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추천 여행지
여행에서 관광을 즐기기보다는 많이 걷고 쉬고 낯선 풍경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머리를 비우고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꼭 가보면 좋을 만한 관광지조차 막상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라며 스스로 위안으로 삼지만 사실 언제 같은 곳을 다시 찾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나름은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지난 여행을 최선을 다해 즐겼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사전에 여행 정보를 더 잘 체득했더라면 지난 여행이 더욱 알찼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인생은 한 번밖에 살 수 없지만, 다행히 여행은 떠날 의지와 여건이 갖춰진다면 같은 장소를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찾아갈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두 번째 포르투갈 여행을 기약하며, 지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활동을 정리했다. 앞으로 포르투갈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 취향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리스본: 다시 간다고 해도 포르투갈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쨍쨍한 햇빛이 내리비치는 코메르시우 광장에서 드넓은 테주강을 마주해야 비로소 ‘내가 지금 포르투갈에 있다’는 현실감이 들 것 같다. 그때는 꼭 밤늦게까지 파두하우스에서 리스본의 노래인 파두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아줄레주 박물관, 파두 박물관과 호드리게스 생가도 가보고 싶다. 카페인 때문에 밤을 꼴딱 새울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포르투갈인들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틈틈이 카페에 들러 기분에 따라 다양한 커피도 꼭 맛볼 거다. 리스본 여행 첫째 날이나 마지막 날에는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곳인 상 조르제 성에 올라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 들고 싶다. 성에 오르기 전에 이번에도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에서 멋진 기념사진을 한 장 남길 셈이다. 참! 파스테이스 지 벨렝에서 갓 구워 나온 나타를 10개는 먹을 계획이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코메르시우 광장 / 상 조르제 성(노을) /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기념사진)
아줄레주 박물관
파두하우스 / 호드리게스 생가 / 파두 박물관
파스테이스 지 벨렝 / 커피
♡ 그 외 방문할 만한 여행지
굴벵키안 미술관 / 마차 박물관
♠ 지난 여행 경험(향후 계획과 겹치는 경험 제외)
알파마 골목 산책 / 28번 트램
제로니무스 수도원 / 발견기념비, 벨렝탑
카르무 수도원 / 바이샤-바이후 알투 거리 산책
▶ 카스카이스: 리스본의 정취를 만끽한 뒤에는 카이스 두 소드레 역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40분 걸리는 카스카이스로 향할 계획이다. 지난번 여행에서 휴양지인 줄 모른 채 갔다가 대서양에 겨우 발만 담근 뒤 돌아와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여행지였다. 딱히 가고 싶은 장소는 없다. 해변과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잡고 온종일 일광욕과 수영을 즐기고 싶다.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쉬고 싶다. 그러다 보면 가고 싶은 장소들이 자연스레 생길 것이다. 7일은 길고 5일 정도 머물면 충분할 듯하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해변 / 일광욕과 수영 / 휴식 / 맛있는 음식
♡ 그 외 방문할 만한 여행지
지옥의 입 / 콘데스 지 카스트로 기마랑이스 박물관
▶ 신트라: 지난 여행에서 4박 5일을 머물러서 다음 여행에서는 별로 갈 생각이 없다. 그래도 가게 된다면 다른 여행지를 다 둘러보고 여행 마무리와 휴식을 겸해서 마지막 여행지로 들르고 싶다. 지난 여행에서 빠뜨린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아줄레주가 잘 보존된 신트라 왕궁에 갈 것이다. 다채롭게 꾸며진 신비로운 백조의 방, 까치의 방, 문장의 방 등 독특한 실내 장식이 기대된다. 그다음엔 신트라 시가지 골목골목을 누비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쇼핑하다 지치면 카페에서 달콤한 케이자다와 트라베세이루를 맛보려고 한다. 포르투갈의 마지막 여행지로 정한 만큼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인 신트라의 싱그러운 자연을 벗 삼아 여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페나 성에 들르지 않고 대신 넓은 페나 공원을 산책하거나 이른 아침 다시 한번 무어 성에 오르거나 봄에 갈 경우 몬세라트의 장미 정원을 거닐면 충만한 시간이 될 것 같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신트라 왕궁(백조의 방, 까치의 방, 문장의 방 등)
