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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Feb 17. 2024

모녀 관계를 단절시킨 엄마의 말은?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저자 인터뷰

출판사에서 기획한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저자 인터뷰 유튜브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는

간단한 책 소개

책을 내기로 결심한 계기

모녀 관계를 단절시킨 엄마의 말

에 관한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는 8분 정도 영상에 다 담지 못한 아래의 내용도 담았습니다.

K 장녀, 착한 아이 콤플렉스 극복한 방법

여러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거리두기 하는 팁

책에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 간단한 책 소개

이 책의 부제는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가스라이팅 어머니로부터의 해방일지'입니다. 

억압하고 지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독립한 과정을 그린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부모에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온전한 사랑을 제대로 주고받는다는 의미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깨달은 과정을 쓴 책으로, 착취하는 관계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는 법도 담고 있습니다.


♣ 책을 내기로 결심한 이유

책 출간 뒤 예상외로 '용기 있다'는 말씀을 해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가족 특히, 부모를 향한 적나라한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부모에게 감정적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요구적/조건적+정서적 지배+억압하는 부모에게서 성장한 사람은 부모가 불편한데도 잘 벗어나지 못합니니다. 이러한 불편한 감정이 익숙해서 다른 친밀한 관계에서도 상처받고 불합리해도 그저 견디는 가스라이팅에 취약한 상태로 살아가게 됩니다. 만일, 부모와 착취적인 관계를 형성했다고 알게 되어도 이성과 달리 마음은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인터뷰를 하지만 사실 너무 힘들고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를 갉아먹는 관계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기에, 저와 비슷한 성장환경에서 자란 분들이 공감하고 위로받고, 정서적으로 독립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모녀 관계를 단절시킨 엄마의 말은?

이 책에는 이해되지 않던 엄마의 여러 말들이 구체적으로 실려있는데요. 엄마와 단절을 결심한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태도' 때문입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심리적 지지와 응원을 받고 싶은 기대가 크기 마련입니다.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감정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를 겪을 때조차 자신들의 감정, 요구를 먼저 헤아리기를 바라고, 심지어 감정적으로 공감하는 듯 보이다가도 불현듯 저를 탓하는 말을 하는 등의 부모님의 태도에서 '이분들은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사실 저는 이제 성인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과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 저에게 정서적으로 과하게 의존하고, 내가 힘든 상황에서조차 자신들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기를 바라는 태도는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보니 엄마와 저의 대화는 주로 엄마가 '무엇이 힘들다, 마음에 안 든다'라고 말씀을 하시면 제가 위로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해결해 보면 어떻겠냐'라고 조언을 하고, 그럼 엄마는 '한 번 그렇게 해봐야겠다'라는 패턴인데, 제가 아무리 엄마의 불행을 덜어오고 위로를 하더라도 그때는 마치 변할 것 같은 엄마가 결국은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일종의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고, 인간관계의 핵심은 결국 '신뢰'인데 신뢰는 무너졌으며 더는 기대할 것이 없는 관계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 K 장녀, 착한 아이 콤플렉스 극복한 방법은?

타인에게 잘 보이고,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덜어내자 인생이 조금 더 편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싫어하거나 화를 내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나는 좋은 사람인데 그러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억압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는데요. 달리 말하면 갈등을 피하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방식으로 타인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전략을 썼던 겁니다.

'나는 멋진 사람이 아니다. 나도 그냥 다른 사람과 똑같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줄어들고 저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나도 얼마든지 누군가를 싫어할 수 있고, 화가 날 수도 있다는 감정을 수용한 겁니다. 이후에는 순간순간 일어나는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좀 더 수월해졌습니다.

물론, 화가 난다고 바로 화를 폭발시키지는 않죠. (웃음) 하지만 저만의 안전한 화풀이 노하우를 터득하고 있습니다. 모순적이게도 '나도 그렇게 멋지고 좋은 사람이 아니야'라고 인정하자 오히려 이런 제 모습이 더 멋있게 느껴지고 자부심도 커졌습니다.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순간순간 인정하기. 이것이 K 장녀,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출발점입니다.


♣ 여러 인간관계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거리두기 하는 팁이 있다면?

'거리 두기를 해야겠다'는 인식을 먼저 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상황을 잘 감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자신의 신체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합니다. 어떤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계속 긴장되고 불편하고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에너지를 과하게 빼앗긴다면 거리감을 확보하자는 경계 신호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과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편안하게 잘 웃고 얘기도 자유롭게 하고 표정도 부드럽고 농담도 던지고 있다면 이 사람은 안전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는 신호입니다.

거리두기 팁이라고 한다면 결국은 최대한 접촉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이라면 거주지를 분리하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매우 불편한 상황이지만 한 공간에서라도 최대한 마주치지 않도록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에서라면 업무를 최대한 안 겹치게 배정을 받도록 노력을 하든가 팀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친구라면 특히, 가까운 친구 관계였다면 서서히 연락과 만나는 횟수를 줄이는 식으로 서로 충격이 덜하고 안전하게 이별을 해야 합니다.

내 일상과 관련이 깊은 매일 마주치는 사람이라면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일종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기운 때문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빼앗겨서 생산적 활동이 어려운 악순환의 굴레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만나는(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인데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험담을 한다면 저는 이제 '나를 질투하는구나', '내가 그만큼 잘 났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열등감과 지나친 결핍을 날이 선 말로 표현하는 것이라 내면이 불안정하게 요동치고 있구나 불쌍하게 여기기로 했습니다.


♣ 책에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부모님을 미워하고 싫어해도 된다. 여기에 죄책감을 안 가져도 된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부모와의 관계도 여러 인간관계 중 하나니까요. 잘 안 맞고 불편한 사람이라면 미워질 수도, 싫어질 수도 있지 않겠어요? 게다가 부모가 술주정을 일삼고 정서적 학대, 방임과 회피를 지속했다면 이런 부모에게 화나고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부모님을 향한 죄책감을 처음에는 내가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생긴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은 '(나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존중하지 않은) 부모에게 나는 늘 화가 나 있다'는 죄책감이더라고요. 부모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내 안에서는 화로 가득 차 있어서 생긴 죄책감이라고 알게 됐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무한히 사랑한다고 하는데, 이제는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식이기 때문에 부모에게 아무리 상처받아도 화도 마음껏 못 내고, 어떻게든지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하는, 자식이라서 약자인 존재도 많다고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를 꼭 안 만나도 됩니다. 내 안의 상처 치유가 우선이니까요. 정서적 억압에 익숙한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살피고 기대를 채우는 익숙합니다. 이런 오랜 습관에서 벗어나서 내 마음과 감정, 욕구를 먼저 살피는 연습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부터 행복해져야 합니다. 주변 사람을 챙기는 건 그 이후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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