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도리(道理道理)

쉴만한 물가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20121011 - 도리도리(道理道理)


신용사회를 표방하던 때에 신용불량자가 더 많이 생겼다. 소통의 기치를 내걸고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 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소통의 도구가 넘쳐 나는 세대에 접속만 있고 접촉은 부족하고 소통의 도구만 넘칠 뿐 정작 소통되어야 할 많은 곳이 막힌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종교인은 많은데 정작 추구하는 삶의 모습은 해당 종교의 가치와 너무도 다른 모습의 신자들이 넘쳐난다.


도리가 있다. 유교에서는 이것은 삼강오륜이라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책임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힘써야 할 일이 있다. 이것을 잘 분별하는 자를 성숙한 자요 존경받는 자라 하며 어른이라 한다. 임금과 신하 사이에서, 어버이와 자식, 그리고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에게 섬김의 도리가 있는 법이다. 친함과 의로움과 구별과 질서와 믿음이 모든 관계 가운데서 고려하는 것이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이다.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인륜을 저버리면 사람 사는 사회가 힘들어진다. 정치를 함에도 도리가 있고, 장사를 하는 데에도 도리가 있으며, 사회 구성원이 모든 관계 속에는 성문화 (成文化)되진 않아도 모두가 인정하는 보이지 않는 도리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런 것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행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당황스러워진다. 최근 일련의 일들이 그런 마음을 갖게 합니다. 도리와 원칙을 무시한 말과 행동과 판단 그리고 일들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사고로 이어져서 한 두 사람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위험과 허탈과 절망에 빠뜨리는 일까지 서슴지 않음이 탐욕으로 점철된 이 세상의 끝을 보게 한다.


우리나라 선조들의 전통 전통 육아법인 단동십훈(檀童十訓)에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해봤을 법한 행동이 나온다. 손뼉을 치는 짝짝궁 짝짝궁(作作弓 作作弓), 머리를 좌우 앞뒤로 흔들어 주는 도리도리(道理道理),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잼잼(지암지암:持闇持闇), 검지로 손바닥을 누르는 곤지곤지(坤地坤地) 등이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일들이 지압 효과로 건강에도 좋다 한다. 그런데 도리도리 하는 모습에는 어쩌면 어린 시절부터 도리를 다하란 교육적인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머리를 흔들어 망각에서 깨우고 도리가 아닌 일은 부인하고, 도리를 다하며 살아야 함을 늘 되뇌며 살게 한 선인의 지혜가 귀하다.


다 큰 어른들에게 도리도리 짝짝궁 시키긴 뭐하지만,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이들에겐 아이들을 봐서라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인륜을 저버린 모습이 어린이도 범죄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도리를 찾아가는 일이 비록 다시 돌아가는 어려운 일이지만 잊지 말고 지키고 세워가야 할 것이면 다시금 차곡차곡 쌓아 가야 할게다. 지금은 남녀노소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내가 선 자리에서의 도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도리도리 곤지곤지 지암지암 짝짝궁 돌이켜 생각해 볼 계절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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