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 - 101호
20140530 - 내게 남은 날이 일주일밖에 없다면
오늘 만나는 사람을 내일 만날 수 없다면, 그리고 오늘 인사한 그를 잠시 후에 다시 볼 수 없다면 지금 만나는 이에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안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또 그런 시간이 되면 가장 후회되는 일들은 대체적으로 어떤 것들일까? 최근 듯하지 않은 일로 비명에 떠난 이들이 많이 지고 그네들이 남겨둔 흔적들이 공개될 때마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돌아보게 한다.
한 호주 여성(Bronnie ware)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을 돌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책(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으로 엮어 냈는데 대체적으로 죽기 전에 가장 많이 하는 후회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평생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그래서 그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사느라 정작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만들어진 자신을 포장하기에 급급해 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그렇게 열심히 일 할 필요가 없었는데 왜 그리 많은 시간들을 일에 치어서 허비했는지 아쉬워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아이들은 이미 떠나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서먹해져 있더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자신의 감정을 주위에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용기가 없어서 순간순간 감정을 억누르며 살다 병이 되기까지 하고 오히려 누군가에게 오해를 낳게 되고 그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때로 상처를 주는 데 표출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살았어야 하는데 죽기 전에야 어떤 친구를 한 번 봤으면 하는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인생 여정 속에서 동고동락했던 학창 시절 그리고 삶의 자리 곳곳에서 만났던 친구들, 그런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했는데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이기적으로 관계를 끊고 살았던 일들에 아쉬움을 나타내더란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행복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얘기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도 못했고 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돈을 더 벌었어야 했다든지 더 좋은 집에서 살아보지 못했다든지 좋은 차를 못 타봤다든지, 아이들을 더 엄하게 키웠어야 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마지막에 후회할 일만 골라서 하고 있는지 모른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하고, 일에만 치어서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고, 하고 싶어 하는 말도 마음도 드러내 놓거나 털어놓지 못한 채, 보고 싶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그리워하다가 안일한 만족 속에서 그토록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으면서도 부러움과 시기와 기만과 외식에 빠져 있다가 이 소중한 날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리고 지금 함께 있는 이들과 가질 수 있는 시간들도 그리 길지 않다. 지구별 한편 대한민국 그중에 남도 끝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금 중요한 선택과 시대의 격변의 꼭짓점에서 거침없는 세파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선택과 결정이 세상을 마감하는 그 날에 어떻게 기억될지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의 결정과 생각과 행동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삶과 사회가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면 그 권리를 행사하는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고 행복하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에게 정직하고 그리고 함께 한 이들을 돌아보며 더불어 함께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