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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Mar 17. 2021

포르투갈 중부와 남부 여행지

중세 성당/근교/남부 해안

다음 여행에서 가볼 계획은 없는 도시들이지만 여러 여행서에서 다룬 그 외 포르투갈 대표 여행지를 정리했다. 역사에 흥미가 많거나 가톨릭 신자이거나 중세 성당 건축에 관심이 높다면 방문할 만한 여행지이다. 리스본이나 포르투에서 당일치기로 방문할 수 있는 곳과 남부 휴양지도 소개한다.


▶ 에보라 Évora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110km 떨어진 포르투갈 남중부 내륙에 있는 도시이다. 세계 코르크 생산량의 50%를 넘게 생산하는 포르투갈의 코르크나무들이 재배되는 곳이다. 고대에 로마가 지배한 흔적인 디아나 신전 Templo de Diana이 남아 있다. 상 프란시스쿠 성당 Igreja de São Francisco에는 뼈로 지어진 예배당 Capela dos Ossos을 볼 수 있다. 5,000구가 넘는 해골과 뼈가 빽빽이 메운 예배당 입구에는 ‘우리는 이곳에 묻혔으니 너의 뼈를 기다리고 있다 Nos ossos que aqui estamos pelos vossos esperamos’라고 적혀 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 같다.

디아나 신전
뼈 예배당


▶ 아베이루와 코스타 노바 Aveiro and Costa Nova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만한 포르투 근교 여행지. 운하 도시 아베이루에서는 19금 화려한 페인팅이 칠해진 배 몰리세이루 Moliceiro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원래 몰리세이루는 아베이루의 석호 평야에서 채취한 천연 비료를 운반하던 수단이었다. 포르투 상 벤투 역에서 기차로 50분 정도 걸린다. 코스타 노바는 아베이루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서 보통 아베이루와 같은 날 방문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코스타 노바의 독특한 형형색색 줄무늬 집들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진다.

아베이루
코스타 노바


◆ 알코바사/바탈랴/투마르/레이리아 Alcobaça/Batalha/Tomar/Leiria

포르투갈 중세의 수도원과 성이 남아 있어 포르투갈 중세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알코바사, 바탈랴, 투마르 수도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당일치기로 다 둘러보기는 어렵고 알코바사-바탈랴-레이리아, 파티마-투마르로 가까운 지역을 묶어서 이동하면 편하다.


▶ 알코바사: 산타 마리아 수도원 Mosteiro de Santa Maria de Alcobaça. 포르투갈의 로미오와 줄리엣, 동 페드루 1세와 연인 도나 이네스의 석관이 안치되어 있다. 페드루 1세가 아직 왕자이던 시절, 카스티야 귀족의 딸 콘스탄사와 혼인을 했으나 그는 콘스탄사와 함께 온 시녀이자 카스티야 귀족 가문인 이네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들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눈치챈 아버지 알폰수 4세는 이네스를 멀리 귀양 보냈다. 콘스탄사는 출산 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고, 페드루는 아버지와 신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네스와 포르투갈 북부로, 다시 코임브라로 가서 살았다. 이후 이네스의 아들들이 콘스탄사의 아들이자 훗날 페르난두 1세가 되는 당시 왕세자를 암살하려 한다는 풍문이 돌았다. 결국, 알폰수 4세는 이네스를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사냥에서 집에 돌아온 페드루는 격분했다. 훗날 왕위에 오른 페드루는 이네스를 처형한 신하들의 심장을 뽑아내 복수했다. 알코바사로 이장한 이네스의 석관에서 이네스는 왕비처럼 왕관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다. 페드루는 죽은 뒤 그 옆에 나란히 묻혔다. 성경에서 말하는 죽은 자가 모두 깨어난다는 심판의 날에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그녀를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이네스의 석관


▶ 바탈랴: 산타 마리아 다 비토리아 수도원 Mosteiro de Santa Maria da Vitória. Vitoria는 승리라는 의미이다.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고 알주바호타 전투에서 스페인에 대승을 거둔 뒤 은혜에 보답하고자 지은 수도원이다. 후대에 걸쳐 오랜 세월 지어진 수도원은 고딕 양식에 마누엘 양식이 더해지고 르네상스 양식까지 덧입혀져 다채로운 독특함이 묻어난다.

산타 마리아 다 비토리아 수도원


▶ 투마르: 크리스투 수도원 Convento de Cristo. 중세의 템플 기사단의 본부로 사용되었다. 동 디니스 왕은 수도원을 찾아오는 순례자를 이슬람교도에게 보호하고자 템플 기사단을 만들었다.

크리스투 수도원


▶ 레이리아: 레이리아 성 Castelo de Leiria. 14세기 동 디니스 왕의 거처로 사용되었다. 성안의 종탑, 성당, 궁전 등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전쟁과 방어가 목적인 레이리아 성의 방어 탑에서 중세 기사단의 갑옷과 투구, 무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레이리아


▶ 나자레 Nazaré

소담하고 느긋한 어촌 마을이다. 17세기부터 이곳을 터전 삼아 사는 사람들은 아직도 일곱 겹으로 싸여 있는 풍성한 전통 치마를 입고 입을 한다. 나자레 해변은 얕은 수심과 잔잔한 파도 덕분에 가족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길게 뻗은 해변 끝에는 높은 절벽이 자리하고 있다. 리스본에서 직행버스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나자레의 해변


▶ 기마랑이스 Guimarães

포르투갈 건국의 도시. 무어인의 지배를 받던 포르투갈은 북부의 여러 왕국을 모아 국토를 되찾으려는 레콩키스타 운동을 시작한다. 이때 알폰수 엔리케 1세가 포르투갈 왕으로 즉위하고 수도를 기마랑이스로 정한다. 중세의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오래된 성벽에는 ‘AQUI NASCEU PORTUGAL(여기에서 포르투갈이 탄생했다)’이라고 적혀 있다. 포르투나 브라가에서 기차나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기마랑이스


▶ 사그레스/라구스/파루(남쪽 알가르브 지방) Sagres/Lagos/Faro

포르투갈 남부 해안가에 있는 도시이다. 사그레스는 포르투갈 서남단인 지중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곳에 있다. 먼 옛날 포르투갈인은 깎아지른 사그레스의 해안 절벽을 뒤로하고 두렵고도 떨리는 신대륙을 발견하고자 항해를 떠났다. 파도가 높아 서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라구스는 곳곳에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말이 필요 없는 휴양지다. 리스본에서 버스로 3시간가량, 기차로 3시간 30분가량 걸린다. 라구스에서 1시간 정도 버스를 타면 사그레스에 갈 수 있다. 파루에는 넓은 석호 평야가 펼쳐져 있어서 철새를 보거나 해양 생태계를 연구하려는 방문객이 많다. 공항, 기차역, 터미널과 선착장을 보유한 교통의 중심지이다. 유럽 저가 항공이 경유하거나 스페인 마드리드, 세비야로 가는 버스도 있다. 리스본에서 하루 두 번 운행하는 기차로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사그레스
라구스
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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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보고 싶거나 하고 싶은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포르투갈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 취향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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