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서 잠금 해제

쉴만한 물가 - 58호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20130426 - 밀어서 잠금 해제


애플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밀어서 잠금 해제” 기술에 대한 특허를 냈고 이에 대해 삼성과 모토로라에서는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소송 끝에 결국 애플은 이 기술이 앞선 기술보다 새롭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고 패소하고 만다. 지금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받거나 열 때 아날로그 방식과 다른 디지털 기능들이 익숙지 않아서 어떻게 받을지, 어떻게 끄는지 난감해한 경우도 있었다. 키 사용을 아는 이들에겐 너무 쉽고 당연하게 밀어서 해제 하지만 모르는 이들에겐 이건 답답한 일이었다.


무언가를 잠그는 것은 잠그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서 타인이 열지 못하도록 한다. 좀도둑과 주인 사이에 잠그고 열려고 하는 고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좀도둑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려고 하지만 안에서 잠그든 밖에서 잠가두고 나가든 자신이 잠그면 잠근 사람 외에는 열 수도 열어서도 안 되는 것이 잠금장치다.

비슷한 용어로 감금이 있다. 둘 다 문을 잠그는 것은 일치하나 그 주체가 다른 데에 큰 차이가 있다. 감금의 주체는 타인이다. 그래서 열쇠도 감금당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감금하는 사람에게 있다. 감금당한 이에게는 열고 닫는 자유가 박탈당한다. 감옥이 그렇고, 아웅산 수치 여사나 우리 현대사에 많은 이들이 억울하게 감금을 당한 일들이 허다하다.


최근 이 잠금과 감금의 차이를 교묘하게 혼란시켜서, 어거지를 쓰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본다. 그것이 권력의 최고 정점과 연관이 되어서 더더욱 심각하다. 만일 자신이 안에서 문을 잠그고 언제든 자신이 열 수 있어도, 밖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감금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밖에 위협하는 이들도 있다 하나 법을 집행하는 이가 이러한 위협을 통제하고 문을 열라고 했는데도 열지 않고 있다면 이것은 감금이 아니라 안에서 잠금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범죄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인권을 존중하며 열라 하는데도 열지 않고 버티는 것은 명백히 스스로 잠금이다. 이런 경우 밀어서 잠금 해제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것을 감금이라고 우기고 있다.


이 단순한 일에 돈과 권력이 개입되다 보니 국민을 우롱하는 말장난의 기만 수준이 가관이다. 스마트폰 잠금 해제 특허 소송에 패소된 부분에는 돈의 힘과 진실 사이에 결론이 났지만 어찌 되었건 서로 밀어서 잠금 해제된 것은 맞다. 잠금을 감금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다만 이 일을 바라보는 국민은 잠금과 감금 사이에서 스스로 밀어내지 못하는 일이 이런 일들 외에도 너무 많아 허다한데 정작 그런 일을 해결해 줄 이들은 자신들 밥그릇 싸움에 민의 현안과 안위는 뒷전이다. 이번 일도 속히 밀어서 잠금 해제되고 억울하게 일들로 마음을 닫고 스스로 잠가 감금된 굳어진 국민의 마음도 풀어주든 풀게 하든 그렇게 열리는 분위기가 속히 조성되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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