 수 있는 투어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5미터 아래로 내려가서 시작하는데, 역시 온도와 얼음 때문에 여름에만 개장한다 (어른 18불, 어린이 12불).


요즘도 가끔, 직접 만든 특수 장비나 낙하산을 타고 폭포 위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데어데빌 (앞뒤가리지않는 저돌적인 사람) 이라고 하는데, 주로 명예를 위해, 혹은 술에 취해 저지르는 이 위험한 시도는, 적발 즉시 벌금만 천만원이 넘고, 살아날 확율이 아주 낮다. 기록상 첫 시도라고 알려져 있는 1901년부터 지금까지를 살펴보면,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철없는 청년들 뿐 아니라, 전직 군인, 웨이터, 기계 수리공, 과학 선생님 등 의외로 다양하다. 상당수는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사용했던 각종 기구들은 (형체가 남아있다면) 전시관에 보존되어 있다. 고의든지 실수든지, 많을 때는 1년에 약 5천명의 사람들이 나이아가라 물줄기 (폭포와 강줄기 포함) 에서 목숨을 잃었다. 한달 평균 삼십여명이 자살하는 사람들로 알려져 있고, 그들을 제외하고도 매달 대략 3-400명이 실족이나 물놀이 사고, 혹은 무모한 도전으로 사망한다.


멋지게만 보이는 나이아가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세 폭포의 가로 길이를 합하면, 1킬로미터가 넘는다 – 장장 1120미터이니 헬리콥터 (1인당 약 200불) 를 타고도 한눈에 세 폭포가 다 들어오기는 힘들다. 여름동안 이들이 뿜어내는 물의 양은 1초에 약 2800톤으로, 팔당댐의 장마철 방류량이 1600톤인 걸 감안한다면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보통 저수지나 댐 하류에서의 수상 스포츠들은, 상류댐의 방류량이 1500톤 이상이면 모두 금지된다. 두말 할 것 없이, 나이아가라에서의 뱃놀이나 수영, 낚시 등은 당연히 법으로 금지 되어있다. 대신 이 무시무시한 물은 캐나다와 미국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에 쓰인다. 또한 나이아가라 폭포 하나가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은 약 4천억원을 육박하며,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전체 수입의 10% 를 차지하고, 이 작은 나이아가라 타운 한곳에서 무려 33,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곳도 지금은 코로나로 타격이 크겠지만, 속히 회복되어, 다시 찾는 모두에게 큰 희망을 펑펑 뿜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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