골목 산책과 상점 구경
케이자다와 트라베세이루
무어 성 / 페나 공원 / 몬세라트
♠ 지난 여행 경험(향후 계획과 겹치는 경험 제외)
호카 곶
페나성 / 헤갈레이라 별장
식사: 바칼라우(대구), 문어 구이, 초콜릿케이크 디저트
▶ 오비두스: 이 도시에 반한 13세기 디니스 왕이 이사벨 왕비에게 결혼 선물로 도시 전체를 선사하면서 ‘여왕의 도시’라고 불렸다. 지난 여행에서는 신트라와 분위기가 비슷해 보여서 지나쳤다. 다음에는 아름다운 오비두스에 들러 고풍스러운 고성(또는 수도원)을 숙박 시설로 바꾼 포우자다 Pousada에서 1박을 하고 싶다. 달콤한 초콜릿 잔에 담긴 독한 체리주 진쟈 Ginja도 잊지 말아야지.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오비두스 둘러보기
숙박: 포우자다
진쟈
▶ 파티마: 지난 여행에서 왜 파티마를 빠뜨렸는지 모르겠다.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성지순례로 유명한 곳이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 시국 다음으로 많이 찾는 가톨릭 순례지이다. 1917년 5월 13일 세 명의 목동 앞에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이기 때문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꼭 들르려고 한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파티마 대성당(초를 봉헌하고 기도하기)
▶ 코임브라: 13세기에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 중 하나인 코임브라 대학교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코임브라 파두 Fado de Coimbra를 감상하고 싶다. 코임브라 파두는 코임브라 대학교의 학문적 전통과 코임브라의 예술문화를 바탕으로 노래한 코임브라 대학생들이 발전 시켜 왔다. 통속적이고 서정성이 짙은 리스본 파두와 달리 낭만적이고 지적이라는 코임브라 파두가 궁금하다. 포르투갈 대학생들은 검은 정장에 발끝까지 오는 긴 검은 망토를 교복으로 입는다. 영화 해리포터 주인공들처럼 긴 망토를 걸치고 있는 코임브라 대학생들을 마주친다면 신기할 것 같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코임브라 대학교
코임브라 파두
▶ 몬산투: 포르투갈인들이 가장 포르투갈다운 마을로 꼽는 곳이다. EBS 다큐멘터리(<세계테마기행> 그리운 땅끝, 포르투갈 1부 2012.07.09 방영)에서 알게 되었다. 옮길 수 없는 거대한 돌덩이를 깨뜨리지 않고 그대로 살려 집을 만들어 품고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인의 평원이 내려다보이는 포르투갈의 국경 바위산에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이어오고, 조상 대대로 포르투갈을 지켜왔다는 마을 주민들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것 같다. 교통이 발달해 있지 않은 인구 200명이 전부인 작은 마을까지 가는 여정이 쉬울 리는 없겠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몬산투 마을 둘러보기
산 정상에서 널리 내려다보기
▶ 포르투: 포르투 현지에서 맛보는 포트 와인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다음에는 꼭 포도밭이 펼쳐진 도루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도루 강&계곡 투어에 참여할 생각이다. 숙소는 좀 번거롭더라도 도루 강을 사이에 두고 포르투 남쪽에 위치한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역에서 묵고자 한다. 와이너리가 밀집한 한적한 고지대 숙소에서 강 건너 포르투 야경을 편안하게 즐기고 싶다. 낮에는 포르투 시가지를 거닐며 대형 마트 핑구 도스 Pingo Doce나 볼량 역 옆 쇼핑센터 La Vie Porto Baixa, 유명 상점 비다 포르투게사 Vida Portuguesa 등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고,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나 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 하고 싶은 활동&가고 싶은 장소
도루 강&계곡 투어 / 포트 와인
숙소: 빌라 노바 드 가이아(도루 강&히베이라 야경)
핑구 도스, La Vie Porto Baixa, 비다 포르투게사 등 쇼핑센터, 상점 구경
카페나 바에서 즐기기
♠ 지난 여행 경험
히베이라 광장 / 케이블카 / 동 루이스 1세 다리
테일러 와이너리
도루 강 노을 감상
상 벤투 역
건물 앞을 지나가기: 렐루 서점, 마제스틱 카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널드, 아줄레주 외관 장식 성당들(카르무 성당, 알마스 성당), 클레리구스 탑, 산티아고 카페(프란세지냐)
▶ 브라가: 포르투 근교 여행으로 브라가에 들러 아름다운 성당 봉 제수스 두 몬트 Bom Jesus do Monte를 둘러보려고 한다. 십자가의 길을 지나 독특한 지그재그로 연결된 오감 삼덕 계단을 하나씩 오르며 순례자의 마음으로 경건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
바라는 대로 여행을 하면 대략 3주 정도 걸릴 듯하다. 과연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예상 체류일: 리스본(3일), 카스카이스(5일), 신트라(3일), 오비두스(1일), 파티마(1일), 코임브라(1일), 몬산투(2일), 포르투(3일), 브라가(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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