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 - 62호
20130524 - 책사랑(冊舍廊)
‘책사랑(冊舍廊)’은 책(冊)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읽은 책을 나누며 토론하는 모임을 하고 있는 필자가 소속된 동아리 이름입니다. 책을 사랑한다는 의미와, 예전 우리네 선조들의 사랑방의 역할에 대한 한글의 의미를 담고, 한문으로는 책이 있는 방이라는 의미들을 담아 함께 나누며 토론하는 모임에 제격인 이름인데 참 잘 지었다는 생각입니다. 하는 일의 특성상 늘 배움이 목마르고 또 배움을 멈춰서도 안되며 여타의 배움의 도구보다 가장 쉽고도 넓고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책이기에 평생 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늘 책을 가까이하려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요 며칠 책과 연관된 독서학교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함께 생각하고 좀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장은 필자의 독서에 대한 자세나 방법이나 여타의 문제들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가정의 소통이나 아이들의 창의적 학습, 그리고 어른들의 독서 부재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가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본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제 그 결과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예측하지 못하는 분야에까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책 읽기의 부재는 긍정적 요소는 거의 없고 대부분 부정적인 결과들이 지배적입니다.
책 읽기의 습관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더욱 안타까운 맘이 가득합니다. 글을 모를 때부터 시작해서 지속적이고 성실하게 코칭하며 진행해야 습관이 길러지고 창조적인 성숙이 가능한데, 지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책을 멀리하게 하는 제일 주범은 주로 전자 스마트기기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이 스마트기기는 거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너무도 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많은 일들이 멀리 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너무도 현실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통의 도구이면서 정작 너무도 소중한 소통들은 잃게 만들고 그것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니 우리가 깊이 재고해야 함을 동의하면서도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하루하루 조급한 마음만 애를 끓고 있습니다.
책을 사랑하게 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는 범죄와의 전쟁보다 더 긴박한 마음을 가지고 자기 자신과 또는 가정과 여타 공동체에서 절박한 맘으로 조절하며 스마트 기기들은 긍정적으로 사용하도록 함께 싸워 가지 않으면 우리는 곧 정말 소중한 것들과 우리 아이들과 문화와 미래를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고와 생각의 끈들을 경직시키고 웬만한 자극에 둔감하게 해서 팝콘 같은 뇌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스마트 기기의 장기 사용과 게임을 통해서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의 결과들이 제2 제3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 기기보다 더 큰 책이 들려지는 문화가 조성되길 기대합니다. 손가락 밀어 올려 대충 보는 가벼운 정보 습득을 위한 읽기가 아니라, 우리 가슴에 아로새기며 창조적인 사고와 성숙을 도모하게 하는 책 사랑의 사람들이 다시금 곳곳에서 세워지길 또한 기대합니다. 그래서 어른들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끊어진 대뇌의 창조적 사고의 뉴런들이 다시 이어져 가는 일들이 회복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우리 함께 책 사랑의 그 넓고 깊은 바다로 함께 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