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PBL 교육이 무엇인지, 왜 이 수업을 미국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교실에서 채택하고 있는지 짧게 언급하였습니다. 다양한 장점이 있는 PBL 수업을 그렇다면 국내에도 도입 가능할까요?
제목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아직 PBL 수업이 국내에 유입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계성 부족
앞서 보셨겠지만 PBL 교육은 외국에서 초등교육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PBL 교육이 국내에 도입되려면 중등과정과 고등과정까지 모두 PBL 교육으로 연계가 되어야 국내에 도입이 될 수 있습니다.
초등과정에서는 그룹 방식(팀 단위)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를 받다가 중, 고등과정으로 들어와 다시 지필고사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평가한다면 교과 과정상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2. 체계적인 준비 부족과 교사의 역량개발 그리고 사교육 시장
PBL 교육은 하나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학습과정 체계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부가 심혈을 기울여 3년, 5년, 7년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이를 담당하는 교사들도 기존의 수업 방식과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업 도구 및 교안을 준비해야 하며 공정한 평가기준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업 이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많은 교사에게 이 모든 것이 가능할까요?
더불어 국내 사교육 시장은 전 세계 이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규모의 시장입니다. PBL 교육이 도입된다면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교육 업체들이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3. 객관적 평가의 어려움
http://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6793
최근 교육부가 지필고사 비중을 줄이고 수행평가 비중을 확대하여 학생들 성적을 산출하기로 하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교사 입장에선 공정한 평가기준을 맞추기 어렵고 학생들도 수행평가 비중이 확대되면 이전에 지필고사 준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평가에 지속적으로 대비해야 하기에 학습에 부담을 느끼는 것입니다.
PBL 수업은 수행평가를 넘어 학생들간 평가도 들어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에 객관적 지표가 마련되기 전까진 국내에 활용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4. 수능 위주의 대입 선발 전형
아시다시피 현 중1 학생들은 모두 1학기 중간고사를 보지 않습니다. 대신 다양한 진로활동과 수행평가 방식으로 평가를 받고 기말고사만 치르게 되는데 모든 학생 및 학원들은 이 기말고사에 중점을 두고 반복 및 선행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간고사를 보지 않게 됨에 따라 공부해야 할 범위가 늘어나고 그만큼 시험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중학생들은 고등학생에 비해 성적 민감도가 덜하지만 그래도 중학교 때부터 잘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 부모와 학생 모두 시험에 예민합니다. 결국 우리나라에선 좋은 대학 가는 것이 초, 중, 고등학교 학습의 목표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입 선발과정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PBL 교육은 국내에 도입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국내에 도입될 수 없는 교육과정이지만 PBL은 장점이 많은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주입식 교육보단 창의력 학습에 중점을 둘 수 있고 아이들이 학습에 좀 더 흥미를 갖게 하는 교육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대입에 의존하는 기존 교육시스템 체제에서 PBL은 말 그대로 이상적인 교육에 불과합니다. 물론 국내에도 PBL을 간접적으로 수업에 간간이 활용하는 교사분들도 계시고 대학교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PBL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공과대학은 PBL방식으로 팀을 구성하여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이미 수업방식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각 팀의 프로젝트 과정과 성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학습 시너지 효과를 높여 주입식이 아닌 창의적인 학습과정으로 수업 전환을 모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PBL 교육은 분명 21세기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교육과정이며 단점보단 장점이 더 많은 수업입니다. 아직 지필고사 위주로 수업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국내 교육 현실이 아쉽지만 우리나라 또한 앞으로 이러한 교육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