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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Apr 25. 2023

아무리 가까워지고 싶어도 끝끝내 벽이 느껴지는 사람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실은 나약한 어른아이들

개인적인 관계에 사회적 가면을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다.

가까워지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끝끝내 벽이 느껴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불완전함이나 타인의 눈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결점을 부정한다.

겉으로는 독립적이고 강해 보이지만 실은 나약한 어른아이에 불과하다.


이들과는 좋고 밝은 이야기만 주고받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어둡거나 자신에게 거슬리는 이야기를 꺼내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인 상대방의 결점도 전부 덮어두고 좋은 면모만 드러내고 비추기를 바라고 기대한다.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2년…… 시간이 지나도 좋은 이야기만을 주고받는 관계를 고집하는 결코 변하지 않는 이들과의 관계는 결국 사람을 지치게 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의 특징과 내면 심리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나야말로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에서 나 자신조차 모를 만큼 익숙한 사회적 가면을 써 왔으니까.

나의 부모, 전 연인처럼 아주 가까운 사람들도 평생 사회적 가면을 버리지 못했으니까.

자신의 나약함을 끝끝내 인정하지 않고 강한 척하려 부단히 애쓴 이들과의 관계에서 질릴 만큼 고통받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들은 진실을 감추는 이유로 주로 ‘내가 걱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하며 나를 위하는 척했지만

실은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고 치부를 들킬까 봐 전전긍긍한 것에 불과했다.

이들과의 관계는 아무리 애를 써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공허했고

끝끝내 나를 불신했다는 사실에 허탈감과 무력감, 자괴감과 배신감에 치를 떨며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최근에 뒤늦게 본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외도를 한 윤희의 행동은 절대 정당화할 수 없지만,

윤희가 부부로서 관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 동훈에게 쏟아낸 과거의 가시 돋힌 말이나 행동은 절절이 공감했다.

동훈은 개인적인 관계에서 강한 척 사회적 가면을 들이미는 전형적인 인물인데,

이것이 회사나 주변 사람에게는 ‘멋지고 양심적인 박 부장님’이지만

정작 동훈의 엄마나 형제들은 동훈을 삼 형제 가운데 가장 안쓰러워하고

지안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동훈의 비밀을 지켜주고자 한 이유였다.


이런 관계에서는 상대가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는 만큼 나도 딱 그만큼 연기를 해야 한다.

내가 연기를 그만두는 순간이 마침내 이 불안정하고 불편한 겉치레로 점철된 관계를 정리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나도 마찬가지로 비겁한 겁쟁이라서

많은 경우 오히려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능숙한 연기 실력을 뽐내며

서서히 관계가 멀어지는 방법을 선택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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