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 - 97호
20140503 - 사람이 먼저다
한 네티즌이 지금 우리 사회의 계층(계급이 되어버린)들을 다섯 부류로 나눈 글을 보았습니다. 악의 축과 같은 지도자들과 그 곁에 빌붙어서 개처럼 일하는 사람들, 그런 개가 물어다 주는 걸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무지렁이들,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을 알면서도 먹고사는 일에 급급한 보통 사람들,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몸을 던지는 이들까지 대략 다섯 부류로 나눴습니다. 왕정국가도 아니고 제국주의나 공산주의도 아닌 민주국가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 내내 돈과 권력과 정보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이 던져주고 물어다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가고 있었으며, 그런 악의 축에 대항하는 이들을 체체 전복자나 위협적 존재로 여기면서 함께 죽이는 일에 너무도 쉽게 부화뇌동하고 동물과 같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미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화와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미개 사회의 개조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미개한 나라나 사회의 개조를 위해 문명의 전달이 그들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그렇게 국가개조론을 들먹이는 이들이 악의 축과 개처럼 동조하는 무리들 속에 여전히 권좌에서 음흉한 미소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개 사회라고 알았던 그런 공동체가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문명사회보다 훨씬 더 자연과 더불어 지혜롭게 살고 있으며 그 어떤 경우라도 사람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개화된 문명사회와 국가라고 하는 이들이 저지른 살육 전쟁과 인간 경시 풍조 그리고 돈과 권력을 위해서는 수많은 이들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이 인권을 유린하는 문명의 잔인성은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이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며, 국가나 정치도 결국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을 함께 이뤄보고자 세워진 체제일 뿐입니다. 그 사회 속에서 제 한 목숨 부지하고 영달만을 추구하고자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갈수록 사회는 동물처럼 먹이 사슬의 계층구조의 틀에 갇혀 버리고 맙니다. 그런 사회는 먹이 사슬의 꼭짓점이 왕처럼 군림하게 되고 상명하복이 자연스럽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 눈 앞의 안위만을 위해서 버둥거리면서 잠시 주는 안락에 해프닝 같은 행복이 마약처럼 주어져 거대한 구조악은 외면하거나 무지한 채로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뜻하지 않는 사고로 이 체제가 흔들리게 되면 그제야 눈에 보이는 이면의 사상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이기적 삶에 길들여지다 퇴화된 저항의 몸짓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동안 깨어있는 이들의 외침과 소리에 무관심하다가 불가항력적인 담벼락 앞에 좌절하고 나서야 그런 선각자들의 소리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도 무관심했던 역사와 사회와 정치와 사상과 성찰이 배부른 자들의 지식 나부랭이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문명의 축이요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지각없이 살아가는 동물 같은 인생, 그저 한번 왔다 가고, 우연히 만나고 어떻게든 되어가는 세상이 아니라 사고와 고민과 성찰과 그런 세상과 인간과 삶과 진리와 지식과 사상과 사조들이 왜 중요한지 그래서 우리가 어디로부터 와서 어떻게 살아가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밝히는 진리에 대한 몸부림들이 왜 필요한지, 왜 공부해야 하고 소통하며 고민해야 하는지 그래서 함께 이뤄가야 할 국가와 사회의 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일해서 먹고, 남들보다 좀 더 약삭빠르게 처신하여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개인과 자신의 가족들의 안위 속에 행복해하며 그런 삶이 최고인양 으스대고 누군가에게 자랑하며 사람들의 부러움에 맛을 들이다 어느새 그것이 권력이 되어 군림하다 마침내 어느 날 불쑥 추락하는 일이 무서워 더 많이 갖고 지켜가다 급기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마저 사람이 아닌 소유물로 착각하며 손익을 계산하며 인간다움을 상실하는 어처구니없는 삶의 그림이 지금 너무도 자연스레 우리들이 그려가는 보편적 삶의 그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사람이 먼저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우선순위를 되찾고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