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얻는 위로

쉴만한 물가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20120927 - 고향에서 얻는 위로


인도의 마하트마(위대한 영혼)로 추앙받는 간디는 1930년대 영국 식민 통치하에서 인도의 암울한 현실을 제대로 깨우치기 위해 노력하며 나라와 사회를 망치는 7가지 악에 대한 망국론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진실이 빠진 정치, 도덕이 빠진 기업, 노력이 빠진 재산, 인격이 빠진 교육, 인간이 빠진 과학, 양심이 빠진 쾌락, 희생이 빠진 종교 등이 그것입니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야기가 불현듯 섬찟하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요?


국민을 향한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그리고 부정한 일을 저지르고도 너무도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사과를 해도 진심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 신물이 납니다. 지도자의 말에 권위가 떨어지니 무엇을 해도 진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업의 유익을 위해서 상도(商道)를 무시하고, 돈과 권력으로 소기업들의 기술들을 무자비하게 갈취해 가는 모습을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은 쥐꼬리만큼이고 조그마한 일에도 생색내는 일은 눈에 불을 켭니다. 낙수효과 보겠다고 대기업에 몰아주었던 특혜는 아무리 배불려도 떨어지는 물은커녕 있는 것마저도 앗아가고 망하게 합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자연스럽고, 부동산이나 투기로 모은 불로소득(不勞所得)을 가지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드름으로 설칩니다. 이러한 것은 당연히 사회에 환원시켜야 하는데 어찌 이 나라는 땅과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일이 너무도 당연한 재테크 수단이 되어 있으니 통탄할 일입니다. 공교육의 인성교육 부재는 이제 옛말이고 지금은 폭력과 소통의 부재로 우리 아이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간신히 졸업장 받아 좋은 대학에 가고 취업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다가 편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며 전부인 것 같은 분위기에선 인격적 교육이 오히려 시대에 뒤쳐지고 어리석은 일인 것 같은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과학이 아니라 오로지 돈에 목숨 거는 과학도 문제입니다. 쾌락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양심이 빠진 쾌락이 문제인데 어찌 된 일인지 성도착자들이나 게임몰입 폭력적 대화와 관계들이 자꾸만 사람들을 기피하게 만드는 사회가 되어갑니다. 세를 불리기 위해서 종교적 양심을 버리고 수단화시키며 성직도 매매하고 세습해 가는 세태에 희생적인 종교인들이 너무도 희귀해진 사회, 행함이 없는 신앙은 사회 악일 진대 전염병처럼 이러한 풍토가 번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간디가 제시한 7가지의 이야기가 오래전,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어느새 익숙한 이야기로 무디게 들려진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명절 고향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많은 선물을 실어서가 아니고 먹고사는 일도 힘들고, 그리고 딱히 개선될 희망도 없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서입니다. 그래도 고향의 어른들 뵈면 우리보다 더 힘겨운 세월을 살아오시면서도 묵묵히 여기까지 뒷바라지해주신 그 공로와 은혜에 다시금 희망을 노래할 용기를 얻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세상이 뭐라 해도 정도를 걸어가며 일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선조들과 부모님 앞에서 다시금 마음을 다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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